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절감 위한 컨테이너 선수촌, 침실 부족하고 물도 새 불편함 초래
국가 잘못 틀고, 애국가 끝났는데 국기 안 올리며 황당 사고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많은 국제대회 다녔으나 낙제점인 F급”
4일(현지시각)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파로마 미즈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폐회식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 뉴시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16일의 열전을 마무리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4일 오후 6시부터 일본 나고야의 미즈호 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약 1시간 반 동안 열린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숙소와 수송, 훈련, 경기 환경 등 운영 전반에서 총체적인 문제를 드러냈다. 한국 선수단이 우려했던 판정 논란과 정치적인 이슈도 도마에 올랐다.
우려는 개막 전부터 나왔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비용 절감을 위해 별도의 선수촌을 짓지 않고 선수단 숙소를 컨테이너 임시 선수촌, 크루즈선, 호텔 등에 분산했다.
조직위는 호텔 등 기존 숙박 시설에는 약 9000명을 수용하고, 대형 크루즈선에는 약 4000명, 컨테이너 숙소에는 약 2000명의 선수를 분산 배치했는데 컨테이너 선수촌에 침실이 부족해 대회 시작 전부터 차질을 빚었다.
숙박 시설이 부족하거나 선수들을 수용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공식 일정을 위한 교통편이 차질을 빚는 사례도 속출했다.
남자축구 대표팀 이민성호는 조별리그 1차전 카타르전이 열린 지난달 15일, 경기장으로 향하던 현지 버스 운전기사가 목적지를 제대로 알지 못해 엉뚱한 야구장으로 향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아시안게임서 숙소로 활용된 코스타 세레나호. ⓒ AP=뉴시스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한 남자농구 대표팀은 결승전 당일 오전 황당한 일을 겪었다.
한국은 결승전을 앞두고 이날 오전 계획했던 훈련을 하지 못했다.
대표팀은 결승전에 앞서 오전에 별도의 체육관에서 슈팅 훈련 등을 하며 몸을 풀 계획이었는데, 오전 10시대에 오기로 배정된 차가 이렇다 할 설명 없이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대표팀은 계획한 훈련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농구대표팀의 경우 배정받은 숙소가 대회 시작 전부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장신 선수들이 대부분인 농구 대표팀에서 침대와 생활 공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불만이 나왔고, 시설 문제까지 발생했다.
침대는 2m 안팎의 장신 선수들이 누웠을 때 발이 침대 밖으로 나올 정도로 길이가 넉넉하지 않았고, 숙소 화장실 세면대 아래 배관에서 물이 계속 새어 나오자 변준형은 SNS에 “살려주세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결국 한국 선수단은 대회 도중 남자 농구 대표팀의 숙소를 호텔로 옮겼다.
남자 배구 대표팀도 지난달 28일 이누야마에 있는 체육관에서 오전 훈련을 진행하기 위해 버스를 탔는데, 도착지는 이누야마가 아닌 오카자키였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대표팀에 잘못된 버스를 배정하며 문제가 발생했는데 결국 대표팀은 예정된 훈련을 진행하지 못했다.
3일(현지시각)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 시상식에서 태극기의 게양이 늦어지고 있다. ⓒ 뉴시스
화합의 장에 등장한 침략자 도요토미 논란, 축구 금메달 시상식선 태극기 늑장 게양 사고
크루즈선 숙소 접안 기념행사에서는 아이치현 출신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분장한 인물이 등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도요토미는 1592년 조선을 침략해 임진왜란을 일으켰다. 이후 전란은 7년간 이어졌고, 명나라가 참전하면서 동아시아 전체를 흔들었다.
각국 선수단이 머물 선수촌 입항식에서 도요토미를 내세운 것은 아시아의 화합이란 대회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남자 하키 한국과 방글라데시 경기를 앞두고는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를 경기장에 울려 퍼지는 황당한 사고까지 발생했다.
각종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아시안게임 조직위는 결국 폐회식을 하루 남겨두고 최악의 대형 사고를 쳤다.
지난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축구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의 태극기가 게양대에 제대로 오르지 못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한국 대표팀은 일본을 1-0으로 꺾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는데 선수들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애국가를 부를 때 국기 게양대 가운데에 걸린 태극기가 제때 올라가지 않았다.
태극기는 애국가가 다 끝날 때까지 게양대 맨 위에 오르지 못했다. 오히려 태극기보다 일장기가 높이 올랐고, 이를 지켜본 한국 선수들은 국기 게양대 쪽을 가리키며 당혹스러워했다.
계속되는 논란 속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그동안 선수와 임원으로 많은 국제대회에 다녔으나 이처럼 문제가 많은 대회는 처음”이라며 “ABC 등급을 매기자면 낙제점인 F급”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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