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회서 보완수사권 관련 긴급토론회 개최
민주당·법무부 관계자 불참…"토론 용기도 없어"
필리버스터 예고한 韓…김성원, 지도부에 참여 보장 촉구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완수사 금지, 기어이 범죄자의 편에 설 것인가' 긴급 토론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을 하루 앞두고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법안 저지를 위한 여론전에 나섰다. 한 의원은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범죄 피해자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수단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국민 눈높이에 맞춰 알리는 데 주력했다.
한 의원은 29일 국회에서 '보완수사 금지, 기어이 범죄자의 편에 설 것인가'를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강동범 이화여대 명예교수와 김한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원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한 의원은 당초 형소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법무부 관계자들에게 참석을 요청했으나 모두 불참했다. 대신 법무부는 '죄는 빠짐없이, 억울함은 남지 않게'라는 제목의 검찰 보완수사 우수사례집을 한 의원 측에 전달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기현 의원을 비롯해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김성원·송석준·박정하·배현진·서범수·김건·유용원·정연욱·진종오 의원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수원정 당협위원장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자리를 함께했다.
한 의원은 토론회에 불참한 민주당과 법무부를 겨냥해 "참석하지 않은 사람들이 과연 우리가 왜 여기 모여야 하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이 참석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 법을 토론할 용기도 없으면서 이렇게 통과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가 전달한 사례집을 들어보이면서는 "제가 장관 할 때 만든 게 아니다. 정 장관이 지난해 12월에 만들었던 사례집"이라며 "법무부 장관은 이렇게 해 놓고 자기는 도망가겠다고 두 손 들고 있다. 법무부는 이런 것을 발간해 놓고 보완 수사가 피해자와 시민들에게 얼마나 필요한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거 하나 보내 놓고, 토론회도 나오지 못했다"고 개탄했다.
이날 토론회는 일반 국민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통상적인 발제·토론 형식에서 벗어나 대화 중심으로 진행됐다. 전 과정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으며, 일부 의원들은 토론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내용을 경청했다.
신 교수는 토론 시작에 앞서 패널들에게 어려운 법률 용어 대신 일반 시민들이 이해하기 쉬운 표현을 사용하고, 가능한 한 실제 사례를 많이 들어 설명해 달라고 당부했다.
먼저 토론에 나선 한 의원은 민주당이 제시한 대안을 두고 "검사가 보완수사를 못하게 되니 경찰에서 보내온 사건을 '예스 오어 노'로 답해 기소하거나 말거나 하라는 것"이라며 "또 하나의 대안은 (검사가 경찰에게) 수사를 보완해달라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인데 직접적으로 사안을 확인한다든가, 법원에 낸다는 것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논란이 된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도 사례로 들었다. 한 의원은 "이 사건을 기준으로 봤을 때 피의자 장윤기의 아버지가 경찰관이란 이유로 중요한 증거들을 숨겼고 같이 근무한 경찰관들이 여기에 동조한 사건"이라며 "이 사건에 있어 원래대로 경찰이 송치를 하면 검사는 수사가 이상하면 직접 압수수색 영장을 받거나 추가적으로 어떤 사안들이 있는지 사람을 불러서 묻고 확인하는 이런 과정들이 이제는 불가능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지금 이런 세계는 80년 만에 새로 열리는 것"이라며 "지난 80년 동안 우리는 수사에 보완할 것이 있으면 검사가 보완해서 피해자를 위해서 일할 수 있는 나라였다"고 개탄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완수사 금지, 기어이 범죄자의 편에 설 것인가' 긴급 토론회에서 자료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한 의원은 특히 보완수사권이 검사의 '권리'가 아니라 '책무'라는 점을 강조했다. 사건의 인과관계나 사실관계가 불분명한데도 검사가 이를 확인하지 않을 경우 책임과 불이익을 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권리 측면에서 본다면 이것은 피해자의 권리다. 피해자가 보완수사를 받을 권리였다"며 "앞으로 검사들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제3자 입장에서 기소를 할테고, 경찰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해도 경찰은 이를 잘 받아들이지 않을 것인데 구조적으로 이러한 시대가 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검사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더라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장윤기 사건과 같은 일이 반복되고 경찰과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를 주고받는 '핑퐁 지옥'에 빠지면 결국 힘 없고 돈 없는 사람들만 고통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이 형소법 개정안에 경찰의 긴급체포에 대한 검사 승인을 '통보'로 바꾸는 조항을 넣었다가 철회하고, 공소기각 사유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데 대해서는 "굉장히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짚었다.
공소기각 판결이 항소심 이후에도 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를 염두에 둔 조항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했다.
강동범 교수는 살인죄가 중대범죄수사청의 수사 대상 범죄에 포함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생명과 신체에 관한 중대 범죄가 수사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지적이다.
검사 사실관계 확인권이 대안?
한동훈 "무알콜 소주 같은 이야기"
여권이 법안의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한 대책으로 '검사의 사실관계 확인권'을 제시한 데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한 의원은 "수사는 아닌데 수사 같단 것. 무알콜 소주같은 이야기"라며 "검사가 수사를 못한다면서 사실 관계는 확인한다? 거기서 확인된 증거는 유효하지 않단 것이다. 그렇다면 검사가 뭣하러 수사를 하나. 그냥 막 던지는 것이다. 뭐 하나 넣으면 낫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수정 교수는 보완수사권이 폐지될 경우 연쇄살인 범죄가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한 의원은 "연쇄 살인이 늘어도 통계로 잡히는 것은 줄 것"이라고 공감했다.
한 의원은 형소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 오는 30일 필리버스터에도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무소속 의원인 만큼 발언 순서가 후순위로 배정될 가능성이 있어 필리버스터를 예고한 국민의힘과의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김성원 의원은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를 향해 한 의원이 필리버스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순서를 배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 의원은 필리버스터에 참여하지 못할 경우의 대응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말 절실하게 막아야 할 법"이라며 "국민 모두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제가 노력하기 위한 방법을 잘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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