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P&T7 건설·생산시설에 7조931억원 투자 재의결
총사업비 19조원 유지…클린룸 개장 앞당겨 후공정 병목 선제 대응
美 오하이오 팹 인수설은 부인…당장 확인된 증설 축은 국내 생산망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전공정부터 첨단 패키징까지 연결하는 생산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텔의 미국 오하이오 반도체 공장을 둘러싼 인수·운영 협력 가능성도 거론되는 가운데,
당장 가동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청주 M15X와 P&T7을 연계해 급증하는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려는 행보로 읽힌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청주 P&T7 건설과 생산시설 구축에 7조931억원을 투자하기로 재의결했다. 투자 기간은 2025년 11월 26일부터 2032년 12월 31일까지다. 투자 목적은 글로벌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청주 생산거점 확보로 명시했다.
이번 공시는 7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새로 결정한 것은 아니다. 하이닉스 측은 "P&T7에 투입되는 전체 사업비 19조원에는 변동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AI 메모리 수요 증가에 맞춰 클린룸 개장과 생산시설 구축 일정을 앞당기면서 투자금 집행 시점이 당초 계획보다 빨라진 데 따른 재의결이다.
P&T7은 HBM을 비롯한 AI 메모리의 패키징과 테스트를 담당하는 SK하이닉스의 일곱 번째 후공정 공장이다. 지난 4월 착공했으며 2027년 10월 웨이퍼 테스트 라인을 시작으로 2028년 2월까지 웨이퍼레벨패키징 라인 등을 순차적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로 청주 역할은 한층 확대된다. SK하이닉스는 HBM 수요 증가에 대응해 청주에 차세대 D램 생산시설인 M15X와 첨단 패키징 공장 P&T7을 잇달아 배치했다. 이에 따라 청주는 낸드 중심 생산기지에서 단품 D램과 HBM, 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AI 메모리 거점으로 전환하게 된다.
HBM은 여러 장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만드는 만큼 일반 메모리보다 패키징과 테스트 공정의 난도가 높다. 전공정 생산능력을 늘려도 후공정 설비가 뒤따르지 못하면 실제 HBM 출하량을 확대하기 어렵다. SK하이닉스가 P&T7의 클린룸 개장 일정을 앞당기는 것도 M15X 증산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후공정 병목을 선제적으로 줄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의 생산거점 전략은 최근 인텔의 미국 오하이오 반도체 공장을 둘러싼 협력설이 잇따르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앞서 제기된 오하이오 부지와 팹 인수설에 대해 "추진하거나 결정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확인된 증설의 중심은 미국 전공정 공장 인수가 아니라 국내 생산체계의 조기 확보다. 이미 기반 시설과 인력, 협력사 생태계가 갖춰진 청주에서 M15X와 P&T7을 함께 가동하는 것이 단기간에 HBM 공급능력을 확대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에도 차세대 HBM용 첨단 패키징 생산시설과 연구개발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국내 생산능력 확대와 함께 미국 내 패키징·연구개발 기반을 마련하며 글로벌 HBM 공급망을 넓히고 있다.
회사는 이번 P&T7 구축을 통해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을 잇는 첨단 패키징 생산망을 확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국내 후공정 기반에 청주의 대규모 첨단 패키징 시설과 미국 거점을 더해 HBM 생산능력과 공급망 대응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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