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北지뢰' 가능성 인정…국민의힘 "한심한 늑장 대응"
국민의힘 국방위원들, 29일 전체회의서 강신철 등 추궁
"청문회와 국조 통해서라도 끝까지 진실 밝혀야"
더불어민주당과 개혁신당 소속 국회 국방위원들이 28일 지뢰 추정 폭발 사고에 대한 현장 조사를 위해 육군 25사단을 방문한 가운데 군인들이 지뢰 탐지작업 시연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가 비무장지대(DMZ) 폭발 사고의 원인으로 북한군 지뢰 가능성을 높게 판단하면서 국민의힘의 대정부 공세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그동안 북한 지뢰 가능성을 제기하며 군의 늑장 조사와 은폐 의혹을 주장해 온 만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련 정황의 인지·보고 시점과 현장조사 착수 지연 경위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전망된다.
합참은 28일 저녁 국방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DMZ 폭발 사고가 북한군 지뢰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두 차례 폭발이 일어났으며, 군은 작전 당일 철수 과정에서 폭발 지점 약 1m 옆에 지뢰 1발이 더 있었다는 장병 진술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폭발 지점 일대에 지뢰가 총 3발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추가 지뢰의 존재 여부는 현장조사를 통해 확인해야 하며, 합참은 유엔사와 조사를 마친 뒤 최종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합참의 발표 직후 논평을 내고 "참으로 비겁하고 한심한 늑장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누가 봐도 명백한 북한의 도발 행위인데, 아직도 '추정'이라는 단어로 꽁무니를 빼고 있다"며 "북한을 자극할까 표현 하나까지 에둘러 가는 사이, 정작 대한민국의 안보와 우리 장병의 희생은 뒷전으로 밀렸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북한 김정은 정권이 우리 정부를 얼마나 우습게 여기겠나"라고 일갈했다.
사고 대응을 둘러싼 이재명 정부의 책임도 강하게 물었다. 박 수석대변인은 "우리 장병이 피를 흘렸는데도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지는 것이 두려워 눈치를 살피고 현장 조사를 미루며 시간을 허비했다"며 "국민이 묻기 전에 숨기고, 더 이상 숨길 수 없을 때 마지못해 밝히는 것이 이재명 정부의 안보냐"고 반문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여당의 보여주기식 사진 촬영용 현장 방문에 동참하는 대신, 국방부와 합참을 상대로 한 '국방위 긴급 현안 질의'를 강력히 요구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며 "적의 명백한 도발을 감추고 덮는 것은 평화가 아니라 굴종이자 이적행위"라고 주장했다.
이후 장동혁 대표도 페이스북에 "매설인지 유실인지는 최종 결론을 유보했으나, 매설이든 유실이든 북한의 책임은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군이 이 중요한 사안을 발표하는 시간에, 이재명 대통령은 한가롭게 김어준 주장에 반박하는 글을 올리고 있었다"며 "이 엄중한 안보 위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음소거' 상태"라고 비판했다.
권대원 합동참모본부 차장이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DMZ 지뢰 폭발 사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임종득·한기호·성일종·유영하·유용원·강선영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DMZ 폭발 사고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같은날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국방위 DMZ 방문은 '쇼'에 불과하다고 질타하며 불참했다.
이들은 "군이 이런 정황을 언제 파악했는지, 지휘부에는 언제 보고했으며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고 발생 엿새 만에 합동 현장조사가 시작된 점도 문제 삼았다. 이들은 "첫 조사에서도 지뢰 탐색과 기동로 확보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폭발 원점까지 확인하지 못했다"며 "현장조사가 그만큼 어려운 작업이었다면 사고 초기부터 준비를 서둘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의원은 유엔군사령부가 지난 6월 23일 공개한 팩트시트를 근거로 정부의 사전 대응 여부를 따져 물었다. 나 의원에 따르면 유엔사는 북한군의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뢰 매설 가능성을 한국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와 협조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고, 우리 정부에도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여야 추천 전문가가 참여하는 진상조사단 구성과 국회 외교통일·국방·정보위원회의 긴급 연석 청문회를 요구했다.
나 의원 또한 사고 당시 폭발이 한 차례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지뢰가 유실된 것이 아니라 매설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합참의 중간 발표로 북한군 지뢰 가능성이 공식화되면서 국민의힘의 정부 압박은 한층 더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29일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강신철 국방부 장관 등을 상대로 군의 판단 근거를 확인하고, 의혹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요구하겠단 방침이다.
임종득 의원은 "내일 전체회의에서 북한 목함지뢰를 목격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군이 언제 확보했는지, 불발 지뢰에 관한 보고는 언제 이루어졌는지, 군은 북한군의 접근 가능성과 북한 지뢰 가능성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철저하게 확인하겠다"고 예고했다.
나경원 의원은 "'합당하고 상응한 조치'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내놔라. 말로만 하는 경고로 그쳐서는 안된다"며 "정전협정과 국제 규범에 따라 최고수위의 대응 조치, 국제 제재를 가해야 한다. 우리장병들 앞에 매설한 지뢰가 북한 김정은 독재정권 스스로를 무너뜨리는 패가망신 지뢰임을 뼈저리게 깨닫게 해야한다"고 역설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