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어워드 최고상, 아카데미 출품 기회
A-리스트 영화제로 도약한 부산국제영화제가 새로 도입한 경쟁 부문을 통해 세계 영화계와의 접점을 넓힌다. 경쟁작 13편 가운데 부산어워드 수상작을 가리는 첫 심사가 시작된 가운데, 수상작에는 미국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으로 향할 수 있는 자격도 주어진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장이머우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미 중요한 영화제이고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아시아 영화의 성장 속 부산의 위상을 짚었다.
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 기자회견이 열렸다. 심사위원장 장이머우 감독을 비롯해 비간 감독, 배우 사말 예슬라모바, 이시카와 케이 감독, 정주리 감독, 프로듀서 쩐 티 빅 응옥, 배우 최희서가 참석했다.
장이머우 ·비간·정주리·사말 예슬라모바·이시카와 케이·쩐 티 빅 응옥·배우 최희서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약 19년 만에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는 장이머우 감독은 부산이 이미 아시아를 대표하는 중요한 영화제로 자리 잡았다고 바라봤다.
그는 “칸, 베니스, 베를린은 굉장히 중요한 영화제다. 중국에서는 이들을 세계 3대 영화제로 보고 있다”면서도 “부산국제영화제 역시 이미 중요한 영화제이고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배경으로는 한국과 아시아 영화의 성장을 꼽았다. 장이머우 감독은 “한국 영화의 국제적인 영향력이 커지고 있고 아시아 각국의 영화도 약진하고 있다. 세계가 아시아 영화를 주목하고 있다”며 “앞으로 부산과 베이징을 비롯한 아시아의 영화제들이 더 발전해 세계가 우리 영화의 특성을 보고 더 많은 좋은 영화를 만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정주리 감독 역시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미 세계적인 영화제라고 생각한다. 해외 영화제에서 여러 영화인을 만나보면 특히 아시아 영화를 세계에 소개하고 인재를 발굴하는 데 독보적인 영화제라는 생각이 든다”며 “아시아 영화가 더욱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부산국제영화제가 어떻게 더 발전해 나갈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 도입된 경쟁 부문을 두고도 이야기가 오갔다. 지난해 ‘광야시대’로 부산을 찾았던 비간 감독은 올해 심사위원으로 자리를 바꿔 경쟁작을 만난다.
비간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미 30년 동안 이어져 왔고 경쟁 부문은 영화제에서 핵심적인 부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부산에 오는 영화들은 모두 특별하고 가장 좋은 모습으로 관객을 만나는 하나의 파티라고 본다. 그 안에 경쟁이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다”고 말했다.
경쟁의 의미가 순위를 정하는 데만 있지는 않다고 봤다. 그는 “좋은 영화를 경쟁을 통해 1, 2등으로 뽑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다. 많은 사람이 경쟁을 통해 영화에 관한 논의와 담론을 나누고 작품을 더 넓은 맥락으로 끌어들이는 데 의미가 있다”며 “하나의 좋은 영화를 더 많은 사람이 이야기하게 만드는 것이 경쟁 부문의 좋은 기능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심사 기준을 묻는 질문에는 각자의 영화관이 드러났다. 비간 감독은 “나쁜 영화는 보기만 해도 직관적으로 좋지 않다고 느낄 수 있지만 좋은 영화는 왜 좋은지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제 경험을 넘어서는 영화, 도전이 되는 영화를 기대하고 있다. 예단하거나 가로막힌 것들을 돌파하고 거리낌 없이 표현하면서 사람과 사람의 감정과 정서를 연결하는 영화가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희서는 관객에게 답을 주기보다 질문을 남기는 영화를 꼽았다. 그는 “좋은 영화는 개인적으로 어떤 해답을 제시하는 작품이 아니라 질문을 던져놓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영화를 통해 질문을 받았을 때 그 질문으로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영화가 좋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영화를 통해 평소 나누지 않았던 이야기를 아버지와 처음 나눈 적이 있다. 그 경험이 굉장히 소중했다”며 “영화를 통해 내가 나 자신을 알게 되고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만드는 작품이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로 다른 국가와 문화적 배경을 지닌 심사위원들이 작품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한계에 대해서도 의견이 나왔다. 비간 감독은 “각기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서로 다른 평가를 가지고 함께 심사한다”며 “영화의 배경이나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서로 논의하고 보완하면서 각자의 다른 생각으로 작품에 접근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수상 결과는 15일 폐막식에서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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