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불공정' 논란에 '반사이익'
장동혁 '올공 정치'가 청년 민심 영향?
강명구 "더 겸손하게 낮은 자세 가져야"
2030 사수 위해선 '청년 이슈' 관심 지적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9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을 뛰어넘는 '골든크로스' 현상이 벌어졌다. 특히 정부·여당에 등을 돌린 20·30세대 지지까지 흡수하면서, 국정 주도권 확보까지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정부·여당의 실책에 따른 '반사이익'이 주된 요인으로 꼽히는 탓에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16일 취임 후 일곱 번째 기자회견을 예고한 이재명 대통령 견제에 집중했다. 이 대통령은 오는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과 방향을 설명할 예정이다. 사실상 8·30 개각 이후 지지율이 30%대로 내려앉은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조치라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국민의힘 입장에선 지지율 반등 계기를 마련해주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대통령이 18일 기자간담회를 가진다고 하는데, 지지율 하락 때문에 다급하긴 다급했던 모양"이라면서 "국정 기조의 180도 전환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이번 2차 개각처럼 '안 하느니만 못한 기자간담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 원내대표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강신철 국방부 장관·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모두 "부적격"이라면서 지명 철회를 압박했다. 나아가 부동산 정책 전면 재검토, 대법원장 제청권 보장, 호르무즈 해협 파병 등 사안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원내대표가 언급한 문제는 현재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각각 현안이 다르지만, 공통점은 '불공정' 문제라는 분석이다.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던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가족 정당' 논란 속에 자진 사퇴했고, 김 후보자는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위한 로비 의혹에 휩싸였다. 이재명 정부의 대출 규제와 세금 중심의 부동산 정책은 청년층의 '주거 사다리'를 무너뜨렸다고 야권은 지적한다.
결국 이 대통령 지지율은 '30%대 초반'으로 주저앉으며 취임 후 최저치를 재차 경신하고 있고,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지지율을 앞서는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주목할 점은 '20·30세대'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은 '불공정'에 민감한 청년층이 정부·여당에 실망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실제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지난 7~11일 무선 100% ARS 방식으로 실시한 이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조사 결과, 긍정평가는 지난주(9월 1주차)보다 3.6%p 하락한 33.8%를 기록했다. 부정평가는 같은 기간 3.8%p 올라 63.3%를 기록했다. 하락세는 9주 연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대의 하락이 눈에 띄고 있다. 연령대별로는 20대에서 10.2%p, 60대 4.1%p, 70대 이상 3.6%p, 30대 2.8%p, 50대는 1.3%p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부·여당에 등 돌린 청년층 지지는 자연스럽게 국민의힘으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민주당과의 지지율 '골든 크로스'뿐 아니라, 20·30세대 지지율이 상승한 것에 대해 한껏 고무된 상태다. 당내 일부에서 반감을 드러낸 장동혁 대표의 이른바 '올공 정치'와 함께, 정부·여당의 '불공정' 문제가 겹치면서 성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9월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에 진입해 선거 관련 용품들이 보관된 곳을 살펴본 뒤 시민들에게 내부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대한체육회 산하 9개 종목 단체는 장비 반출을 위해 6·3 지방선거 당시 개표소로 사용된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에 진입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 지도부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장 대표의 올공 참정권 수호 시위 참가가 선관위 특검 통과로 이어지면서, 처음으로 불공정에 민감한 청년에게 효능감을 줬다"며 "그 결과 청년층 지지 흡수를 상당한 폭으로 이뤄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20·30세대의 지지가 민주당을 거의 더블 스코어로 이기고 있는 결과가 여러 번 나왔다"면서 "청년층 지지가 우세했던 개혁신당에 대한 20·30세대 지지가 철회되면서 지지율이 하락한 것도 국민의힘이 청년층을 공략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당내 일부에선 지지율 반등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참정권 침해 문제에 당이 목소리를 낸 것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지만, 핵심은 정부·여당의 실책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자칫 겸손이 아닌 '오만'으로 보일 경우, 민심은 물론 청년층 지지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 조직부총장인 강명구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가 대여 투쟁을 열심히 해서 지지율이 올랐다고 얘기하면 안 될 것 같다"며 "정부·여당이 잘못했기 때문에 '야당이 견제하라'라는 국민의 기대감이 반영된 지지율이기 때문이다. 누가 잘해서, 장 대표가 잘 이끌어서, 강명구가 잘해서 (지지율이 상승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민의힘의 어깨가 무거운 만큼, 이럴 때일수록 더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에게 다가가야만, 이 지지율이 진짜 우리가 잘해서 올라갈 수 있다"며 "'누가 잘했기 때문에'라고 말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국민의힘의 현재 지지율은 정부·여당의 실책이 주된 요인으로 평가되지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국민의힘의 핵심 지지층으로 '청년층'이 부상하는 만큼 지속적으로 지지를 가져가기 위한 '타겟팅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쇄신파 의원은 "불공정 문제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촉발됐고 진보 정당에 대한 환상도 깨뜨렸다"며 "국민의힘이 잘한 것이 아닌 민주당이 청년을 밀어낸 것인데, 이를 우리가 확실하게 가져오기 위해선 청년이 중요하게 보는 부동산, 일자리, 장병 대우 등 사안에서 얼마나 효능감을 주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결국 이것이 우리 당이 풀어야 할 과제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