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급전인데 문턱은 딴판…카드는 높고 보험은 DSR 밖 [누더기 대출 규제④]

김민환 기자 (kol1282@dailian.co.kr)

입력 2026.09.17 07:07  수정 2026.09.17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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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총량 풀어도 건전성 부담 여전

중금리대출 확대 실제 공급은 '글쎄'

보험계약대출 DSR서 제외…석달 새 2.5조↑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대출 상품별 규제 차이에 따라 제2금융권의 자금 흐름도 엇갈리고 있다.ⓒ연합뉴스

늘어나는 가계부채를 억제하기 위한 대출 규제가 '누더기'가 됐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6·27대책, 10·15대책에 이어 올해 4·1대책까지 지속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여왔다. 하지만 일률적인 규제로 실수요자의 주거 불안과 고금리에 따른 차주들의 자금난이 심화하자 뒤늦은 보완책으로 8·13대책을 내놨다.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금융 정책에 예외를 덧붙인 탓에 시장 혼란은 가중되는 모양새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다소 완화되면서 집단대출은 숨통을 텄지만, 일반 주택담보대출 문턱은 여전히 높다. 엇갈린 규제로 차주별 대출 여건은 달라지고 규제가 덜한 곳으로의 풍선효과도 심화하고 있다. 반복되는 땜질식 규제가 낳은 문제점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가계대출 규제가 상품별로 엇갈리면서 제2금융권의 대출 시장에도 온도차가 나타난다.


카드사들의 대출 공급은 제약을 받는 반면, DSR 규제에서 제외된 보험계약대출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카드·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에 올해 추가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배정했다.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기존 1.5%에서 3.0%로 상향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다만 여신업권에 추가로 주어진 한도는 지난해 말 가계대출 잔액의 0.5% 안팎으로 추산된다.


기존 총량 목표 준수 여부 등을 고려해 회사별로 차등 배정되면서 추가 한도를 받은 회사도 전체의 절반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저신용자 대출은 규제를 더 풀었다. 금융당국은 민간 중금리대출 순증액을 각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서 전액 제외하기로 했다.


총량에 구애받지 않고 중금리대출을 늘릴 수 있게 됐지만 실제 공급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카드업계의 시각이다.


고금리 장기화로 연체 부담이 커진 데다 조달비용까지 높아지면서 중·저신용자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카드사 총채권 연체율은 1.54%로 지난해 말보다 0.02%포인트(p) 상승했다.


중금리대출에는 금리 상한도 적용된다.


조달비용은 늘어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신용위험이 높은 차주에게 대출을 공급해야 하는 만큼 카드사로서는 수익성과 건전성을 함께 고려할 수밖에 없다.


반면 보험권에서는 보험계약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보험계약대출은 가입자가 보험을 해지할 때 받을 수 있는 해약환급금 범위에서 돈을 빌리는 상품이다.


일반 신용대출과 달리 별도의 소득이나 신용심사를 거쳐 한도를 정하지 않고 DSR 규제에서도 제외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험업권 가계대출은 지난 5~7월 2조6624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보험계약대출 증가액은 2조4647억원으로 92.6%를 차지했다.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증가세도 두드러진다. 대형 생명·손해보험사 8곳의 지난 7월 말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47조9119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9% 늘었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 잔액은 13조1546억원으로 10.2% 증가했고 50대도 19조6701억원으로 4.5% 늘었다.


5060이 전체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8.5%에 달한다.


보험계약대출은 이미 적립된 해약환급금을 재원으로 하는 만큼 카드론이나 일반 신용대출과는 성격이 다르다.


다만 은행권을 비롯한 금융권 전반의 대출 문턱이 높아진 시기에 보험계약대출이 빠르게 증가했다는 점에서 다른 금융권에서 충족되지 못한 자금 수요가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상품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험연구원도 은행권 대출 규제가 강화될 경우 별도의 신용심사와 DSR 적용을 받지 않는 보험계약대출이 자금 수요의 우회 경로로 활용될 가능성을 짚은 바 있다.


금융당국 역시 보험계약대출과 카드론 등 제2금융권 기타대출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 7월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도 제2금융권 기타대출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금융권에 관리를 주문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품별 특성을 고려하면 규제 방식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한쪽 대출 문턱이 높아질수록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상품으로 수요가 이동할 수 있는 만큼 금융권 전체 자금 흐름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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