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엔비디아 밀어내고 시총 1위 재등극…AI 투자 줄인 효과?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6.07.28 14:49  수정 2026.07.28 14:49


프랑스 파리 애플 스토어의 애플 로고. ⓒ 로이터/연합뉴스

애플이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탈환했다. AI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선 경쟁사들의 몸집이 커지는 동안 상대적으로 인공지능(AI) 뒤처졌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유지해 온 애플이 오히려 투자자들의 '안전자산'으로 재평가받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 나스닥시장에서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17% 오른 336.91달러로 마감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4조 9480억 달러(약 7260조원)로 불어나며 세계 시총 1위 자리에 올라 복벽에 성공했다. 애플이 정상에 복귀한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약 15개월 만이다.


반면 지난해 6월부터 줄곧 시총 1위를 지켜온 엔비디아는 이날 5%가량 하락한 196.5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도 4조 7560억 달러로 쪼그라들며 애플에 왕좌를 내줬다. 불과 열흘 전만 해도 엔비디아가 우위를 유지했지만 양사 주가 흐름이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순위가 뒤집혔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6월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세계 시총 1위에 오른 뒤 AI 반도체 열풍을 타고 거침없이 질주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시가총액 5조 달러를 넘어섰고 올 5월 14일 역대 최고치인 5조 7000억 달러까지 불어났으나 이후 다시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지만 애플은 3월 이후 꾸준히 상승 흐름을 타며 24%나 오른 덕분에 그리 어렵지 않게 격차를 뒤집고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애플의 역전' 배경에는 역설적으로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피로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AI 열풍이 본격화된 이후에도 상대적으로 신중한 행보를 보여 왔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애플을 ‘AI 지각생’으로 불렀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과도한 AI 투자 경쟁에 휘말리지 않은 점이 오히려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대규모 차입이나 공격적인 설비 투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파벳(구글), 아마존, 메타(페이스북) 등 주요 빅테크들은 생성형 AI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AI 관련 자본지출(CapEx)은 올해에만 7240억 달러에 달한다. 특히 내년에는 9500억 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대규모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언제 연결될지 불확실하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 20일 공개된 운영체제(OS) 베타 버전에 탑재된 차세대 음성비서 시리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힘을 보탰다. 제이 우즈 미국 투자은행 프리덤캐피털마켓츠 수석 시장전략가는 야후파이낸스에 “애플은 한때 AI에 더 많은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오히려 이 덕분에 자본지출과 관련한 함정 몇 가지를 피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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