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동네 의료' 확 바꾼다…재택진료 확대·보건소 기능 재편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6.08.27 13:01  수정 2026.08.27 13:06

농어촌 의료취약지 이동·순회진료 추진

일차의료기관 만성질환·건강돌봄 역할 강화

재택임종 지원·AI 건강관리 플랫폼 구축

11월 연명의료 결정제도 국민 공론화

정기현 의료혁신위원장. ⓒ보건복지부

초고령사회에서 늘어나는 노쇠, 치매, 복합만성질환 등에 대응하기 위해 동네 중심의 보건의료체계 개편이 추진된다. 보건소 기능을 지역 건강정책 총괄·조정 중심으로 재편하고 재택진료와 농어촌 이동진료를 확대하는 방안이 담겼다.


2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제9차 의료혁신위원회 회의에서는 '초고령사회 대응 예방적 보건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지역보건·일차의료 혁신 권고안'을 심의했다.


현재 질병 발생 이후 치료에 집중된 보건의료 공급체계로는 초고령사회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주민이 사는 곳 가까이에서 질병 예방과 건강증진, 치료, 돌봄을 연계하는 지역사회 중심 체계로 전환하는 내용의 10대 권고안을 제시했다.


시군구 보건소는 지역 건강정책의 전략·기획, 공중보건위기 대응, 지역보건 총괄·조정 기능에 집중하도록 역할을 재편한다. 주민이 가까운 곳에서 예방, 건강증진, 건강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역 여건에 맞춰 지역보건의료기관의 기능과 구조도 손본다.


농어촌 등 의료취약지에는 다양한 의료 공급 방식을 도입한다. 보건지소·보건진료소 기능을 강화하고 민간 일차의료기관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공공-민간 협력형 일차의료기관을 늘리고 이동·순회진료를 활용해 거주지역과 관계없이 기본적인 일차의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동네 일차의료기관의 역할도 커진다. 최초접촉, 포괄성, 지속성, 조정 기능을 강화하고 질병 예방부터 만성질환 관리, 건강돌봄까지 주민의 건강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역할을 맡도록 제도와 보상체계를 정비한다.


통합돌봄에서는 지역보건과 일차의료의 연계를 강화한다. 노쇠 예방, 다제약물 관리, 퇴원환자 관리, 방문진료·재택의료 등을 지역사회 통합돌봄과 연결한다. 재택의료를 확대하고 살던 곳에서 생애말기를 보낼 수 있도록 재택임종 지원도 추진한다.


지역별 건강 여건을 반영한 재정체계도 마련한다. 개별 사업별 국고보조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의 건강 필요도에 따라 재원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지역보건과 일차의료기관의 협력 활동을 촉진할 수 있도록 보상·평가체계를 개선한다.


분절된 지역보건, 의료이용, 통합돌봄 정보는 표준화해 연계한다. 건강위험을 조기에 파악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연결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기반 지역사회 건강관리 플랫폼도 개발·고도화한다.


지역보건 인력의 고용 안정성을 높이고 국가 차원의 표준화된 필수역량과 교육·훈련 체계를 마련하는 방안도 권고안에 포함됐다. 지역보건의료기관, 일차의료기관,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역사회 자원, 주민대표 등이 참여하는 시범사업도 추진한다.


연명의료 결정제도를 둘러싼 국민 공론화도 진행된다. 오는 11월 7~8일 제2차 시민패널 공론화 숙의토론회를 열고 죽음과 생애말기에 대한 국민 인식, 생애말기에 받고 싶은 돌봄과 의료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기현 의료혁신위원장은 "초고령사회에서는 주민이 사는 곳 가까이에서 건강을 미리 살피고 필요한 의료와 돌봄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는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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