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응급실 압수수색, 환자 생명 위협 행위"…의대교수협도 반발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6.10.06 10:26  수정 2026.10.0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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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이어 의대교수협 잇단 반발 성명

"응급실 강제수사는 진료 중 환자에게 위해 우려"

서울 시내 한 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최근 대학병원 소아응급센터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을 두고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대교수협)가 강하게 반발하며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지난 2일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입장 발표에 이은 관련 단체의 두 번째 반발 움직임이다.


의대교수협은 6일 성명서를 내고 “한 아이의 죽음을 밝히기 위한 수사가 다른 아이의 진료를 위협해서는 안 된다”면서 “응급실 강제수사는 현재 진료를 받고 있는 환자에게 위해를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약 두 달 전 발생한 환아 사망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30일 해당 대학병원 소아응급센터 내 진료실 3곳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에 대해 의대교수협은 “사망 원인과 진료 과정에 확인할 사항이 있다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규명해야 하고 의료진도 적법한 조사에 성실히 협조해야 한다”면서도 “환자 사망의 원인을 규명하는 것과 응급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현장에 경찰이 직접 들어가 강제수사를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응급실은 일반적인 사무공간이 아닌, 심폐소생술, 기도 확보, 경련과 쇼크 치료처럼 수 초 또는 수 분의 지연이 생사를 가를 수 있는 진료가 이뤄지는 곳”이라며 “보도에 따르면 압수수색 당시에도 응급환자에 대한 진료가 이뤄지고 있었고 경찰의 진입과 진료용 컴퓨터 확인 등으로 진료에 차질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당시 진료를 방해하지 않았다는 경찰의 입장에 대해서도 “사실관계에 대한 양측의 설명이 다르더라도, 응급진료가 진행 중인 공간에서의 강제수사가 의료진의 집중과 진료의 연속성을 훼손하고 현재 치료받는 환자의 안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엄중하게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적 근거도 내세웠다.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은 강제처분을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에서만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12조는 누구든지 폭행·협박·위계·위력 또는 그 밖의 방법으로 응급환자에 대한 진료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대교수협은 “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과 같이 생명과 직결된 진료가 이루어지는 공간에 대한 직접적인 강제수사는 사건 발생 시점과 관계없이 다른 방법으로는 수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 최후의 수단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수사기관이 설명해야 할 것은 영장이 있었는가만이 아니라 왜 하필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그 공간에 직접 들어가야 했는가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7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4명 사망사건과 관련해 의료진 7명이 기소됐다가 무죄가 확정된 과거 사례도 언급하며 의료사고 조사와 수사체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의대교수협은 “환자가 사망했다는 결과만으로 의료인의 과실이나 형사책임을 미리 전제해서는 안 된다”면서 “먼저 의학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무엇이 일어났고 왜 그러한 결과가 발생했는지를 규명하고, 질병의 자연경과와 불가피한 합병증, 의료시스템의 구조적 요인, 실제 의료과실을 구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대교수협은 ▲환자 사망사건 조사 과정에서의 제도 정비 ▲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 등 생명과 직결되는 진료공간에 대한 압수수색은 다른 방법으로 증거를 확보가 어려운 경우 최후수단으로 한정 ▲수사와 무관한 환자의 의료정보 보호 ▲경찰청·대검찰청·보건복지부는 환자안전·의학적 전문성·진료의 연속성·최소침해 원칙을 반영한 의료사건 수사 및 강제수사 지침 마련 등을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의대교수협은 “의료기관은 수사의 성역이 아니지만, 환자의 죽음 역시 곧바로 범죄의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한 환자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과정은 의학적 사실과 과학적 인과관계에서 출발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지금 당장 우리가 살릴 수 있는 다른 환자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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