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2개월 만에 짜장라면 시장 2위…초기 공급 부족까지
맛집 100곳 돌고 1년6개월 개발…우지·액상스프로 차별화
삼양1963 이어 세 번째 ‘우지 유니버스’…해외 시장도 확대
7일 서울 중구 삼양라운드스퀘어 사옥에서 열린 짜르르 미디어 시식회에서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회장이 참석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삼양식품
삼양식품이 짜장라면으로 ‘우지 유니버스’를 확장하며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신제품 교체가 쉽지 않고 소비자 관성이 강한 짜장라면 시장에서 신제품 ‘짜르르’가 출시 약 100일 만에 1000만개 판매를 앞두며 시장 2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삼양1963’을 시작으로 다시 꺼내든 우지 전략이 국물라면과 용기면을 넘어 짜장라면에서도 성과를 내는 모습이다.
삼양식품은 7일 서울 명동사옥에서 짜르르 미디어 시식회를 열고 제품의 기획 배경과 연구개발 과정을 공개했다. 행사에는 채혜영 상품본부장, 이병훈 연구소장 등 주요 임직원이 배석해 ▲제품 기획 배경과 개발 과정 ▲유지 유탕 기술 ▲제품 시식과 질의응답 등을 진행했다.
짜르르는 삼양식품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이른바 ‘우지 유니버스’의 세 번째 제품이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11월 우지로 면을 튀긴 ‘삼양1963’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 5월 용기면 ‘삼양1963 큰컵 우지파개장’을 선보였다.
이어 삼양식품은 시장 반응을 바탕으로 지난 7월 우지로 튀긴 면에 진한 고기 풍미의 액상 소스를 더한 프리미엄 짜장 라면 짜르르를 선보이며 우지 라면 제품군을 확대했다.
삼양식품이 세 번째 우지 제품으로 짜장라면을 선택한 것은 시장의 정체에서 오히려 기회를 봤기 때문이다. 사측에 따르면 비국물라면 시장은 약 7000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짜장라면이 약 40%를 차지한다. 짜장라면은 2600억원 규모지만 최근 시장 규모는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채혜영 삼양식품 상품본부장은 “짜장라면 시장이 그렇게 역동적이지도 않고 신제품이 많이 나오는 시장도 아니다”며 “정체돼 있는 시장이지만 확실한 차별성과 좋은 제품력이 있다면 변화를 만들어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7일 서울 중구 삼양라운드스퀘어 사옥에서 열린 짜르르 미디어 시식회에서 삼양식품 연구원들이 제품을 조리하고 있다.ⓒ삼양식품
◇ “옛날 그 맛 찾아라”…맛집 100곳 돌며 1년6개월 개발
제품 개발 과정에서는 기존 짜장라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에 주목했다. ‘옛날 그 맛이 아니다’ ‘예전보다 싱겁다’ ‘맛이 변했다’는 의견과 함께 지나치게 짜거나 달다는 평가가 두드러졌다. 감칠맛이 부족하거나 면 식감이 아쉽고 후레이크가 적다는 의견도 뒤따랐다.
이에 삼양식품 연구진은 ‘맛있는 짜장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 춘장을 기름에 볶아 만든 깊은 풍미와 고기·채소의 감칠맛, 갓 볶아낸 듯한 향, 진한 소스를 머금으면서도 쫄깃한 면을 핵심 요소로 정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연구진은 전국 짜장 맛집 100여곳을 직접 찾아다녔다. 각 매장의 춘장과 볶음향, 소스 농도를 비롯해 면의 굵기와 찰기, 소스가 면에 배는 정도 등을 분석했다. 이후 연구실에서 1년6개월 동안 450회 이상의 소스 배합 시험을 진행했다.
면 역시 300회가 넘는 배합 실험을 거쳐 짜르르 전용으로 재설계했다. 우지로 면을 튀겨 특유의 고소함을 살리는 동시에 두툼하고 치밀한 반죽으로 진한 소스를 머금고도 쉽게 퍼지지 않는 쫄깃한 식감을 구현했다.
이병훈 삼양식품 연구소장은 “짜장라면의 기준을 다시 세워보자는 마음으로 제품을 만들었다”며 “모든 제품의 답은 현장에 있다고 보고 맛집마다 다른 조리의 순간을 분석하는 데서 개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7일 서울 중구 삼양라운드스퀘어 사옥에서 열린 짜르르 미디어 시식회에서 이병훈 삼양식품 연구소장이 제품 개발 과정과 우지 유탕 기술 등을 소개하고 있다.ⓒ삼양식품
◇ 짜장 풍미, 우지·액상스프로 차별화…해외 시장도 ‘노크’
짜르르의 특징 중 하나는 분말스프 대신 액상스프를 적용한 점이다. 춘장과 채소 등 원물의 풍미와 볶음향을 살리면서 소스가 면 전체를 고르게 감싸도록 하기 위해서다. 소스는 볶은 춘장의 구수함을 중심으로 볶은 채소의 달큰함과 소고기의 고소한 풍미를 더했다.
제품의 또 다른 핵심은 우지다. 삼양식품은 일반적인 팜유 대신 우지로 면을 튀겨 고소하고 깊은 풍미를 살렸다. 유탕면 자체가 기름을 머금고 있는 만큼 면을 어떤 기름으로 튀기느냐가 최종적인 맛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에서다.
이병훈 연구소장은 “유탕면에는 기본적으로 기름이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기름 자체의 본질을 바꿔야 짜장의 질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우지는 가열할수록 풍미가 살아나고 특히 짜장소스와 만났을 때 깊은 시너지를 낸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조리법 역시 우지의 풍미를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설계했다. 일반적인 짜장라면과 달리 짜르르는 면을 끓인 뒤 물을 따로 버리지 않는다. 우지로 튀긴 면을 끓이는 과정에서 면수에 녹아든 풍미까지 소스와 함께 섭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건더기도 강화했다. 일반 라면의 후레이크가 통상 2~3g 수준인 데 비해 짜르르에는 5g을 넣었다. 소고기 다이스와 조미 콩단백을 함께 적용해 고기 풍미와 씹는 식감을 동시에 살렸다.
이렇게 출시된 짜르르는 초기 예상보다 높은 수요로 공급 부족을 겪기도 했다. 온라인 사전 예약 이후 소비자 주문과 유통사의 초도 발주가 예상치를 웃돌면서다. 삼양식품은 올해 짜르르의 매출 목표를 100억원 이상으로 잡았다.
삼양식품은 짜르르의 초기 성과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도 단계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선보인 삼양1963은 이미 미국 H마트와 일본 세븐일레븐 등에 입점했다. 다만 우지는 동물성 원료인 만큼 국가별 규제가 달라 수출 가능한 국가부터 순차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희정 삼양팀 팀장은 “현재 삼양식품 우지라면은 국가별 규제를 검토한 뒤 현재 제품 그대로 수출 가능한 국가를 우선적으로 선정해 진출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각국 규제에 맞춰 수출 가능한 범위를 검토하고 필요할 경우 R&D를 통해 제품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상 국가를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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