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CCTV…‘투자 비서’ 넘어 ‘시장 감독관’ 등극한 AI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입력 2026.10.01 18:21  수정 2026.10.0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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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2026 건전증시포럼’ 개최

AI, 자본시장 전 영역에 활용…투자자 보호까지

시장감시·불공정거래 조사 시스템 등 적극 활용

시장 교란 악용·정보 오류 가능성 등은 위험요인

1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린 ‘2026 건전증시포럼’에서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서진주 기자

자본시장 전반의 핵심 인프라로 인공지능(AI)이 떠오르고 있다.


AI가 자본시장 전 영역으로 확산되면서 시장 운영 방식에 변화가 나타나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는 1일 여의도 서울사옥에서 ‘2026 건전증시포럼’을 개최했다.


건전증시포럼은 자본시장 건전성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정책 과제를 발굴하고, 개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매년 개최하는 포럼이다.


이번 포럼은 국내 증시가 투자저변 확대와 변동성 증가, AI 적용 영역 다변화 등 여러 변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 시장 관리와 투자자 보호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김홍식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은 “개인 투자자의 시장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투자 상품과 매매 기법이 다양화되고,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높은 개인 투자자 비중과 시장 변동성을 감안하면 적절한 시장 관리 방식을 점검하고,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박민우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역시 “글로벌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높아진 증시 변동성에 면밀하게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기술 혁신과 투자자 보호가 조화를 이루는 건전한 자본시장을 만드는 것이 현 시점에서 주어진 과제”라고 공감했다.


이때 AI는 ▲정보 생산 ▲투자 판단 ▲주문 집행 ▲청산·결제 ▲사후 감시 등 자본시장의 모든 영역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단기간 많은 정보를 처리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다수에게 제공할 수 있는 만큼, AI가 시장 운영 전반의 인프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황근호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자본시장의 변화 속 AI 기술의 발전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며 AI를 통해 자본시장 효율화가 이뤄지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AI가 정보 처리 비용부터 거래·운영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는데, 결국 자본시장을 둘러싼 다양한 인프라에서도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황 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시장 정보가 가격에 빠르게 반영되고, 거래 비용이 낮아 자본이 생산적인 곳에 배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본시장의 효율화”라며 “AI를 활용하면 시장 유동성을 고려해 적절한 분할 매수 혹은 매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AI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감독관’으로도 활용된다.


이상거래와 시세조종·투자사기를 탐지하거나 자금세탁·테러자금 조달 등을 방지하고, 금융기관에서는 내부 준법감시에 활용할 수 있다.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전략을 제공하는 기능도 있다.


무엇보다 비정상적인 루트의 거래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


황 교수는 “온라인에서 투자자를 속이는 이상한 정보들이 유통되고 있는데, 이런 정보들을 조기에 포착하는 것이 AI 기술”이라며 “AI를 통해 정상적 거래 패턴을 학습한 뒤 해당 영역에서 벗어나는 거래를 적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근호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가 1일 여의도 서울사옥에서 열린 ‘2026 건전증시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서진주 기자

이러한 분위기 속 한국거래소는 AI 기반의 시장감시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AI가 불공정거래를 조사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최진영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본부장보는 “시장 감시에 AI를 접목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시장감시 시스템 고도화 사업의 일환으로 생성형 AI를 이용한 사건 맞춤형 분석 도구를 전 업무 영역에 도입해 AI가 신속하게 분석 결과를 도출하고, 감시 요원은 심층 분석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특히 사이버 감시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


최 본부장보는 “종목 토론방과 같은 사이버 공간의 방대한 비정형 데이터를 AI가 취합·분석해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며 “연초 스팸·유튜브 등 다양한 정보에 대해 AI가 이상 징후를 탐지하고, 불공정거래 위험종목을 점수화하는 AI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AI가 전방위로 활용되고 있는 만큼, 위험 요인도 존재한다.


우선 AI를 이용해 투자자를 기만하고 사적인 이익을 취하려는 시장 교란 행위가 있을 수 있다.


또 잘못된 데이터가 학습되거나 편향된 AI는 100% 정확하지 않아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에 황 교수는 “AI가 모든 판단을 최종적으로 할 수는 없다”며 “정보 요약·분류 등 위험 요인이 낮은 영역부터 AI를 단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간이 AI의 판단을 이해하고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인간이 AI 판단을 승인·거부하는 것에 대한 권한을 직접적으로 가져가는 등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하고, 이상 결과에 대해 사후 검증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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