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수입처는 日 두 배인데…위기 대응력은 더 약한 韓

정다운 기자 (sanae@dailian.co.kr)

입력 2026.09.28 14:07  수정 2026.09.2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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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원유 공급국 18개국·日 9개국…수입선 2배

日 자주개발률 42.1%·韓 10%대 초반

중질유 맞춘 韓 정유설비…대체 유종 땐 경제성↓

28일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간한 ‘호르무즈 위기가 드러낸 한국의 에너지 공급망 한계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우리나라의 원유 공급국은 18개국으로 일본 9개국의 두 배로 집계됐다. 사진은 지난 27일 시리아 서부 타르투스주 바니아스 해안 앞바다. ⓒ신화·뉴시스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두 배 많은 국가에서 원유를 수입하고도 공급망 위기 대응력은 더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28일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간한 ‘호르무즈 위기가 드러낸 한국의 에너지 공급망 한계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우리나라의 원유 공급국은 18개국으로 일본 9개국의 두 배로 집계됐다. 지난해 중동산 원유 의존도도 우리나라가 69.1%로 일본 약 94%보다 낮았다.


하지만 일본은 대규모 비축과 산유국 공동비축에 따른 우선구매권, 높은 자주개발률 등을 바탕으로 공급 차질에 대응할 여력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의 석유·천연가스 자주개발률은 2024년 42.1%에 달했지만 우리나라는 10%대 초반에 머물렀다. 입법조사처는 우리나라가 200일분 이상의 비축유를 활용해 단기 원유 수급은 방어했지만, 공동비축 우선구매권과 자주개발 등 추가 대응 수단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수입처 편중 정도를 보여주는 허핀달-허쉬만지수(HHI)에서도 ‘다변화의 착시’가 확인됐다. HHI는 수입이 특정 공급국에 얼마나 집중됐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편중도가 크다.


우리나라의 일반 HHI는 약 0.2 수준이다. 하지만 중동과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까지 반영하면 지정학 가중 지표는 0.6에 육박했다. 공급국은 많아도 실제 공급망이 특정 지역과 항로에 편중돼 있다는 뜻이다.


국내 정유설비 구조도 공급선 다변화의 한계로 꼽힌다. 국내 정유사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동산 중질·고유황 원유를 들여와 고도화설비를 거쳐 휘발유·경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높여왔다.


이 때문에 미주산 경질·저유황 원유로 급히 전환하면 기존 고도화설비 활용도가 떨어져 경제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석유화학 핵심 원료인 나프타도 공급망 취약 요인 중 하나다. 국내 생산만으로 수요를 충당하지 못해 약 45%를 수입하고 있다. 지난해 수입량의 약 77%가 중동산이었고, 전체 수입량의 약 54%는 호르무즈 해협을 거쳤다.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석유화학뿐 아니라 자동차·전자 소재 등 제조업 전반으로 영향이 번질 수 있다.


나프타는 현행 의무비축 대상에서도 빠졌다. 입법조사처는 나프타 등 전략 산업원료의 비축 근거를 마련하고 지역 의존도와 대체조달 가능성, 산업 파급 효과에 따라 품목별 비축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급선 다변화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도 제시됐다. 원유는 대체 유종과 현물 조달 역량을 확보하고, LNG는 재판매권·스와프권·물량 증감 옵션 등을 늘려 계약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공급국을 늘리는 데서 벗어나 항로와 비축, 계약, 설비 전환 능력까지 함께 관리해야 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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