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대신 데이터로 어선 건조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이 인공지능으로 설계해 제작한 시제선 '카이브 2호' 모습.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인공지능(AI)과 축적한 자료를 바탕으로 만든 시제 어선들이 현장 검증에 들어갔다.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 이사장 안영철)은 지난 18일 부산 강서구 천성항에서 시제선인 ‘카이브 1·2호’ 진수식을 열었다. 이날 앞서 건조한 ‘카이브 3호’를 더해 총 3척의 승선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시제선 건조는 해수부가 2022년부터 진행해 온 연구개발의 결실이다. 숙련자 경험에만 의존하던 기존 설계 환경을 개선하고, 해양 사고를 줄이기 위해 AI와 데이터 기반 설계 기술을 적용했다. KOMSA는 주관 연구기관으로서 13개 산·학·연 기관과 함께 기술 개발을 맡았다.
핵심 기술인 AI 기반 어선설계플랫폼은 조업 형태와 희망 조건을 입력하면 선형 108개, 추진기 12개, 상부 구조물 24개, 어로 시스템 12개 등 총 156개 표준 모듈을 조합해 최대 648개의 맞춤형 설계안을 도출한다.
이를 통해 건조 전 속력과 복원성 등 안전 성능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 3차원(3D) 모델을 통해 완성 형태도 사전에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시제선들은 선체 재질과 크기에 차이를 뒀다. 카이브 1호는 알루미늄 재질 4t급이다. 카이브 2호는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FRP)을 쓴 2t급 선박이다. 2024년 12월 먼저 만든 카이브 3호는 2t급으로 고밀도폴리에틸렌(HDPE)으로 제작했다.
어업인과 조선업계 관계자 등 8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는 선박 제원 발표와 진수식에 이어 직접 배에 타 조타실 구조, 작업 공간, 운항 안정성 등을 점검했다.
KOMSA는 탑승자들의 피드백과 향후 해상 운항 과정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모아 설계플랫폼 기능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현장 어업인과 설계·건조 관계자 의견을 반영해 실제 현장에 부합하는 보급 체계를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양호섭 해수부 어선안전정책과장은 “인공지능 기반 어선설계플랫폼은 어업인 맞춤형 안전설계를 현실화한 의미 있는 성과”라며 “축적된 설계 데이터와 표준어선 모델이 현장에서 실제 안전한 어선 보급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과 제도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안영철 KOMSA 이사장은 “이번에 진수한 시제선은 인공지능 기반 어선설계 기술을 실제 바다에서 검증하는 중요한 단계”라며 “현장 의견을 살펴 기술 완성도를 높이고,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안전하고 실용적인 어선이 현장에 보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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