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AI·로봇 등 첨단산업 규제 개선 112건' 정부 건의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7.21 11:00  수정 2026.07.21 11:00

학습 저작권·로봇 원본데이터 활용·초저압 수소차 충전기준 등

원전·수소 무탄소에너지 제도 마련서 노동·경영·산단 규제까지

한국경영자총협회 회관 전경. ⓒ경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 112건의 규제 개선 과제를 정부에 건의했다.


경총은 21일 미래산업과 기업경영, 환경·안전, 노동, 현장 애로 등 5대 분야에서 첨단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규제를 발굴해 국무조정실 민관합동 규제합리화추진단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개선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경총은 글로벌 AI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규제가 국내 기업의 혁신을 저해하고 있다며 규제 패러다임을 '선 허용·후 규제'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로봇 분야 규제 개선 요구

미래산업 분야에서는 AI 학습 데이터와 로봇 AI 개발 관련 규제 개선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경총은 현행 저작권법상 AI 학습 과정에서 저작물 이용 범위가 불명확해 기업들이 법적 분쟁과 형사처벌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과 싱가포르처럼 AI 학습 목적의 데이터 이용에 대한 면책 규정을 마련해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자율주행 분야와 달리 로봇 AI 연구개발에서는 사람의 표정이나 음성 등 원본 데이터 활용이 제한돼 AI 성능 향상과 연구개발이 지연되고 있다며 원본 데이터 활용 허용을 요청했다.


수소산업 분야에서는 생산·정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저압(5bar 이하) 상태의 수소차도 안전하게 충전할 수 있도록 별도의 충전 기준 마련을 건의했다.

기업경영 규제 현실화

기업경영 분야에서는 국내복귀기업(유턴기업) 지원제도 개선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경총은 해외 공장을 철수하고 국내 지방 공장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는 기업도 현행 선정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요건 완화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대기업집단 지정제도도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총수 개인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동일인 지정제도를 대표법인 중심으로 전환하고, 방대한 지정자료 제출 기한도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총
"원전·수소도 무탄소에너지 인정해야"

환경·안전 분야에서는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의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원전과 수소를 무탄소에너지로 인증하는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경총은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 공급만으로는 AI 데이터센터의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원전과 수소를 활용한 무탄소에너지 인증 및 거래제도를 마련하고, 기업 간 직접 전력구매계약(PPA)도 보다 유연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산업용 협동로봇의 동력 및 힘 제한(PFL) 검증 절차도 실제 공정 위험도에 따라 차등 적용해 불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동시장 유연화도 포함

노동 분야에서는 장기 저성과자에 대한 해고 기준과 절차를 법제화하고 근로자파견 허용 업무도 산업 변화에 맞게 확대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경총은 현행 근로기준법이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금지'만 규정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기업들이 부당해고 소송 위험 때문에 인력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2007년 이후 유지되고 있는 32개 파견 허용 업무 역시 최신 산업 구조와 직업 분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제도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산업단지·자원순환 규제 개선 요구

현장 애로 분야에서는 노후 산업단지의 유휴부지에 물류기업 입주를 허용하고 산단 내 지식산업센터 입주 업종을 확대해 공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물류센터에서 회수한 폐스티로폼(EPS)을 단순 분쇄·압축하는 행위를 허용해 운송비를 절감하고 재생플라스틱 생산 등 자원순환 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김재현 경총 규제개혁팀장은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서 우리 기업이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AI·로봇 등 첨단산업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낡은 규제를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며 "반도체를 넘어 피지컬 AI와 로봇 등 미래 성장동력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선 허용·후 규제' 원칙 아래 기업이 자유롭게 혁신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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