초기업노조 부위원장 "회사 없애버려야" 발언 논란 확산
정부 긴급조정권 검토에 전삼노 "삼성 대변인이냐" 반발
직책수당·위원장 휴가 논란까지 겹치며 내부 피로감 확산
"협상 넘어 조직 유지·강경투쟁 자체가 목적이냐" 비판도
ⓒ데일리안DB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국면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내부에서도 "누구를 위한 투쟁이냐"는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긴급조정권 검토 언급과 법원의 제동에도 강경 노선을 이어가는 가운데 연차 파업 논란과 지도부 직책수당, 위원장 휴가 논란 등이 이어지며 "조합원 실익보다 조직 유지와 강경 투쟁 자체가 목적이 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제1,2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등은 최근 정부의 긴급조정권 검토 가능성 언급과 법원의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일부 인용 결정 이후에도 총파업 강행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정부 움직임을 두고 전삼노 측에서 "삼성 대변인이냐"는 취지의 강경 반응까지 공개적으로 나오면서 내부와 외부 모두에서 부담이 커지는 분위기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생산 차질 우려가 국가 경제와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황에서 노조가 지나치게 대결 구도로만 사안을 바라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회사 없애버려야" 노조 지도부 발언 눈길
최근 이송이 초기업노조 부위원장이 노조 텔레그램 소통방에서 "회사 없애버려야", "감방 다녀오겠다"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확산됐다. 이송이 부위원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관행 타파 의미였다"고 사태를 수습했지만, 싸늘한 여론 시선은 여전하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생산 차질이 국가 경제와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황에서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극단적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총파업 국면이 길어질수록 노조 역시 출구전략을 찾기 어려워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복수노조 체제 아래에서 강경 노선을 먼저 접을 경우 조직 장악력과 지도부 리더십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조합비로 직책수당" 지도부 깜깜이 운영 논란
실제 최근 내부에서는 노조 지도부 직책수당 문제를 둘러싼 불만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논란은 초기업노조가 지난 3월 총회에서 직책수당 관련 규약을 신설하면서 불거졌다. 해당 규약에 따르면 위원장은 조합비의 최대 10% 범위 내에서 임원·부서 인원 직책수당을 편성할 수 있고, 집행 인원이 8명 이하일 경우 조합비의 5%까지 배정 가능하다.
현재 초기업노조 조합원 약 7만명이 월 1만원 수준의 조합비를 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월 최대 3500만원가량이 집행부 직책수당으로 배분될 수 있는 구조다. 업계와 사내 게시판 등에서는 최승호 위원장이 월 1000만원 안팎의 직책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핵심 집행부가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도를 통해 회사 급여를 받는 동시에 조합비 기반 직책수당까지 별도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논란의 핵심이다. 직책수당 관련 규약이 당시 쟁의행위 찬반투표와 함께 처리되면서 일부 조합원들이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통과됐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노조 운영 구조를 둘러싼 문제 제기도 이어진다. 노동조합법상 주요 예산 집행과 규약 개정 등은 대의원회 통제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초기업노조는 현재 소수 운영위원회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회계 공시 지연과 직책수당 세부 지급 내역 미공개 등을 둘러싸고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조합비 운영이 지나치게 불투명하다"는 불만도 커지는 분위기다.
초기업노조 한 노조원은 조합 홈페이지에 "집행부에 대해 근로시간 면제 혜택과 회사 급여가 모두 지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위원장 수당 1500만원, 부위원장 수당 500만원의 선정 근거는 무엇인가. 외부로 오픈된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 부분은 적극 해명해 주시기 바란다"며 "우리가 회사에 요구하고 있는 것이 성과급 투명화 인데, 정작 위원장 포함 집행부 직책 수당은 EVA와 마찬가지로 깜깜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여기에 앞서 최승호 위원장의 경우 초호화 휴가 논란까지 겹친 바 있다.
"삼성맨, 사회적 '강자' 아니냐"
특히 과거 삼성 노조 이슈가 노동권이나 노조 설립 문제 중심이었다면, 이번 갈등은 DS(반도체) 부문 성과급과 초과이익 배분 성격이 강하다는 점도 명분 약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노조는 DS 부문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OPI(초과이익성과급) 상한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 요구는 삼성전자 직원들의 높은 보상 수준과 맞물리며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어려워진 상태다.
노노 갈등 조짐도 감지된다. 앞서 DX(디바이스경험) 부문 기반 노조인 동행노조는 공동교섭단에서 이탈했다. 삼성 내부 한 관계자는 "지금 분위기는 조합원 실익 중심 협상이라기보다 지도부와 조직이 강경 기조를 쉽게 거둘 수 없는 상황처럼 보인다. 출구전략 없이 대치가 길어질수록 내부 피로감과 여론 부담도 함께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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