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기국채 금리 급등에 국내 채권시장도 영향
AA+ 3년물 4.588%…연초보다 1%p 이상↑
조달비용 상승 압박…외화조달 등 다변화 속도
미국 국채금리 상승 여파로 여전채 금리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AP/연합뉴스
미국 국채금리 상승 여파로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4.6% 안팎의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채권시장 의존도가 높은 만큼 고금리 기조가 길어질수록 조달비용 상승 압박도 커질 전망이다.
2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신용등급 AA+ 3년물 여전채 금리는 연 4.588%를 기록했다.
연초 3%대 초중반과 비교하면 1%포인트(p) 이상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중순에는 4.6%를 넘어서기도 하는 등 여전채 금리는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전채 금리를 밀어 올린 배경에는 미국발 채권금리 상승이 자리한다.
미국의 물가 불확실성과 고금리 장기화 우려 등이 겹치면서 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했고 국내 채권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달 29일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6%를 넘어 2002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고, 10년물도 5.2%를 웃돌았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채권금리가 뛰면 국내 시장금리에도 상승 압력이 가해진다.
여전채 역시 국고채 금리에 신용위험 등을 반영한 가산금리가 더해지는 만큼 시장금리 상승의 영향을 받는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여전채 고금리가 곧 자금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은행과 달리 예·적금 등 자체 수신 기반이 없는 카드사들은 카드 결제대금 지급과 카드론 등 영업에 필요한 자금 상당 부분을 여전채를 비롯한 시장성 자금으로 마련한다.
여전채 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면 신규 채권 발행에 드는 이자비용이 늘어나고 전체적인 평균 조달비용도 점차 높아질 수 있다.
최근 카드사들이 국내 채권시장 밖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국내 채권 발행만으로 자금을 조달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며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이나 외화 신디케이트론 등 다양한 수단의 조달 여건을 비교하면서 비용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시장금리와 환율, 통화스와프(CRS) 여건 등을 비교해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낮은 조달 수단을 활용하려는 것이다.
실제 올해 들어 우리카드와 하나카드가 해외 ABS 발행에 나섰고 KB국민·롯데·신한·현대·삼성카드 등도 해외 ABS와 외화채권 등을 활용해 외화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최근 시장금리 상승이 금융권의 자금조달 여건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전날 금융시장 상황점검회의에서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4분기 은행채와 여전채 등의 발행 규모와 만기 구조를 점검하고 금융권의 유동성 대응 여력과 자금조달 구조도 살펴보기로 했다.
여전채 고금리가 장기화되면 카드사의 수익성과 대출금리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연 14.10%로 한 달 전 14.15%보다 0.05%p 낮아졌다.
카드론 금리는 조달금리뿐 아니라 차주의 신용도와 상품 구성, 중금리대출 취급 비중 등에 따라 달라진다.
최근 여전채 금리 상승이 곧바로 카드론 금리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려운 셈이다.
다만 높은 조달금리가 지속되면 카드사들이 비용 상승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할 여력은 줄어들 수 있다.
조달비용을 대출금리에 반영하면 차주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반면, 이를 자체적으로 흡수하면 카드사의 이자마진이 줄어들게 된다.
결국 향후 카드사들의 부담을 좌우할 변수는 시장금리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 신규 조달분을 중심으로 카드사의 평균 조달비용도 점차 높아질 것"이라며 "비용 증가분을 다른 수익원으로 만회할 여력도 제한적인 만큼 카드사들의 수익성 관리가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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