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표부터 12개 항목 점검까지 현장 공개
부품값·공임은 앱과 벽면 가격표로 사전 확인
문제 발견 시 사진으로 설명 후 수리 여부 결정
베이 하나는 늘 비워 급한 정비 2시간 내 대응
원기영 르노코리아 원주대리점 및 원주종합정비센터 지점장이 필랑트 엔진룸의 브레이크액 저장통을 열어 점검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차에서 낯선 소리가 나면 운전자의 머릿속도 덩달아 복잡해진다. ‘큰 고장인가’, ‘수리비는 얼마나 나올까’, ‘멀쩡한 부품까지 갈라고 하면 어쩌지’. 정비소에 차를 맡기는 순간 차량은 작업장 안으로 들어가고 운전자는 자신의 차에서 어떤 점검과 수리가 이뤄지는지 알기 어려워진다.
르노코리아는 이 답답하고 깜깜한 과정을 고객에게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다. 방문 전에 부품값과 공임을 확인할 수 있게 하고 정비 중 문제가 발견되면 해당 부위를 사진과 영상으로 남긴다. 고객이 왜 수리가 필요한지와 비용이 얼마인지 확인한 뒤 정비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 것이다.
강원 원주시 르노코리아 원주대리점과 서비스센터 전경.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지난 23일 강원 원주시 르노코리아 원주대리점에서 열린 ‘우수 세일즈 네트워크 방문 미디어 행사’에서 가격 확인부터 차량 점검, 정비 결과 안내까지 실제 서비스 과정을 살펴봤다.
부품값·공임 먼저 확인…벽에 내건 정비 가격표
지난 23일 강원 원주시 르노코리아 원주대리점 서비스센터 벽면에 차종별 엔진오일과 에어컨 필터 등 주요 소모품 가격표가 게시돼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서비스센터에 들어서자 고객 대기실 옆 벽면에 걸린 가격표 네 장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가격표에는 SM3와 SM5 등 기존 르노삼성 차량부터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까지 차종별 엔진오일과 에어컨 필터 등 주요 소모품 가격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고객이 접수대에 앉아 "얼마인가요"라고 묻기 전에 먼저 가격을 확인할 수 있는 구조였다.
센터를 방문하기 전에도 예상 비용을 확인할 수 있다. ‘마이 르노’ 앱에서 차량과 정비 항목, 방문할 서비스센터를 선택하면 부품값과 공임이 표시된다.
부품 가격은 같지만 공식 서비스 협력점의 입지와 인력 운영 여건에 따라 공임에는 차이가 날 수 있다. 고객은 집에서 가까운 센터를 고르거나 비용을 비교해 공임이 상대적으로 낮은 곳을 선택할 수 있다.
강원 원주시 르노코리아 원주대리점 서비스센터에 마련된 고객 대기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회사 관계자는 이를 주유소 가격 비교에 빗댔다. 가까운 주유소를 이용할지 조금 더 이동해 기름값이 싼 곳을 찾을지 운전자가 판단하듯 정비센터도 방문 전에 가격을 확인하고 고를 수 있게 한다는 설명이다.
르노코리아가 가격 공개를 강조하는 배경에는 ‘르노차는 부품값과 수리비가 비싸다’는 인식이 있다. 회사도 실제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의 만족도와 르노차를 경험하지 않은 소비자의 인식 사이에 간극이 있다고 보고 있다.
원주대리점 관계자는 과거 같은 차량의 엔진오일을 교체하면서도 서비스센터별 가격이 다르다는 불만이 있었다며 현재는 고객이 앱과 가격표에서 금액을 확인한 뒤 정비를 맡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말 갈아야 하나"…리프트 위 점검도 사진으로 남긴다
원기영 르노코리아 원주대리점 및 원주종합정비센터 지점장이 필랑트 타이어의 마모 상태와 점검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원기영 르노코리아 원주대리점 및 원주종합정비센터 지점장이 필랑트 타이어의 마모 상태와 점검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가격을 미리 안다고 정비에 대한 불안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운전자가 더 판단하기 어려운 것은 ‘정말 교체해야 하는가’다. 자동차 구조를 잘 모르는 고객에게는 정비사의 설명이 사실상 유일한 판단 근거가 된다.
작업장으로 들어가자 점검 시연을 위한 필랑트 한 대가 리프트 위로 올라갔다. 원기영 르노코리아 원주대리점 및 원주종합정비센터 지점장은 점검등을 들고 차량 하부와 타이어 안쪽, 브레이크 주변을 차례로 살폈다.
타이어 표면을 짚으며 마모 한계선과 편마모 여부를 확인하고 바퀴 안쪽에 점검등을 비춰 브레이크 패드 상태를 살폈다. 운전자가 평소 확인하기 어려운 차량 하부도 리프트 주변을 옮겨 다니며 점검했다.
르노코리아 원주대리점 정비사가 필랑트의 엔진오일 게이지를 꺼내 오일의 양과 오염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차량을 다시 내린 뒤에는 보닛을 열고 엔진오일 게이지를 꺼내 오일의 양과 색상, 오염도를 확인했다. 이어 브레이크액과 냉각수, 변속기 오일, 워셔액을 차례로 살폈다. 부족한 워셔액은 무상으로 보충했다.
트렁크 바닥을 들어 올리자 배터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원 배터리 고정 상태와 단자 부식 여부를 살핀 뒤 다시 엔진룸으로 이동해 외부에서 잘 보이지 않는 벨트의 균열 상태도 확인했다.
원기영 르노코리아 원주대리점 및 원주종합정비센터 지점장이 필랑트 엔진룸에서 부족할 경우 무상으로 보충하는 워셔액을 들어 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르노코리아 원주대리점 정비사가 필랑트 트렁크 하단에 위치한 배터리의 고정 상태와 단자를 점검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이날 시연한 12가지 무상점검은 르노코리아가 7월1일부터 8월31일까지 진행하는 ‘르노 케어 썸머 프로모션’의 하나다. 각종 램프류와 엔진오일, 브레이크액, 냉각수, 자동변속기 오일 등 주요 액체류부터 와이퍼 작동 상태, 전·후륜 브레이크 패드, 타이어, 배터리 단자와 벨트 균열 여부까지 이토록 꼼꼼하게 점검한다. 일부 서비스점에서는 프로모션 기간 외에도 해당 점검을 상시 제공한다.
점검 결과는 정비사의 말로만 전달하지 않는다. 이상이 발견된 부위는 사진으로 촬영하고 차량 번호와 주행거리도 함께 기록한다. 정비를 마친 뒤에는 접수처 화면에 사진을 띄워 어느 부위에 어떤 문제가 있고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설명한다.
공식 서비스 네트워크에 차량을 맡긴 고객은 마이 르노 앱이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사진과 영상으로 차량 상태와 점검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정비사는 점검 데이터를 바탕으로 부품별 정비 시기도 안내한다.
당장 교체할 필요는 없지만 일정 기간 뒤 다시 살펴봐야 하는 부품은 재점검 시점을 등록한다. 예컨대 3개월 뒤 확인이 필요하면 해당 시점에 고객에게 안내 문자가 발송된다.
원 지점장은 고객이 필요한 부위만 합당한 가격에 수리하는지 불안해하는 만큼 부품값과 공임을 구분하고 수리가 필요한 이유를 사진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점검이 끝나자 원 지점장은 엔진룸을 청소하고 작업 내용을 기록했다. 차량을 리프트에 올리는 순간부터 출고할 때까지 고객에게 전달할 점검 근거를 남기는 과정이었다.
베이 하나 비워 ‘2시간 정비’…영업시간 뒤에도 차량 입고
수리비만큼 운전자를 답답하게 하는 것은 시간이다. 평일 운영시간에 맞춰 차를 맡기기 어렵고 간단한 소모품 교체에도 예약이 밀리면 며칠을 기다려야 한다.
원주 서비스센터에는 차량을 정비할 수 있는 베이가 4개 있었지만 한 곳은 비어 있었다. 입고 차량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예약 없이 찾아오거나 갑자기 정비가 필요한 고객에게 대응하기 위해 남겨둔 자리였다.
강원 원주시 르노코리아 원주대리점 서비스센터에서 차량들이 점검과 정비를 받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이곳에는 하루 평균 약 20대 많게는 30대의 차량이 들어온다. 센터는 모든 베이를 채워 입고 대수를 늘리기보다 정비 품질을 유지하면서 당일 수요에도 대응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센터 측은 지나가던 고객이 엔진오일 교체 등 비교적 간단한 작업을 요청하는 경우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베이 한 곳을 확보하고 있었다. 베이 4개 가운데 한 자리를 항상 비워두고 2시간 이내 정비에 활용한다.
마이 르노 앱에서는 2시간 안에 당일 정비가 가능한 서비스센터를 찾아 예약할 수 있다. 센터의 작업 일정에 빈 시간이 생기면 앱에 표시되는 ‘패스트트랙 정비 예약’ 방식이다.
마이 르노 앱의 정비 예약 화면. ⓒ르노코리아
평일 서비스센터 운영시간에 맞춰 차량을 맡기기 어려운 고객을 위해 ‘케어서비스 24/7’도 운영한다. 평일 오후 6시 이후나 주말에도 차량을 입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키드롭 서비스다.
원주대리점은 신차 판매와 정비를 한 공간에서 제공하는 ‘2S’ 거점이다. 접수처를 중심으로 한쪽에는 차량 전시장이 다른 쪽에는 정비 작업장과 고객 대기실이 자리하고 있었다. 고객은 정비를 기다리며 유리벽 너머 전시 차량을 둘러보거나 테이블에서 업무를 볼 수 있었다.
르노코리아는 전국 365개 AS 서비스 네트워크와 146개 부품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직영 서비스센터는 7곳이며 판금·도장이 가능한 네트워크는 82곳이다.
강원 원주시 르노코리아 원주대리점 전시장에 필랑트와 그랑 콜레오스 등 차량이 전시돼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회사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30분 안에 서비스센터에 접근할 수 있고 2일 이내 예약과 정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부품 공급률은 93%로 일일 주문과 당일 배송 체계도 운영하고 있다.
원주대리점 관계자는 정비 일정을 알 수 없는 채 기다리기보다 담당자와 곧바로 소통해 예약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시간이 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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