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 야구' 이만수…김광현 카드로 반격 개시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11.10.29 08:38  수정

김성근 투수운용으로 3차전 잡고 부활

2007년 4차전 선발 김광현 다시 출격

이만수 감독대행은 반격의 4차전 선발로 에이스 김광현 카드를 꺼내들었다.

1~2차전에서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자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고민에 빠졌다. 타선의 침묵도 문제지만 앞으로 시리즈를 뒤집기 위해서는 투수진 활용이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앞선 두 경기 모두 투수교체 타이밍을 놓친 것이 뼈아팠다. 1차전 선발 고효준은 잘 던지다가 신명철의 한 방에 무너졌고, 2차전 구원 박희수도 삼성의 집중력을 이겨내지 못했다. 이만수 감독대행이 바꿀지 말지 고민하던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안방으로 돌아온 이만수 감독대행의 선택은 스승이자 전임감독인 ‘김성근식 벌떼 운영’이었다. 김성근 전 감독은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에서 ‘내일이 없다’라는 마인드로 접근했다. 지칠 법도 했지만 엔트리에 포함된 모든 투수들은 놀라운 힘을 발휘했다.

4년간 김성근 전 감독을 보좌했던 이만수 감독대행은 이날 3차전에서 잘 던지던 선발 송은범 카드를 6회가 되자 미련 없이 접었다. 이후부터는 벌떼 불펜의 총공세가 시작됐다. 타자별 맞춤형 투수들은 짧게 던지면서도 자신의 모든 구종을 혼심의 힘을 다해 포수 미트에 꽂아 넣었다.

무엇보다 앞선 1~2차전과 다른 볼 배합이 인상적이었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고 들어가는 것이 아닌 변화구로 삼성 타자들의 적극성을 유인했던 것. 선발 송은범은 5회를 제외한 매회 주자를 내보내면서도 무실점으로 막아낸 이유이기도 했다.

이는 SK의 주전 안방마님 박경완 특유의 볼 배합이기도 했다. 박경완은 쓰리볼 위기에서도 변화구를 주문할 정도로 타자의 심리를 꿰뚫고 들어간다. 박경완식 볼 배합은 배터리에 많은 공을 들이는 김성근 전 감독에 의해 완성도를 높였다.

결국 이만수 감독대행은 야신의 불펜활용과 볼 배합을 그대로 3차전에 적용시켰다. 3차례 우승 원동력이었던 노하우는 이날 경기에서도 어김없이 승리 공식으로 이어졌다. 전임 감독의 것을 외면하지 않고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 이만수 감독대행의 결단력도 칭찬 받아 마땅하다.

이만수 감독대행의 승부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다름 아닌 4차전 선발로 에이스 김광현을 예고한 것. 김광현에게 한국시리즈 4차전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2007년 SK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2패 뒤 3차전을 잡으며 기사회생했다. 당시 김성근 감독은 4차전 선발로 예고된 ‘22승 투수’ 다니엘 리오스와 맞대결할 투수로 ‘고졸 루키’ 김광현 카드를 빼들었다.

겁 없는 신인의 투구는 7.1이닝동안 삼진 9개를 뽑아내며 두산의 막강 타선을 1피안타로 잠재웠다. 시리즈를 2승 2패 동률로 이끈 김광현의 활약에 힘입어 SK는 분위기를 잡았고, 2패 뒤 4연승이라는 뒤집기쇼를 연출하며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다.

김광현 역시 그때의 기억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김광현은 이번 포스트시즌 3경기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5.59를 기록,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5이닝 이상 던진 적이 단 한 번도 없어 에이스라는 호칭이 부끄러울 정도다.

그래도 이만수 감독대행은 김광현이 반드시 제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 감독대행은 3차전이 끝난 뒤 “김광현의 몸 상태는 최고다. 내일은 올해 들어 최고로 잘 던질 거다. 내가 흥분될 정도다”라며 여전한 믿음을 실어주고 있다.

2패 뒤 기사회생한 SK는 2007년 역전 드라마를 재연해내기 위한 몸 풀기를 마쳤다. 타자들의 타격감은 서서히 살아나는 중이며, 투수들은 여전히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제 부활의 종지부는 에이스 김광현이 찍으면 된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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