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주택 인허가 68→37개월 단축 추진
경찰개혁위 14일 첫 회의…수사 전문성·감찰 강화에 방점
지지율 하락은 "국민 메시지"…주거·일자리·서민금융 집중
한성숙 국무총리가 7일 오후 세종시 총리 세종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 감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한성숙 국무총리가 취임 100일을 앞두고 주택 공급을 가로막는 인허가·금융 문제를 풀고, 경찰의 수사 전문성과 감찰을 강화해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국정 구상을 밝혔다. 국정 지지율 하락은 정부에 대한 국민의 경고로 받아들이며 주거 안정과 일자리, 서민금융 등 민생 분야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7일 세종공관에서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를 열었다. 한 총리는 인사말에서 "대책 발표에 머물지 않고 실제 현장이 바뀌어야 한다"며 "국민들께서 삶이 나아지는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부처를 연결하고 조율하는 일에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집중 과제로는 지역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한 국토대전환과 자살·산업재해 예방 등 국민 생명 보호, 신속한 주택 공급을 꼽았다. 자살 예방과 관련해서는 2030년까지 자살률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위권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제시하고, 이를 위해 현재보다 약 33%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택 공급은 총리실이 사업 진행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부처 간 조율을 통해 지연 요인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주택 공급을 가로막는 인허가와 자금 조달 문제를 풀기 위한 방안을 설명했다. 한 총리는 "정부가 할 수 있는 게 일단 인허가"라며 "지금 68개월 걸리는 거를 37개월까지는 줄여보겠다"고 말했다. 순차적으로 진행하던 절차를 가능한 한 동시에 처리하고, 공급 관련 대출도 완화할 수 있는 부분을 찾겠다는 것이다.
사업별로 지연 원인이 다른 만큼 현장별 대응도 강화한다. 한 총리는 공급을 앞당길 수 있는 300개 지구를 선정해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담당자가 함께 문제를 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1분기에는 '디지털 주택 공급 상황판'을 공개해 "온 국민이 지금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전월세난의 단기 해소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 총리는 "몇 달 안에 파격적으로 어떤 대책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 같다고 말씀드리면 좋겠지만 그것은 현실적으로 지금 어려운 상황"이라며 신축 매입임대 확대와 청년 월세 지원 등을 추진하면서 추가 대책도 살펴보겠다고 했다.
공공임대주택은 공급 물량뿐 아니라 주거의 질을 높이는 데도 주력할 방침이다. 한 총리는 "브랜딩을 올리는 것뿐만 아니라 거기서 사는 삶의 조건들이 함께 좋아져야 된다"며 교통과 돌봄 등 생활 여건을 함께 갖추고 재원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 이후 후속 과제로 떠오른 경찰개혁의 일정과 방향도 제시했다. 한 총리는 "14일에 1차 경찰개혁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라며 "위원들도 선정이 됐고 그 때 되면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개혁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 인력의 전문성과 감찰 강화를 거론했다. 특히 "경찰에 대한 신뢰가 엄청 떨어져 있는 상태"라며 조직 내부의 제재를 두고 "밖에서 볼 때 굉장히 약하다고 생각하고 안에서는 굉장히 세다고 이야기를 해서 간극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수청의 안착을 위해서는 청장의 조속한 임명과 인력 충원이 시급하다고 봤다. 한 총리는 "70% 정도의 정원이 채워져 있는 상태"라며 외부 전문가 채용에 속도를 내고 경찰과 중수청 간 업무 영역을 논의하는 체계도 갖추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성숙 국무총리가 7일 오후 세종시 총리 세종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 감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부처 간 조율을 뒷받침할 수단으로는 AI와 데이터 연계를 강조했다. 한 총리는 "정부가 정말 가진 게 참 많은데 이것들이 연결이 잘 안 돼 있다"며 부처별 정보와 시스템을 연결할 필요성을 짚었다.
잇따른 해킹 사고에 대해서도 "지금까지의 대응 방식으로는 전혀 맞지 않다"며 "누가 중심이 돼 책임을 지고, 전문 인력은 어디에 있으며 그 역할을 어떻게 확장할지 등 AI와 관련해 대응 체계를 다시 정비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국정 지지율 하락에 대한 질문에는 책임감을 드러내면서도 단기간의 반등보다 민생 성과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총리는 "다 국민들이 말씀하시는 메시지"라며 "분명히 잘못하고 있으니까 거기에 대한 사인을 계속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택 문제의 경우 신뢰를 다시 얻을 때까지 꾸준히 가는 수밖에 없다"며 주거 안정과 일자리, 서민금융에 재정을 투입해 국민 생활의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법관 재제청 논란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은 임명하는 사람에게 마지막 책임과 권한이 있는 것"이라며 "(대법원장 제청을) 그냥 수용하고 끝나는 거라면 왜 임명권이라는 절차를 굳이 두었을까"라고 반문했다. 다만 정부 공식 입장이 아닌 개인적인 의견이라며 제청권과 임명권의 범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의 대응 수위는 국방부와 국가안보실이 판단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다만 북한의 책임이 밝혀진 만큼 지속적으로 사과를 요구하고 분명하게 사과를 받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봤다.
임신중지 약물 도입은 불법적인 처치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여성들이 정확한 복용법을 모른 채 불법 유통 약물을 사용하고, 이후 병원에서 다시 시술을 받는 사례를 거론하며 "정부가 너무 방치하고 있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재판소에서 이미 헌법불합치 판정이 났는데 7년에 걸쳐서 정부도 국회도 아무 제도를 만들어주지 않는다"며 "지금 아픈 분들의 불법적인 처치를 줄이자는 게 더 큰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공공기관 이전 계획은 연내 발표하되 모든 지역에 균등하게 배치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자신의 세종 근무 확대에 대해서도 국회·청와대 일정과 전국 현장 방문 등을 이유로 당장 장담하기 어렵다며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한 총리는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이 자리의 무게를 너무 안 느끼면 안 되지만 자리의 무게에 너무 눌리지 않고 제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을 하겠다"고 했다. 이어 "제가 하고 싶은 부분도 있지만 반드시 해야 할 부분도 있더라"라며 "주택 공급은 무조건 해야 되는 일이었고, AI 행정 관련된 부분은 하고 싶었던 것이지만 엄청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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