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 늦어” CCTV까지 꺼냈다…김민석 발목 잡는 계엄의 밤

김훈찬 기자 (81mjjang@dailian.co.kr)

입력 2026.07.09 14:17  수정 2026.07.09 14:22

[용산의 부장들] 데일리안 정치부장 “계엄 가장 먼저 경고한 인물이 표결엔 없었다”

“한동훈이 제기한 논리, 여당 내 경쟁자가 그대로 받아써”

김민석 전 국무총리ⓒ연합뉴스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국회 폐쇄회로(CC)TV 영상까지 꺼내 들었다. 8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한 김민석 전 총리는 계엄 당일 밤 국회 진입 장면이 담긴 영상을 보며 “표결에 불참한 것이 아니라 단 1초 차이로 늦었다”고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당권 레이스의 최대 뇌관으로 떠오른 ‘계엄해제안 표결 불참’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이 논란은 김민석 전 총리의 당대표 출마 선언 직후 불거졌다. 친정청래계 이성윤 최고위원이 지난 6일 SNS를 통해 “계엄 해제 국회 표결에 왜 참여하지 않았나. 감기약을 먹고 잤다는데 그 감기약 성분이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으면서다. 김민석 전 총리가 “국민의힘에서 하는 얘기인 줄 알았다. 대장동 공세가 떠올랐다”며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인 만큼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맞받자, 이성윤 최고위원은 “당원과 국민이 궁금한 것은 왜 계엄 해제 표결에 참석하지 못했느냐는 것”이라며 “국회가 지역구인 국회의원이 계엄 선포일 오후 10시30분부터 국회에 들어왔다는 0시45분까지 2시간 넘는 시간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명쾌한 답을 요구한다”고 재차 추궁했다.



CCTV 공개는 이런 공세가 며칠째 이어진 끝에 나온 정면 돌파 카드다. 김민석 전 총리는 감기약을 먹고 잠들었다가 보좌관이 문을 두드려 상황을 알았고, 집 앞에 자신을 체포하려는 듯한 검은 세단이 있어 이를 피해 이동하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시민들의 도움으로 국회 담장을 넘었지만 본회의장 출입문이 모두 잠겨 국회의장 전용 출입문으로 진입하다 몇 초 차이로 표결을 놓쳤다는 것이다. 계엄해제결의안은 2024년 12월4일 새벽 1시3분 재석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공방은 법적 다툼으로도 번졌다. 시민단체 사법정의 바로세우기 시민행동은 8일 서울경찰청에 이성윤 최고위원을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은 “당권을 장악해 차기 총선 공천에서 계파 혜택을 기대하고 정청래 전 대표의 강력한 라이벌인 김민석 전 총리를 허위 비방했다”고 주장했다.


정도원 데일리안 정치부장“이 공방이 전당대회 판을 흔들 뇌관”이라고 진단했다. 정도원 부장은 8일 데일리안TV 정치 시사 프로그램 생방송 ‘용산의 부장들 : 엠바고 해제’에서 이 사안을 두고 “후단협 사태나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식 참석 여부 논란보다 훨씬 폭발력이 있다. 최근 사안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정도원 부장은 논란의 아이러니부터 거론했다. 그는 “김민석 전 총리는 사실 계엄 가능성을 가장 먼저 경고했던 인물”이라며 “2024년 8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방부 장관의 갑작스러운 교체와 대통령의 반국가세력 발언은 계엄령 준비 작전이라는 게 나의 근거 있는 확신’이라고 했었다”고 설명했다. 계엄을 가장 앞서 내다본 정치인이 정작 계엄 해제의 순간에 없었다는 것이 논란의 본질이라는 얘기다.


같은 날 표결에 불참한 다른 의원들과의 차이도 짚었다. 정도원 부장은 “전재수 부산시장은 당시 의원 신분으로 네팔 출장 중이었고, 김정호 의원은 지역구인 경남 김해을에서 자차로 상경했더니 이미 새벽 2시30분이었다”며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던 분들과 서울 영등포을이 지역구인 김민석 의원의 상황은 다르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격의 출처가 뒤바뀐 점도 이 공방의 특이점이다. 정도원 부장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앞서 ‘김민석 전 총리는 감기약을 먹고 자느라 몰랐다고 했지만,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담화 직전 당시 수석최고위원이던 김민석 전 총리에게 전화로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고 지적했었다”며 “그런데 이번엔 여당 내 정청래계가 똑같은 논리로 김민석 의원을 압박하고 있다. 야당의 공격 논리를 여당 내 경쟁자가 그대로 가져다 쓰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민석 전 총리 측에서도 강득구 최고위원이 나서 “한동훈 의원이 쓰던 논리를 우리 당 최고위원이 되풀이하고 있다. 지켜야 할 선이 있다”고 반격했다.


정도원 부장은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8·17 전당대회 당권 레이스가 진행될수록 이 공방은 계속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CCTV 영상 공개와 시민단체 고발전까지 등장한 만큼, ‘계엄의 밤’을 둘러싼 검증전은 전당대회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30분이면 유튜브 채널 ‘데일리안TV’에서 ‘용산의 부장들 : 엠바고 해제’ 생방송이 시작된다. 정도원 정치부장과 홍종선 연예부장이 정치의 행간을 짚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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