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데이보다 훨씬 붐빈 일반 공개 첫날
韓 게임 127개사 참가…'아스오라' 120분 대기, 서브컬처 신작에도 관심
일반 관람객 입장이 시작된 TGS 2026 마쿠하리 멧세.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붐볐다.ⓒ데일리안 박상준 기자
'비즈니스데이'와는 공기부터 다르다. 도쿄게임쇼(TGS) 2026 현장에 일반 관람객이 본격적으로 밀려 들어오자 떠오른 감상이다. 앞선 17일과 18일 게임업계 관계자와 전문 관람객만 입장했음에도 이틀간 10만명이 몰렸는데, '퍼블릭데이'는 어림잡아 두 배 이상의 혼잡도를 보이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퍼블릭데이 첫 날인 19일, 행사가 열리는 일본 치바현 마쿠하리 멧세 일대는 이른 아침부터 전 세계에서 온 게임팬으로 가득 찼다. 오전 9시 30분경 도착한 카이힌마쿠하리역에서부터 행사장을 향하는 인파가 이어졌다. 전시장 입장 줄부터 역까지 걸어서 10여분 거리에 사람이 빼곡하게 들어찼다.
인파를 해치고 들어간 전시장 안은 더 붐볐다. 특히 출입구와 가까운 3홀 등 일부 구간에서는 부스를 구겨하는 사람과 출입구를 오가는 사람이 뒤섞여 정신없는 광경이 연출됐다. 앞사람을 따라 천천히 움직여 움직여야 할 정도였다. 사람이 밀집한 와중에도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좌측으로 붙어 이동하면서 통행 질서가 유지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인기 게임을 직접 해보기 위한 경쟁은 개장 직후부터 시작됐다. 세가·아틀러스 등 주요 부스와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판타지 VII 리베레이션' 등 일부 인기 시연은 오전부터 대기 접수가 빠르게 마감됐다. 4~6홀 일대에는 일본을 대표하는 게임사와 대형 IP 전시가 줄지어 자리해 일본 게임 산업의 두터운 저변을 실감하게 했다.
세가 아틀라스 부스. 시연을 기다리는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데일리안 박상준 기자
올해 TGS는 53개 국가·지역에서 1138개 기업·기관이 참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현장에서 숫자를 더욱 실감하게 한 것은 관람객의 국적이었다. 일본어 사이로 한국어가 수시로 들렸고 북미·유럽권 관람객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해외 업체 관계자들이 직접 부스를 운영하거나 게임을 살펴보는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아시아 게임 시장 트렌드와 이용자 반응을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는 행사로서 TGS의 위상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한국 게임의 존재감도 컸다. 올해 TGS에는 국내 기업 127곳이 참가해 일본 다음으로 많은 출전사를 기록했다. 특히 대형 게임사들은 일본 이용자가 선호해온 캐릭터 중심·서브컬처 게임을 전면에 배치했다.
넥슨게임즈의 '파레이돌리아'는 2시간 이상의 대기열을 형성했다. 특히 개발을 담당한 RX스튜디오 핵심 구성원들의 전작이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블루 아카이브'인 만큼 기대감을 가진 게이머가 대거 몰린 모습이다. 관람객들은 게임 속 주 배경인 '타소가레관'이 그대로 구현된 듯한 부스를 둘러보며 '메이츠(캐릭터)'들과의 합숙 생활을 간접 체험하기도 했다.
파레이돌리아 부스를 찾은 한 현지 관람객은 "블루 아카이브를 너무 재밌게 하고 있어서, TGS에서도 꼭 파레이돌리아 부스를 구경해보고 싶었다"며 "'미니에' 코스플레이어와 사진도 찍었다"고 자랑했다.
파레이돌리아 부스 전경.ⓒ넥슨게임즈
엔씨의 '아스트라에 오라티오(아스오라)' 역시 퍼블릭데이 개장 1시간도 되지 않아 예상 시연 대기시간이 120분까지 늘어났다. 42대의 갤럭시S26 울트라를 현장에 배치했는데 이용자들의 관심을 소화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아스오라는 앞선 비즈니스데이에서도 80분 이상의 대기시간을 만드는 등 일본 게임 시장의 큰 관심을 받고 있음을 보여줬다.
넷마블 부스에서는 일본 IP를 게임화한 '샹그릴라 프론티어: 일곱 최강종'과 자체 IP 서브컬처 신작 '펄 인 블루'에 관람객이 몰렸다. 한국에서 출발해 일본에서도 애니메이션으로 인지도를 쌓은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를 플레이하거나 전시물을 촬영하는 관람객도 계속 눈에 띄었다.
나혼렙 카르마를 체험하기 위해 TGS로 왔다는 한 현지 관람객은 "원래부터 '나만 레벨업인 건(나혼렙의 일본 발행명)' 웹툰과 애니메이션을 전부 봤다"며 "직접 미즈시노 슌(주인공 성진우의 일본식 이름)을 조종해보니 너무 재밌다. 게임이 빠르게 출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혼렙 주인공 성진우가 일본 현지 팬들을 위해 일본어를 배워 왔다.ⓒ데일리안 박상준 기자
게임을 직접 알리기 위해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온 중소 개발사도 적지 않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공동관에서는 해외 퍼블리셔와 투자사, 현지 이용자를 만나기 위한 상담과 시연이 이어졌다.
한국공동관에 신작 '세븐트라이얼스'를 출품한 뉴코어게임스가 대표적이다. 세븐트라이얼스는 핵앤 슬래시 전투를 지향하는 액션 로그라이크 게임으로, 저승 차사를 비롯한 한국식 저승 설화에 현대적 배경을 덧댔다.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조찬우 뉴코어게임스 이사는 "현재 주요 플랫폼 입점 계약은 전부 끝난 상황이지만, 실질적인 프로모션과 마케팅을 담당해줄 수 있는 유통사를 아직 찾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번 TGS에서는 일반 게이머들을 위한 시연도 할 겸, 비즈니스적으로는 퍼블리셔를 찾기 위해 부스를 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상당히 많은 퍼블리셔들과 대화를 나눴고, 일부 긍정적 성과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세븐트라이얼을 비롯해 게임성을 인정 받은 한국산 인디게임들이 한국 공동관에 부스를 꾸렸다.ⓒ데일리안 박상준 기자
이밖에도 현장에는 게임만 보고 지나가기에도 아까운 볼거리도 많았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게임과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재현한 코스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전문 코스어 촬영 공간에서는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관람객들이 길게 줄을 서기도 했다. 대형 조형물과 포토존, 굿즈를 구경하다 보면 게임을 한 번 시연하기도 전에 상당한 시간이 지나갈 정도였다.
전문 코스플레이어들의 주변엔 항상 대포 카메라를 '찍덕'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데일리안 박상준 기자
기업들의 마케팅 경쟁도 치열했다. 레드불은 전시장 중앙 로비에서 지나가는 관람객에게 음료를 무료로 나눠줬다. 수많은 관람객이 오가는 공간에서 수만 병 단위 무료 배포에 나선 것 자체가 TGS가 기업들에 얼마나 큰 마케팅 무대로 받아들여지는지를 보여줬다.
게임 하나를 해보기 위해 두 시간을 기다려야 할 만큼 붐볐지만 기다리는 동안 볼 것도 많은 셈이다. 퍼블릭데이 첫 날부터 마쿠하리 멧세를 가득 채운 인파는 올해 TGS의 크기와 일본 게임 시장을 향한 세계의 관심을 그대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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