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통로 넓혀 최대 114GB/s 대역폭 구현
전력 효율 최대 21% 개선…온디바이스 AI 겨냥
모바일 D램 점유율 43%…차세대 시장 공략
삼성전자 LPDDR6ⓒ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차세대 모바일 D램인 LPDDR6를 퀄컴의 차세대 스냅드래곤 플랫폼에서 업계 최초로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제품과 동일한 입출력 속도에서도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폰 자체에서 인공지능(AI)을 구동하는 온디바이스 AI가 고도화하면서 늘어나는 고성능·저전력 메모리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2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16기가바이트(GB) LPDDR6를 퀄컴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익스트림 6세대' 플랫폼에서 최대 10.7Gbps의 핀당 입출력 속도로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퀄컴의 차세대 모바일 플랫폼에서 LPDDR6 검증을 완료한 것은 업계 최초다. LPDDR은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저전력 D램으로 이번 검증은 차세대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연결해 성능과 안정성을 확인했다는 의미다.
이번 LPDDR6의 핵심은 데이터가 오가는 통로를 넓혀 전체 처리량을 높였다는 점이다. 검증된 핀당 속도 10.7Gbps는 삼성전자가 2024년 선보인 LPDDR5X의 최고 속도와 같다. 하지만 LPDDR6는 입출력 구조를 확장해 최대 114GB/s의 메모리 대역폭을 지원한다. 차량 속도가 같더라도 도로의 차선을 늘리면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차량이 지나갈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메모리 대역폭은 1초 동안 메모리와 프로세서 사이에서 주고받을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을 뜻한다. 스마트폰에서 AI가 답변을 생성하려면 방대한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불러와야 하는데 대역폭이 넓을수록 데이터 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병목현상을 줄일 수 있다. 특히 텍스트와 이미지 및 음성을 함께 처리하는 멀티모달 AI와 여러 작업을 연속적으로 수행하는 AI 에이전트가 확산하면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력 효율도 기존 LPDDR5X 대비 최대 21% 높였다. 작업량에 따라 메모리의 동작 전압과 주파수를 조절하고 사용량이 적을 때는 불필요한 전력 소모를 줄이는 기술을 적용했다. 배터리 용량과 발열 관리에 제약이 있는 스마트폰에서 AI 성능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AI 스마트폰 확산으로 모바일 D램 수요도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생성형 AI 스마트폰이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36%에서 올해 45%, 2027년 52%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했지만 스마트폰에 탑재된 전체 D램 용량은 6.1% 늘었다. 기기당 평균 D램 용량도 7.8GB에서 8.3GB로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글로벌 모바일 D램 시장 점유율은 매출 기준 43%로 1위를 기록했다. 옴디아는 전체 LPDDR 출하량에서 LPDDR6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7년 3%에서 2030년 39%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2018년 LPDDR5와 2021년 LPDDR5X를 업계 최초로 개발한 데 이어 주요 모바일 AP 업체와의 검증 협력을 이어왔다. 2022년에는 퀄컴 스냅드래곤 플랫폼에서 LPDDR5X를 검증했고 2024년에는 미디어텍의 '디멘시티 9400'에서 10.7Gbps LPDDR5X를 업계 최초로 검증했다. 최근에는 LPDDR 기반 서버용 모듈 'SOCAMM2' 등을 통해 AI 데이터센터로도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최장석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 상무는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LPDDR6를 개발한 데 이어 샘플 공급과 퀄컴의 차세대 플랫폼에서 품질 검증까지 성공적으로 완료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향후 고객과 시장의 상용화 일정에 맞춰 고성능·저전력 메모리 솔루션을 적기에 제공하고 차세대 AI 디바이스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퀄컴의 살만 사이드 부사장도 "LPDDR6는 고도화되는 온디바이스 AI 경험에 필요한 대역폭과 전력 효율을 제공한다"며 "이번 업계 최초 검증을 계기로 모바일 생태계 전반의 혁신을 함께 이어가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사의 기술 협력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스냅드래곤 서밋 2026'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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