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 고갈 불구 연일 분전한 불펜진
타선도 회복기미..홈경기 반전 기회
2연패를 당해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아직 승부는 끝나지 않았고 가능성과 희망도 보았다.
이만수 감독대행이 이끄는 SK는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2차전을 모두 내주며 2연패에 빠졌다. 따라서 SK는 남은 5경기에서 4승을 해야 한국시리즈 우승이 가능하다. 분명 쉽지 않은 상황이다.
SK는 준플레이오프 4경기와 플레이오프 5경기를 치르면서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더욱이 1·2차전을 모두 패하면서 정신적인 부담 또한 적지 않다. 반면, 삼성은 페넌트레이스 1위로 한국시리즈 직행을 결정지은 뒤 충분한 휴식을 취한데다 1·2차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선수들의 사기가 하늘을 찌른다.
그렇다고 SK가 쉽게 물러날 팀은 절대 아니다. 1·2차전을 모두 내주긴 했지만 객관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삼성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그리고 남은 경기에서의 가능성과 희망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악조건 속에서도 분전한 불펜진
현재 SK의 투수들은 많이 지쳐있는 상태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치르면서 너무 많은 혹사를 당했기 때문이다.
특히 선발진이 불안하다. 믿었던 ‘에이스’ 김광현이 롯데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부진을 보인 게 뼈아팠다. 무엇보다 플레이오프 5차전에 선발 등판해 1이닝만 던지고 물러난 것이 SK 입장에서는 두고두고 아쉬운 상황이었다.
다행히 김광현 다음으로 등판한 고든이 호투를 펼치며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지만 사실 고든은 한국시리즈 1차전의 유력한 선발투수 후보였다. 결국 SK는 고든이 아닌 고효준을 1차전 선발로 내세웠다.
설상가상으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깜짝 활약을 선보인 윤희상도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어깨 통증을 호소해 1이닝만 던지고 내려갔다. 문제는 앞으로의 등판 여부도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고든 또한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모두 불펜으로 등판해 남은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한다는 보장이 없다. 따라서 현재 SK는 3차전에 선발 등판하는 송은범을 제외하면 확실한 믿음을 주는 선발투수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선발진이 불안하면 그만큼 불펜진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SK는 1차전 선발이었던 고효준이 4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 당했고, 2차전 선발이었던 윤희상 역시 어깨 통증으로 1이닝만 던지고 내려갔다.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치르면서 지칠 때로 지친 불펜진에게 또다시 무거운 짐을 안기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SK의 불펜진은 나름대로 분전했다. 1차전에서는 선발 고효준에 이어 등판한 고든-이재영-이승호(20번)가 4.1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완벽하게 잠재웠고, 2차전에서도 2회부터 등판한 이승호(20번)-고든-박희수-엄정욱이 7이닝 5피안타 9탈삼진 2실점으로 잘 던져줬다.
삼성의 불펜과 마무리가 워낙 강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못 받았지만 SK도 삼성 못지않은 강한 불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 1·2차전이었다.
삼성 불펜을 조금씩 두드린 타선
사실 삼성의 마운드는 역대 최고라 불릴 만큼 너무 강하다. 페넌트레이스에서도 팀 평균자책점이 3.35로 1위를 마크했다. 특히, 필승 계투조와 마무리 오승환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은 그야말로 난공불락이다. 거기에다 페넌트레이스 종료 후 20일 가까이 휴식을 취한 삼성 투수들의 구위는 더 위력적으로 느껴졌다.
결국 SK 타자들은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삼성 투수들의 구위에 완전히 눌렸다. 1차전에서는 단 5안타에 그치며 영봉패의 수모를 당했고, 2차전에서도 7안타를 때렸지만 1점을 내는데 그쳤다. 삼성 투수들의 구위가 좋았다고 하지만 2경기에서 단 1점만을 냈다는 것은 SK 타자들이 분명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2차전에서는 삼성보다 1개의 안타를 더 치고도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패배의 쓴잔을 들이켰다.
그러나 SK 타선은 2차전에서 삼성 불펜을 조금씩 공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심지어 페넌트레이스에서 블론 세이브를 단 한차례만 기록한 ´특급 마무리‘ 오승환마저 블론 세이브를 저지를 뻔 했다.
상황은 8회에 나왔다. 삼성은 2-0으로 앞선 8회, 필승 계투조인 정현욱을 투입시켰다. 한국시리즈 내내 무득점에 그쳤던 SK 타선을 감안하면 공략이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SK는 선두타자 박재상이 2루타로 포문을 열더니 이어 최정이 볼넷으로 살아나가며 무사 1·2루의 찬스를 잡았다. 다음 타자 박정권 역시 정현욱을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쳐내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2-1까지 쫓긴 삼성은 결국 정현욱을 내리고 바로 오승환을 투입했다.
그러나 SK는 무사 1·2루의 계속된 찬스에서 안치용의 번트 미스와 김강민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분위기가 극도로 어두워졌다. 더욱이 상대가 오승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동점을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최동수가 오승환을 상대로 중전안타를 쳐내며 SK는 극적인 동점을 만드는 듯 했다. 그러나 2루 주자 최정이 홈에서 태그아웃 되는 바람에 아쉽게 동점을 만들지는 못했다.
비록 동점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2차전의 8회 공격은 SK에게 작게는 한국시리즈에서의 첫 득점, 크게는 삼성의 철벽 불펜과 마무리 오승환을 공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2가지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 삼성 불펜진을 계속 상대하면서 적응하다 보면 반대로 삼성 불펜진이 SK 타자들과 상대하기를 부담스러워할 수 있다.
SK는 지난 2007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 2패 뒤 4연승을 통해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물론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SK는 최근 4년 동안 모두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번의 우승을 차지한 강팀이라는 점이다. SK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2007년의 기적을 재현할 수 있을까.[데일리안 스포츠 = 우병규 넷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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