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플랫폼’ 된 편의점
쇼핑 넘어 체험 공간으로 진화
외국인 맞춤 전략 본격 확대
CU 스낵&라면 라이브러리(CU T2인천공항 교통센터점)ⓒBGF리테일
올해 들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큰 폭으로 늘면서 편의점이 새로운 ‘소비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CU와 GS25, 세븐일레븐 편의점 3사는 늘어난 외국인 수요를 겨냥해 전용 상품과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하며 고객 잡기에 나섰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6년 6월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올해 1~6월 누적 방한 외래관광객은 1070만9919명으로 전년 동기(882만 5967명) 대비 21.3%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기간과 비교해도 126.9% 수준으로, 완전한 회복을 넘어 성장세로 돌아섰다.
상반기 방한 시장은 근거리 주요국이 이끌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321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195만명), 대만(115만명), 미국(81만명), 필리핀(36만명) 순이었다. 그 중에서도 대만과 미국은 2019년 상반기 대비 각각 188.4%, 168.6% 수준의 회복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중순에야 1000만명을 넘겼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이상 빠른 속도다.
하반기에는 중국 단체관광객 한시 무비자 정책 연장 효과와 여름방학, 중추절·국경절 연휴, 지방공항 국제선 확충 등 호재가 집중되어 있어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방한 관광객 증가와 함께 편의점이 단순히 음료나 간식을 구매하는 공간을 넘어 새로운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 면세점과 백화점에 집중됐던 외국인 소비가 최근에는 명동, 성수, 홍대 등 주요 관광 상권의 편의점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편의점이 새로운 관광 거점으로 떠오른 배경에는 고환율과 K콘텐츠의 인기가 맞물린 영향이 크다.
K드라마와 예능, SNS 등을 통해 라면과 과자, 음료, 디저트 등 편의점 상품이 하나의 체험 콘텐츠로 자리 잡으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관광지와 숙박시설 인근에 촘촘한 점포망을 갖춘 데다 K푸드와 생활용품 등을 한 번에 구매할 수 있어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24시간 운영, 간편결제, 택스리펀드 등 편의 서비스도 외국인 유입을 뒷받침하고 있다.
GS25 매장에서 운영하는 k스테이션 진열대 이미지ⓒGS25
실제로 국내 편의점 3사의 올해 1∼5월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성장했다.
이 기간 CU는 해외 결제수단으로 결제된 금액이 65.7% 늘었다. GS25도 외국인들이 사용하는 결제 서비스 매출이 78% 신장했다. 세븐일레븐은 전국 매장의 외국인 매출이 1.5배 증가했다.
관광 중심 상권에서는 외국인 소비가 편의점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GS25 뉴안녕인사동점은 외국인 고객 매출 비중이 70%, CU명동역점은 52%를 기록했다. 일반 점포의 외국인 매출 비중이 2%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관광지 점포에서 외국인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두드러진다.
외국인 장바구니도 달라지고 있다.
CU에서는 빙그레 바나나우유와, 두바이식 쫀득쿠키, 한손한끼초코 등이 인기 상품으로 꼽혔다. GS25에서도 바나나우유와 감동란뿐 아니라 그릭요거트, 두쫀쿠 시리즈, K팝 앨범, 연예인 IP 주류 등이 다빈도 구매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과거에는 라면이나 김, 과자 등 대표적인 K푸드를 기념품처럼 구매하는 데 그쳤다면 최근에는 한국에서 유행하는 디저트와 협업 상품, K팝 굿즈 등으로 소비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단순히 “한국 제품을 사 간다”는 수준을 넘어 한국인의 일상을 직접 경험하려는 수요가 커졌다.
뉴웨이브명동점 내부 이미지ⓒ세븐일레븐
이에 편의점 업계는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겨냥한 전용 매장과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CU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동과 홍대, 인천공항 등을 중심으로 ‘라면 라이브러리’와 ‘스낵 라이브러리’ 등 특화 점포를 운영하며 K푸드 체험 공간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홍대 라면 라이브러리에서는 외국인 고객이 전체 라면 매출의 약 68%를 차지할 정도다.
또한 지난해 업계 최초로 AI 통역 서비스를 도입해 현재 70여 개 점포에서 운영 중이다.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등 38개 언어를 지원하는 데 이어 명동과 홍대 등 주요 관광 상권 점포에는 국가별 안내 홍보물을 비치하는 등 외국인 고객의 쇼핑 편의성을 강화하고 있다.
경쟁사 GS25도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점포를 중심으로 K상품 특화매대 ‘K-스테이션’을 운영하며 바나나우유와 김, 식혜, 파우치커피는 물론 열쇠고리와 마그넷 등 K기념품을 한데 모아 판매에 나섰다.
지난해 8월 인사동 뉴안녕인사동점에 처음 도입한 이후 현재 87개 점포에서 운영 중이며, 연내 100여 개 점포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인천공항과 명동, 강남, 제주 등 주요 관광 상권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K기념품 매출은 매대 도입 전보다 약 30%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은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결제 인프라와 K컬처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 대만 관광객을 위해 ‘라인페이’ 결제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요즘(YOZM) 그릭요거트’ 시리즈와 헬로키티 협업 상품 등 차별화 상품을 확대하는 중이다.
여기에 K팝 아티스트 협업 음반과 굿즈, 팝업을 지속 운영하는 한편 K뷰티 상품도 강화하며 단순한 구매 공간을 넘어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쇼핑 공간으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과거 외국인 관광객에게 편의점은 생수나 여행용품 등 여행 중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는 목적형 소비 공간에 가까웠다면, 최근에는 한국에서만 접할 수 있는 상품과 문화를 경험하는 관광 콘텐츠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에 따라 편의점의 역할도 이들에게 한국의 최신 소비 트렌드와 K-문화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놀이공간’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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