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고법, 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 파기환송심 선고…재산분할 판단 주목
법조계 "대법 재산분할 파기환송 취지, 2심 인정 기여도 유지 어렵다는 점 분명히 해"
"불법 비자금 재산 형성 기여 인정 안 해…노소영 기여도 사실상 낮춰 판단하란 취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 2차 변론에 출석하기 위해 각각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이 약 8년 만에 다시 결론을 앞두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파기환송심의 핵심은 대법원이 제시한 법리를 서울고법이 어디까지 반영할 것인지에 있다고 본다. 특히, 대법원이 불법 비자금의 재산 형성 기여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만큼 2심에서 인정된 기여도를 다시 산정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이 낮지 않다는 분석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는 24일 서울고법 가사1부(재판장 이상주)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을 선고한다. 앞서 최 회장과 노 관장은 1988년 결혼했으나, 최 회장이 2015년 혼외자의 존재를 공개하며 이혼 의사를 밝히면서 갈등이 본격화됐다.
2017년 이혼 조정 신청이 결렬된 뒤 이듬해 정식 소송으로 이어졌고, 1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2심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300억원 비자금이 SK 성장 과정에 유입됐다는 점 등을 인정해 위자료 20억원과 재산분할금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하면서 국내 재산분할 소송 사상 최대 규모의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존재 여부 자체를 판단하기보다, 설령 해당 자금이 실제 SK 측에 유입됐더라도 불법자금인 만큼 이를 재산분할 과정에서 노 관장 측의 기여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재산분할 부분을 파기환송했다.
재산분할 액수를 직접 다시 정한 것이 아닌, 2심이 적용한 핵심 법리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다시 심리하도록 한 것이다. 결국 이번 파기환송심은 대법원이 제시한 법리를 서울고법이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가 핵심 관심사로 떠올랐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대법원이 제시한 법리를 전제로 재산분할 비율과 액수를 다시 산정해야 하는데 그 사이 SK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새로운 변수까지 생겼다. 양측은 SK 주식의 재산분할 대상 여부와 재산 가치의 기준 시점 등을 놓고 다시 맞섰다.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 2차 조정 기일에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법조계에서는 이번 선고의 핵심은 재산분할 액수 자체보다도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대법원 판단에 어느 범위까지 기속되는지, 또 사실심으로서 어느 정도 재량을 행사할 수 있는지에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대법원이 2심의 핵심 논리에 제동을 건 상황에서 서울고법이 이를 어떤 방식으로 반영해 새로운 재산분할 기준을 제시할지가 이번 선고의 최대 관전 포인트라는 분석이다.
가정법원 재직시절 최 회장의 보유주식 처분금지가처분 사건을 맡았던 판사 출신 신혜성 변호사(법무법인 율우)는 "대법원이 재산분할 부분을 파기환송한 취지는 2심이 인정한 기여도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변호사는 "재산분할 비율은 사실인정의 영역인 만큼 대법원이 직접 개입하기 쉽지 않다"며 "결국 불법 비자금을 재산 형성 기여로 인정할 수 없다는 법리적 문제를 제시한 것은 기존 노 관장의 기여도를 다시 산정하고, 사실상 낮춰 판단하라는 취지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혼, 상속 전문 김도윤 변호사(법무법인 율샘)는 "법원조직법 제8조에 따라 상급법원의 재판에 있어서의 판단은 당해 사건에 관하여 하급심을 기속한다"며 "최 회장의 이혼사건에서도 고등법원은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에 따른 판단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산가나 기업가 등의 이혼사건에서 배우자의 기여도, 특히 사업에 있어 도움을 주었다는 점이 확인되면 그 사업에 대해서도 재산분할에 있어 기여도가 인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후 이혼사건에서 배우자의 실질적 기여도에 대한 중대한 기준판례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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