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30년 만에 첫 연극 나선 최강희부터 리사·홍종현·이나은까지 대거 합류
최강희 “문근영·진서연 권유로 연극 도전 용기냈다”
9월 15일부터 12월 6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2관
사랑과 집착, 배신의 민낯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명작 연극 ‘클로저’(Closer)가 완전히 새로워진 캐스팅과 함께 2년 만에 대학로 무대로 돌아온다.
김지호 연출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이음아트홀에서 열린 연극 ‘클로저’ 제작발표회에서 “지난 시즌이 차갑고 이성적인 사랑으로 시작했다면 이번에는 훨씬 뜨겁고 치열하게 준비하고 있다”라며 “인물마다 다른 감정과 성격이 온도 차이를 통해 드러나고, 각자의 개성을 보다 솔직하게 보여주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극작가 패트릭 마버의 대표작인 ‘클로저’는 1997년 런던 웨스트엔드 초연 이후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사랑받은 현대 연극의 고전이다. 1990년대 런던을 배경으로 래리, 안나, 댄, 앨리스 네 남녀가 얽히고설키며 파국으로 치닫는 관계망을 통해 소통의 부재와 인간 내면의 이중성을 그린다. 2004년에는 나탈리 포트만과 주드 로 주연의 동명 영화로 제작돼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연극 '클로저' 출연진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2024년 시즌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연출을 맡은 김지호 연출은 이번 프로덕션의 핵심 키워드로 ‘온도’를 꼽았다. 절제와 여백에 집중했던 지난 시즌과 달리, 이번에는 감정의 진폭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데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김 연출은 “지난 시즌에는 인물의 감정을 다듬고 감추며 표현하지 않는 데서 오는 여백을 찾으려 했다면 이번에는 인물 각자의 개성을 조금 더 솔직하고 과감하게 보여주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라며 “지난 작업이 차갑고 이성적인 사랑의 출발이었다면, 이번 시즌은 배우들과 함께 훨씬 뜨겁고 치열하게 부딪히고 있다. 감정의 온도 차가 커진 만큼 각 캐릭터의 개성과 매력이 한층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화 버전과의 차별점에 대해서도 명확한 시각을 드러냈다. 김 연출은 “영화가 낭만적인 멜로의 색채를 띠었다면, 원작 연극은 달콤하거나 끈적이지 않는다”라며 “원작자는 현실 속 사랑의 이중성에 대해 냉소와 연민을 동시에 던진다. 사랑과 미움이 공존하는 인간의 복합적인 모습을 건조하면서도 날카로운 언어로 무대 위에 구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클로저' 래리 역 오만석, 배수빈, 홍우진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1990년대 런던을 배경으로 쓰인 고전인 만큼, 급변한 2026년의 현실에 맞춘 언어 순화와 윤색 과정도 거쳤다. 하지만 시대를 뛰어넘는 보편적 감정선은 원작 그대로를 지킨다.
공공의료기관 의사 래리 역의 오만석은 “30년 전 세대가 사랑을 확인하던 방식이나 공간은 현재와 분명히 다르다”라면서도 “시대적 변화에 함몰되기보다 인물 간의 관계가 어떻게 균열을 일으키고 변화해 가는지, 작품이 던지는 본질적인 질문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같은 역을 맡은 홍우진은 “텍스트로만 접하면 자칫 거칠고 저열하게 느껴질 수 있는 래리라는 인물의 슬픔과 욕망을 나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려 한다”라며 “특유의 위트와 해학을 덧입혀 인물의 다층적인 결을 살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클로저' 안나 역 최강희, 리사, 장희진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이번 시즌은 연극 무대에 처음 발을 들이는 스타 배우들의 대거 합류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운명적 사랑 앞에서 갈등하는 사진작가 안나 역의 최강희는 데뷔 30년 만에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오른다. 최강희는 “원작 영화의 정서와 음악을 워낙 사랑했다”라며 “연극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영역이라 망설였지만, 문근영 배우와 진서연 배우가 ‘클로저’는 꼭 해봐야 할 좋은 작품이라며 강력히 추천해 용기를 냈다”라고 계기를 전했다.
뮤지컬계의 베테랑 리사 역시 안나 역을 통해 첫 연극에 도전한다. 리사는 “음악의 도움 없이 오직 대사만으로 감정을 전달해야 한다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첫 연극이라면 반드시 ‘클로저’여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클로저' 댄 역 홍종현, 강영석, 이도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클로저' 앨리스 역 이나은, 소주연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앨리스와 안나 사이에서 방황하는 신문사 부고 담당 기자 댄 역의 홍종현은 “오래전부터 연극에 갈증이 있었는데 마침 좋은 기회로 합류했다”라며 “극이 전개될수록 겪는 댄의 내면 변화를 눈여겨봐 주시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자유분방한 스트리퍼 앨리스 역으로 첫 연극 신고식을 치르는 이나은은 “작품에 등장하는 흡연이나 거친 대사는 부담이라기보다 배우로서 깨뜨려야 할 신선한 도전”이라며 당찬 각오를 다졌고, 지난해 ‘바닷마을 다이어리’로 무대 신고식을 치른 뒤 1년 만에 돌아온 소주연은 “배우들 간의 호흡이 매우 좋아 현장 자체를 온전히 즐기며 밀도 있게 인물을 구축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연극 ‘클로저’는 9월 15일부터 12월 6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2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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