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까지 막무가내 '일베 몰이'…정통망법 적용 대상일까? [법조계에 물어보니 737]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6.07.09 17:30  수정 2026.07.09 18:35

경남MBC PD, SNS서 일상 사투리 지적하며 '일베식 발언' 낙인

'일베 몰이' 진보 진영 스피커 통해 확산…'정치 논쟁'으로 비화

법조계 "허위·조작정보 통한 비방 의도…정통망법 위반 가능성"

지난 7일 김어준 운영 유튜브 채널 일부 콘텐츠 법 위반 신고되기도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걸그룸 멤버의 일상적인 경상도 사투리를 지적하며 불거진 '일베 몰이'가 역풍을 넘어 '개정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단 법조계 관측이 나온다. 허위·조작정보를 통한 비방 의도 가능성이 제기된다.


개정 정통망법을 두고 악법·위헌 논란이 불붙고 있는 가운데 개정안 시행 초기 진보 진영 인사들의 법 위반 지적이 줄짓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MBC경남 소속 김현지 PD는 지난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호평받는 유튜브 클립 하나 봤는데 여성 아이돌과 피디가 사이 좋게 노노 주고받고 있어 무척 무척 속상했음"이라고 썼다.


걸그룹 리센느의 멤버 원이가 지난달 28일 게시된 유튜브 영상에서 한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원이는 해당 영상에서 현장 PD의 "뭐야 무섭노?"라는 말에 "무섭노. 조명부터 무서운데"라고 대답했다.


김 PD는 논란이 일자 이후 게시글에서 "혐오표현을 서슴 없이 하는 사람들이 노를 남발할 때는 그저 화가 났다. 하지만 이제 평범한 사람, 해맑은 청소년들, 멋지고 호감가는 사람들마저 의심 없이 어법에 맞지 않는 노를 사용하기에 한없이 슬퍼진다"고 했다. '무섭노'가 어법에 맞지 않는 혐오표현이라고 낙인을 찍은 셈이다.


논쟁은 정치권으로 옮겨 갔다. 조국 전 혁신당 대표는 지난 5일 SNS에 '일베 감별법' 이미지를 올리며 "나의 관찰로는 일베는 표준말 뒤에 기계적으로 '노'를 붙여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음 날엔 박태준 작가의 웹툰 '외모지상주의'에 나온 '5분23초'라는 표현을 문제삼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일인 5월23일을 연상시킨단 취지다.


급기야 노무현 재단도 논쟁에 참전했다. 노무현 재단의 이사를 맡고 있는 조수진 변호사는 '무섭노'가 일베식 표현이 맞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조 변호사는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서 '무섭노' 발언과 관련해 "일베식 표현은 맞다고 생각한다"며 "저도 경상도 사람이고 해당 가수의 다른 표현들도 많이 봤는데 일베식 표현이라는 판단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진보 진영의 '일베 몰이'를 두고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MBC경남 홈페이지 게시판에 김 PD에 대한 민원이 폭주하고 있고, MBC 제3노조는 성명문을 내고 김 PD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경남MBC 김현지 PD X 갈무리

법조계는 '일베 몰이'의 단초를 제공한 '무섭노'라는 발언이 혐오 표현이라는 주장은 성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이를 근거로 한 막무가내식 '일베 몰이'는 이달 초 시행된 개정 정통망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낙인을 통한 평판 저하 의도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허위·조작정보임을 알면서도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거나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정보를 유통해 법익을 침해한 경우 법원이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액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개정안은 법원 판결 등으로 불법 또는 허위·조작정보로 확정된 게시물을 반복 유통하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적용 대상은 최근 3개월간 3회 이상 정보를 게시하면서 구독자 10만명 이상이거나 월평균 조회수 10만회를 넘는 게재자다.


개정 정통법 시행 첫 날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딴지방송국' 내 일부 콘텐츠가 법 위반 사례로 신고 당하기도 했다. 신고 대상은 지난 2020년 4월부터 10월까지 채널 내 '다스뵈이다' 코너에 게시된 영상 일부로 알려졌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모든 것을 떠나 경상도 사투리라고 하더라도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지역에서 사용되지 않는다고 꼭 의도적으로 일베식 말투를 사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같은 지역이라 하더라도 사람마다 말투도 다를 것"이라며 "('무섭노'라는 발언이) 당연히 비하의 의도가 있다고 볼 수도 없고 누구를 비하했는지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특정인의 일상적 표현이나 사투리를 '일베 말투'라고 규정하고 비난하는 일종의 일베 몰이는 구체적인 맥락과 표현 수위에 따라 정보통신망법 제70조(명예훼손) 위반이 성립할 가능성이 있다"며 "쟁점은 그러한 표현이 단순한 의견 개진을 넘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해 사회적 가치를 떨어뜨리려는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는지 여부로, 공익적 차원의 비판인 경우 비방 목적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보면 대상(리센느 원이)이 잘 알려진 공인이고 사투리라는 정황이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악의적으로 악플을 유도하거나 저 가수는 일베라고 낙인찍음으로써 반사회적 사상을 가진 자라는 식으로 개인의 사회적 평판을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있다고 볼 수도 있어 비방 목적이 인정될 가능성이 없지는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법조계에 물어보니'를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