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피스, 4분기 오픈 이노 '中 바이오텍' 선정
LG·SK·한미도 신약 개발 중국行…협력 다변화
삼성바이오에피스 중국 R&D 센터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글로벌 신약 개발 허브인 중국에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통 강자인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까지 저변을 넓히는 과정에서 중국의 연구개발(R&D) 생태계를 활용하면서다. 이처럼 중국을 신약 개발의 발판으로 삼는 움직임은 국내 제약 바이오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 중국 R&D 센터는 올해 4분기 안으로 함께 협업할 중국 현지 바이오텍을 선정할 예정이다. 중점 분야는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신규 모달리티다. 지난 6월 중국 베이징에 연구 거점을 마련한 뒤 처음으로 현지 기술 협력에 나서는 셈이다.
이렇게 선정된 바이오텍은 중국 바이오 인큐베이터 '아틀라틀 이노베이션센터'가 보유한 연구 단지에 입주할 수 있다. 아틀라틀의 연구 단지는 중국 정부가 양대 바이오 거점으로 육성 중인 상하이 장장 하이테크파크와 베이징 중관춘 생명과학원에 위치한다. 입지 자체가 다른 산업·학계·연구기관(산학연)과의 네트워크에 유리하다. 자체적으로 공유 실험실과 임상시험수탁(CRO) 서비스 등 다양한 연구 시설도 갖추고 있다.
아틀라틀의 인프라는 신약 후보물질이 신약 개발 초기 관문인 '개념증명(PoC) 단계'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도록 돕는 데 강점이 있다. 여기에 그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쌓아온 과학적 협력 등 기술 역량을 더해 선정된 바이오텍의 연구를 추가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을 초기 단계부터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지난 6월 말 오픈 이노베이션 공모를 시작했으며, 연내 선정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ADC 등 신규 모달리티와 관련된 기술 플랫폼을 가진 초기 단계의 바이오텍을 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프라 지원을 넘어 공동 R&D, 기술이전(L/O) 등 후속 협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신약 개발 거점으로 중국을 낙점한 건 현지 신약 개발 생태계의 파급력 때문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이미 글로벌 신약 파이프라인의 약 30%가 중국에서 개발 중이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주력하는 ADC 플랫폼은 중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진행 중인 ADC 임상 시험 10건 중 4건이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최근 중국이 ADC라거나 새로운 모달리티에서 기술수출(L/O)에 있어서 파급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신약 R&D 비용에 대한 200% 세금 공제, 법인세 15% 감면 등 지원책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의 굉장한 경쟁사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어떻게 동반 상생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국가"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중국에서 신약 개발을 진행할 경우 비용과 기간을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다른 국내 제약 바이오 업체도 중국을 찾고 있다.
LG화학은 중국 OTR테라퓨틱스와 항암 치료 신약 후보물질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상하이에 거점을 둔 인실리코메디슨과 중추신경계 치료제를 추진 중이다. 한미약품은 중국 자회사 북경한미에 자체 R&D 센터를 두고 이중항체 플랫폼 기반 신약을 개발해 왔다.
한 제약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중국의 신약 개발 R&D 생태계는 전 세계 기준으로 1~2위로 손 꼽히는 수준까지 올라섰다"며 "구체적 방식은 기업별 전략에 따라 다르겠지만, 여러 국내 제약 바이오 회사들도 오픈 이노베이션 등 다양한 형태의 협력을 검토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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