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 원인 "저의 부족 때문"…국민 존중·소통 강조
공소취소 논란에 특검 권한 축소 요청…조작기소 수사는 촉구
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 임명 여부 "아직 최종 결론 못 내려"
검찰개혁·부동산 공급·외교안보 등 주요 정책 기조는 유지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대국민 기자회견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일곱 번째 기자회견에서 최근 국정 지지율 하락을 의식한 듯 한층 몸을 낮췄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자신의 부족함에서 찾고 국민에 대한 존중과 소통을 강조했다. 다만 연임 개헌과 공소취소 논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 등 핵심 현안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기보다 여지를 남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특별 기자회견에서 최근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되는 면도 많았고 특정한 계기, 특정한 현안들 때문일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결국은 그 모든 것들을 다 합쳐서 저의 부족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에 대한 존중심이 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연임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 차례 현행 헌법상 자신의 연임이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혀왔지만, 야권을 중심으로 보다 명확한 연임 포기 선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져왔다. 이날 발언은 자신의 연임 가능성에 대한 정치적 의도가 없다는 점을 보다 직접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자신의 사건에 대한 공소취소 논란과 관련해서도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논란이 되고 있는 특검법의 권한 가운데 기존 기소 사건의 이송이나 처분과 관련한 조항을 삭제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그러면서 "특검은 진상규명에만 집중하시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다만 조작기소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의 필요성은 거듭 강조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즉각적인 임명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 기자회견 전까지 임명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지만 이 대통령은 "나름 최선의 인선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국민의 검증 과정에서 여러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며 "아직 최종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눈높이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 대통령은 연임 개헌과 공소취소, 장관 후보자 임명 등 최근 논란이 집중된 사안에 대해 기존 입장에서 일부 조정하거나 결론을 유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민심의 우려를 직접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현안에 대해서는 강한 추진 의지를 내세우기보다 신중한 태도를 취한 것이다.
기자회견 직전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평가는 37%로 또다시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무선 ARS 100%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로, 전주보다 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대국민 기자회견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날 기자회견의 형식과 분위기 자체도 이전과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이전 기자회견에서 국정 성과를 강조했다면 이번에는 성과보다 성찰과 소통에 초점을 맞췄다"며 "발언 시간과 형식도 간결해졌고, 자신의 설명보다 국민이 듣고 싶어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핵심 현안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정리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평론가는 공소취소 문제에 대해 "기존 기소 사건의 처분 관련 조항을 삭제하자는 것과 공소취소 자체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공소취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만큼 논란의 불씨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김승원 후보자 문제에 대해서도 "최근 불거진 논란을 감안해 임명을 유보하면서 여론을 지켜보겠다는 의미"라며 "향후 여론의 흐름에 따라 인선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주요 정책의 추진 방향 자체를 바꾸지는 않았다. 검찰개혁과 관련해서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 검찰이 다시 수사에 관여할 수 없도록 제도적으로 '불가역적'인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동시에 경찰 권한 비대화에 대한 견제 장치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고강도 경찰개혁을 통해 국민적 우려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정책 역시 공급 확대 기조를 유지했다. 재건축·재개발과 택지 개발 등을 통해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기존 정책 방향을 재차 밝혔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큰 틀의 원칙에는 변화가 없었다.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서는 "전쟁 파병은 없다"며 전쟁에 대한 불관여·불개입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다만 청해부대 활동 등을 통해 자국민과 선박을 보호하는 역할은 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북정책에서도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사전 조율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대화 재개의 환경을 조성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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