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통합추진단 제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와 관련한 조작기소 특검법 추진에 대해 엇갈리는 지도부의 의견에 갈팡질팡하고 있다. 또 다른 대형 이슈인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도 정부안을 손질하겠다는 김 대표의 의견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내 일각에선 김 대표가 이 같은 갈지(之)자 행보를 보이며 혼선을 키운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벌써부터 김 대표의 리더십에 의문 부호까지 붙는 모양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민석 대표는 전날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참여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에 "비상한 시기라서 당에 영향을 미치는 발언이 계속 나오면 선거에 준해 공개 경고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최근 불거진 장미란씨 실종 사건 처리와 관련한 경찰관 개인의 일탈 취지 발언이나,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특검법'을 다음 달 처리해야 한다는 일부 의원들의 주장 등을 염두에 둔 메시지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지난 24일 MBC라디오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관련이 있는 사건의 공소 취소를 가능케 하는 조작기소 특검법의 처리 시기에 대해 "검찰의 조작 기소가 낱낱이 드러난 만큼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되면서 바로 처리하는 것이 맞다는 개인적인 입장을 (법제사법위원회에) 전달했다"며 "특검법은 조속히 처리하는 게 맞다"고 발언한 바 있다.
민주당은 지난 4월 천준호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를 포함한 여당 의원 31명 명의로 조작기소 특검법을 발의한 바 있다. 해당 특검법은 이 대통령이 연관된 대장동 사건을 비롯해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등을 수사 대상으로 한다. 특히 민주당은 특검에게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을 공소취소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당시 김부겸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 등이 특검법의 강행이 표심 악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를 내놨고, 민주당은 이를 수용해 특검법 통과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뤘다. 지방선거와 전당대회를 마친 만큼, 조작기소 특검법을 다시 추진하자는 목소리가 당 지도부 차원에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조작기소 특검법에 대해 '신중론'이 대두되고 있다. 한민수 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지금 발의된 (조작기소 특검)법은 있지만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그 내용은 어떻게 담을 것인지 이런 부분들이 상당히 정교하고 신중하게 논의될 필요가 있다"며 "현재까지는 지도부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발제가 됐거나 아니면 논의가 됐던 과정은 없다. 숙의 과정들을 우리가 거쳤는지에 대한 판단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도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나와 "(조작기소 특검 추진은) 실제 국민적 동의가 제일 중요한 것이다. 좀 더 신중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어떤 내용이든간에 사회적인 인식이 축적돼야 한다고 본다. 인식이 축적되고 충분히 설득이 됐을 때 비로소 고려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4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대장동·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위례신도시 조작기소 의혹 사건 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심지어 같은 지도부 내에서도 조작기소 특검 추진에 대한 의견이 엇갈려 나타나자 당내에서도 헷갈린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민주당 한 의원은 "지도부에서 제대로 논의되지도 않은 사안을 법사위에 넘겨 논의시키겠단건 지도부가 의지가 있다는 것인가 없다는 것인가"라며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인 만큼 어떻게 할 것인지 지도부가 확고한 입장을 내줘야 의원들도 손발을 맞추지 않겠나"라고 토로했다.
부동산 문제도 마찬가지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부터 정부의 8·13 부동산대책을 손봐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지난 23일 김 대표는 취임 이후 첫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해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부와 협의를 마쳤고 곧 당 차원의 수정안을 내겠다고 예고했다.
이를 두고도 당내에선 잡음이 감지되고 있다. 김 대표가 주장한 개편안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어서다. 친청계인 최민희 최고위원이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대해 "큰 틀에서 방향이 맞다"며 "이재명표 민생 개혁안으로 손색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김 대표의 개정안에 반발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민석 대표가 새 지도부 출범 이후 가장 큰 현안인 공소취소와 부동산에 대한 당 목소리를 일원화시키지 못하자 내부에선 벌써부터 '김민석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전당대회 기간 동안 당정 또는 당청일치를 앞세워 당선됐음에도 김 대표가 국민 눈치를 보면서 이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맞닿은 사안들에 명확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모습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권 한 관계자는 "이제 (김민석 지도부가) 1주일 정도 됐지만 대통령이 사활을 건 부동산이나 당에서 논의해왔던 조작기소 특검에 대해 힘 있는 목소리가 없었던 것처럼 보이는 건 문제"라며 "차일피일 끌면서 눈치만 보다가는 김 대표가 이 대통령과 약속 대련을 하는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올 수 있는 만큼 당내가 뭐라도 할 수 있게 확실한 얘기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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