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파업 변수에 메모리 수급 '긴장'…삼성·SK 영향은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9.17 14:38  수정 2026.09.1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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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노조, 영업익 15% 성과급 요구…파업 가능성 열어둬

마이크론 대만 공장, D램·HBM 공급 핵심 거점

AI 메모리 수급 빠듯…생산 차질 현실화 땐 공급 부담 가중

장기계약·제품 인증에 즉각적인 물량 이동 가능성은 제한적

ⓒ마이크론 홈페이지

마이크론의 대만 사업장에서 불거진 노사 갈등이 글로벌 메모리 수급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인공지능(AI) 서버 수요로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이 빠듯한 가운데 파업이 실제 생산 차질로 이어질 경우 시장의 공급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향후 물량 배분과 공급계약 과정에서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7일 업계 및 외신 등에 따르면 마이크론 대만 노조는 회사에 글로벌 영업이익의 15%를 직원 성과급 재원으로 배분하는 상시 이익공유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마이크론이 대만 직원들에게 최대 35~68개월치 급여에 해당하는 보상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일회성 지급이 아닌 투명한 장기 성과급 체계를 요구하며 파업 가능성을 열어뒀다.


최근 메모리 업황 회복과 실적 개선도 노조의 성과 배분 요구에 힘을 싣고 있다. 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마이크론의 2026회계연도 3분기(3~5월)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5배 증가했고 최근 1년간 주가도 500% 넘게 상승했다. 실적 개선의 성과를 어떤 방식으로 직원들과 나눌지를 두고 노사 간 입장차가 커지면서 갈등이 파업 가능성으로까지 번진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갈등이 보상 문제를 넘어 메모리 공급망에 미칠 영향에도 주목하고 있다. 대만은 마이크론의 최대 제조 거점이자 D램과 HBM 생산의 핵심 축이다. 현지에서는 약 1만5000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노조가 상당수 인력을 포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론은 대만에서 D램과 HBM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올해 퉁뤄 P5 공장까지 인수해 첨단 D램 공급 확대에 나섰다.


특히 현재 메모리 시장은 생산 차질을 흡수할 여유가 크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D램 업체들의 재고는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으며 추가 생산 물량도 서버용 제품에 우선 배정되고 있다. AI 서버용 고용량 D램 수요가 늘면서 서버 D램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도 202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상황에서 마이크론의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이미 빠듯한 메모리 수급이 한층 더 타이트해질 수 있다. 글로벌 D램 시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소수 업체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만큼 한 업체의 공급 변동이 전체 수급과 향후 물량 협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트렌드포스 기준 올해 2분기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39.4%, SK하이닉스 24.9%, 마이크론 23.3%로 세 업체가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마이크론의 생산 차질이 곧바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물량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니다. 서버 D램은 고객사와 장기 공급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고 HBM 역시 AI 가속기별 품질 검증과 인증 과정을 거쳐야 해 단기간에 공급사를 바꾸기 어렵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해 생산능력 상당 부분을 이미 배정한 상태다. 갑작스럽게 발생한 수요를 곧바로 받아낼 수 있는 공급 여력도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마이크론의 생산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향후 계약 갱신이나 신규 물량 배분 과정에서 고객사들이 공급 안정성을 고려해 공급처를 조정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마이크론 파업이 단기간에 그치거나 생산라인에 직접적인 영향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제한될 수 있다. 현재까지 마이크론 대만 공장의 생산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회사 측은 노조와의 조정 절차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마이크론 노사는 오는 18일과 21일 추가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노조는 회사 측이 구체적인 이익공유 방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파업 찬반투표 등 후속 절차를 검토하고 있다.


한편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은 국내 메모리 업체에서도 이어져 왔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임금 6.3% 인상과 초과이익분배금(PS)의 현금 40%·자사주 60% 지급 방안을 담은 첫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지난달 조합원 투표에서 25표 차로 부결됐다.


이후 재교섭에서 현금 지급 비중을 50%로 높이고 자사주 선택 비율을 최대 100%까지 넓힌 수정안을 마련했고, 이 안은 이날 찬성 57.08%(8731표)로 가결됐다. 삼성전자 역시 초과이익성과급(OPI) 산정 기준의 투명성과 사업부별 지급 격차 등을 두고 노조와 마찰을 빚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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