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부두·1.3㎞ 컨베이어 건설 계획
연 360만톤 철광석 수입…美정부 600억 지원
강바닥 48만㎥ 준설…항만채권 소송도 진행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 오른쪽)이 지난 9월 4일(현지 시각) 미국 루이지애나주 도널드슨빌에서 열린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제철소(HPLS)' 기공식에서 시삽 세리머니를 마친 후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사진 왼쪽)와 악수하고 있다.ⓒ현대제철
미시시피강을 따라 들어온 대형 화물선에서 철광석을 내리면 약 1.3㎞ 길이의 컨베이어가 이를 현대제철·포스코의 미국 루이지애나 제철소까지 실어 나르게 된다. 연간 360만톤(t)의 철광석을 공급할 물류망 구축에 미국 정부도 약 600억원을 지원한다. 대형 부두와 컨베이어 건설에 앞서 강바닥에서 약 48만㎥의 흙과 퇴적물을 걷어내는 준설공사도 계획돼 있다.
24일 미국 교통부 산하 해사청(MARAD)과 현지 항만당국 등에 따르면 사우스루이지애나항만청은 루이지애나주 어센션 패리시 리버플렉스 메가파크 인근 미시시피강변에 대형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와 철광석 운송용 컨베이어 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사청이 공개한 항만인프라개발프로그램(PIDP) 자료에는 운송 대상 원료가 '철광석 펠릿'으로 명시돼 있다. 철광석 펠릿은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작은 구슬처럼 뭉친 원료다.
미국 정부는 '도널드슨빌 부두 운송시스템 프로젝트'에 약 4336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 대상에는 부두에서 제철시설로 철광석 펠릿을 옮기는 컨베이어 시스템의 설계와 장비 조달 및 건설 등이 포함된다.
미시시피강서 제철소까지…1.3㎞ 원료 운송망
사우스루이지애나항만청이 미 육군공병단(USACE)에 제출한 허가 신청자료에 따르면 미시시피강변에 여러 종류의 화물을 취급할 수 있는 대형 부두를 건설하고 약 4250피트(약 1.3㎞) 길이의 컨베이어를 떠받치는 구조물을 설치할 계획이다.
대형 선박이 안전하게 드나들 수 있도록 강바닥을 파내는 준설공사도 추진한다. 항만청은 미시시피강 약 33에이커 구역에서 약 48만㎥의 흙과 퇴적물을 제거할 계획이다. 깊이 2m인 올림픽 규격 수영장 약 190개를 채울 수 있는 양이다.
제철소 건설에 필요한 대형 장비와 자재를 운반하기 위한 임시 중량물 운송도로와 교량 등도 계획에 포함됐다.
이 같은 물류망은 제철소에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루이지애나주가 공개한 사업 자료에 따르면 HPLS는 연간 약 360만톤의 철광석을 수입할 계획이다.
제철소로 옮겨진 철광석 펠릿은 산소를 제거하는 공정을 거쳐 직접환원철(DRI)로 만들어진다. 이를 고철과 함께 전기로에 넣어 녹인 뒤 열연·냉연 공정을 거치면 자동차강판 등 철강제품이 생산된다.
원료 공급망 구축을 위한 자금조달이 진전된 가운데 부두 건설 인허가와 항만채권 관련 소송도 사업 추진 과정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미국 미시시피강에서 예인선이 화물 운송용 바지선을 밀고 이동하고 있다. HPLS와 직접 관련 없는 자료사진. ⓒ미 육군공병단
부두 허가 전 채권 승인…항만채권 둘러싼 소송
루이지애나주 채권위원회는 지난 17일 사우스루이지애나항만청이 신청한 최대 4억 달러 규모의 항만채권 발행을 승인했다. 부두와 하역시설 및 컨베이어 등 제철소 물류시설의 건설과 개선에 투입하기 위한 자금이다.
같은 날 루이지애나 공공시설청(LPFA)이 신청한 최대 9억 달러 규모의 제철소 건설용 면세채권 발행도 승인했다. 두 채권의 발행 한도는 총 13억 달러(약 1조8000억원)다. 다만 채권 발행 승인이 실제 발행이나 자금조달 완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자금조달 절차는 진전됐지만 부두 건설에 필요한 인허가는 당시 마무리되지 않았다. 미국 헌법권리센터(CCR)가 지난 1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날인 16일 사우스루이지애나항만청은 미 육군공병단의 부두 건설 허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HPLS도 루이지애나주 환경청(LDEQ)의 대기배출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였다.
미 육군공병단은 앞서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29일까지 항만 건설사업에 대한 주민 의견을 접수했다. 대기배출허가와 부두 건설 허가는 서로 다른 기관에서 심사하는 별개의 절차다.
인허가와 별개로 항만채권 발행을 둘러싼 법적 다툼도 이어지고 있다. 현지 주민과 환경단체 측은 항만청의 채권 승인 공고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며 지난 4월 2일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세인트존더뱁티스트 패리시를 관할하는 루이지애나주 제40사법지구 법원에 계류 중이다.
원고 측은 지난 15일 소송의 법적 쟁점이 해결될 때까지 항만채권 안건을 주 채권위원회에서 처리하지 못하도록 해 달라는 긴급 신청을 제출했다. 그러나 이틀 뒤인 17일 위원회는 항만채권과 제철소 건설용 면세채권의 발행을 승인했다. 긴급 신청에 대한 법원의 처리 결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항만채권 관련 소송은 어센션 패리시의 비밀유지협약(NDA) 정보공개 소송과는 별개다. 어센션 패리시는 지난 22일 NDA와 협력사업협약 등 주요 문서 4건을 공개했다. 앞서 지난 5월 법원이 관련 자료 공개를 명령하자 지방정부가 항소했으며 자료 공개와 별개로 항소심은 진행 중인 것으로 보도됐다.
HPLS는 연간 약 270만톤의 철강제품을 생산하고 2029년 상업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를 뒷받침할 항만과 컨베이어 시설의 자금조달 절차가 진전되면서 향후 부두 건설 인허가와 항만채권 관련 소송의 진행 상황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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