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소득마을 '검증기업'이라더니
세금계산서 허위 발급 등 부적정 대출 16건
판결문 접수 24일 뒤 ReSCO 등록
김기현 "사업 확대 급급해 수행기업 검증 뒷전"
이천시 장호원읍의 한 산지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 ⓒ뉴시스
정부가 '검증된 역량'과 '신뢰성'을 내세우며 추진 중인 '햇빛소득마을' 사업에 부적정 대출로 법원 판결을 받은 부실 업체가 수행기업으로 등록되는 등 검증·관리 체계의 심각한 허점이 확인됐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울산 남구을)이 한국에너지공단(이하 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햇빛소득마을 ReSCO 등록 및 운영 현황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사업에서 부적정 대출에 관여한 업체가 관련 법원 판결 이후 햇빛소득마을 재생에너지종합서비스기업(ReSCO)으로 지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햇빛소득마을은 주민들이 태양광 발전사업에 참여해 수익을 나눠 갖는 모델이다. 정부는 주민들의 사업 추진을 지원하기 위해 ReSCO 제도를 도입했으며, ReSCO는 사업 발굴과 수익성 분석, 금융조달부터 설계와 시공, 운영관리까지 사업 전반을 지원한다. 공단은 ReSCO를 '시장에 검증된 역량과 신뢰성을 갖춘 기업'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해 왔다.
하지만 공단의 행정 실태는 사업 취지와 거리가 멀었다. 공단은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사업의 시공업체로 참여한 ㈜세이브○○○가 세금계산서를 허위 발급한 뒤 감액해 재발행하는 방식으로 총 16건의 부적정 대출에 관여한 사실이 확인된 법원 판결문을 올해 3월 24일 접수했다.
그러나 세이브○○○는 판결문 접수 14일 뒤인 4월 7일 ReSCO 등록을 신청했고, 24일 만인 4월 17일 최종 등록됐다. 공단이 기존 금융지원사업에서 발생한 부정행위를 확인할 수 있는 판결문을 확보하고도 '검증 기업'이라는 간판을 달아준 셈이다.
공단의 '깜깜이 행정'은 이후 제재 과정에서도 이어졌다. 공단은 6월 5일 부적정 대출을 이유로 세이브○○○의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사업 참여를 3년간 제한하면서도, 정작 주민 사업을 지원하는 ReSCO 자격은 석 달 넘게 유지하다 9월 21일에야 제한했다.
정부는 햇빛소득마을의 안정적인 확산을 위해 ReSCO 제도를 도입하고 '검증된 역량과 신뢰성'을 갖춘 기업을 통해 주민들의 사업 참여를 지원하겠다고 해왔다. 그러나 정작 기존 정부 지원사업에서 부정행위가 확인된 업체조차 ReSCO로 등록되면서, 사업 확대에 앞서 갖춰야 할 수행기업 검증과 관리체계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김기현 의원은 "정부가 햇빛소득마을 확대에만 속도를 내면서 정작 주민들이 사업을 믿고 맡길 수 있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검증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기존 정부 지원사업에서 부정행위가 확인된 업체까지 '검증기업'으로 등록해 놓고 주민들에게 안심하고 참여하라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업 숫자를 늘리는 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부정행위와 제재 이력이 ReSCO 등록과 자격관리에 제대로 반영되도록 검증체계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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