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역설] 가계대출 죄자, 중저신용대출 감소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07.10 07:04  수정 2026.07.10 07:04

인뱅 중저신용 대출 2년 새 43.9% '뚝'

가계대출 규제·포용금융 병행…정책 간 충돌

"총량 관리 속 중저신용 공급 유지 논의 필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포용금융 전략추진단 자문위원, 금융감독원·서민금융진흥원·한국신용정보원·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유관기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포용금융 현장 대토론회를 주재했다. ⓒ금융위원회

포용금융 확대와 가계부채 관리라는 두 정책 목표가 결국 충돌했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강화한 이후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공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을 죄는 과정에서 취약차주에 대한 금융 공급이 함께 위축되는 정책의 역설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10일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규 신용대출 규모는 올 1분기 3822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1분기 6808억원에서 지난해 1분기 5221억원에 이어 재차 줄어든 것이다. 2년 만에 43.9% 감소했다.


금융권에서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가 중저신용자 금융 공급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한다.


지난해 말부터 당국은 금융권에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지속적으로 전달한 바 있다.


이후 지난 4월 '2026년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통해 관리대상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지난해 1.7%에서 1.5%로 낮췄다.


또 금융회사별 월별·분기별 관리목표와 주택담보대출 별도 관리목표를 신설하는 등 총량관리를 한층 강화했다.


동시에 당국은 이재명 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포용금융 확대에 나섰다.


이를 위해 지난 7일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을 출범시키고 중저신용자 금융 접근성 확대와 지속 가능한 포용금융 평가체계 마련을 추진 중이다.


인터넷은행들은 난감한 모습이다. 대출 총량은 줄이면서도 중저신용자 대상 금융 공급은 유지·확대해야 하는 두 가지 과제를 모두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애초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에게 시중은행보다 대출 문턱을 낮춰 금융 공급을 수월하게 하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시중은행과 동일한 총량규제가 적용되면서 인터넷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 역시 우량 차주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금융권 안팎으로는 인터넷은행들의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감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국의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져야 한단 지적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공급 감소 문제를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에서 논의할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논의 대상에는 제한이 없지만 특정 사안을 포함하거나 제외한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며 "실무 논의를 거쳐 결정될 사안"이라고 말을 아꼈다.


총량관리 강화로 인터넷은행들의 전체 신용대출 공급 자체가 줄어든 만큼 중저신용자 대출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신용대출 신규 공급액은 1년 전보다 4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저신용대출 신규 공급액 감소율은 25%였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중저신용대출 공급액이 감소한 것은 현실적으로 가계대출 관리 기조로 전체 신용대출 공급 규모 자체가 크게 감소한 영향"이라며 "가계대출 관리를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중저신용대출 공급을 지속해왔다"고 토로했다.


포용금융 확대를 위해 꾸려진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이 단순 평가체계 개편 논의에 그치지 않고 총량관리 체계 안에서 중저신용자 금융 공급을 어떻게 유지할지를 함께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저신용자만 줄인 것이 아니라 고신용자 대출도 함께 감소한 것으로 전체 신용대출 규모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계부채 관리와 중저신용자 금융 공급 확대라는 정책 목표를 동시에 이행해야 하는 구조인 만큼 현장에서는 두 정책 간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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