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투표 이틀 앞두고 대구 가로질러 막판 스퍼트
의병의 날·반야월시장·이곡동·죽전네거리도
박근혜 측 유영하, 죽전네거리서 위치 코칭 응원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1일 오전 대구 동구 반야월시장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자, 여기서 손 들어! 여기서 손을 들면 사람들이 본단 말이야!"
1일 오후 5시 30분 해가 질 무렵 대구 달서구 죽전네거리.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의 손목을 잡아 유세차 끝으로 이끌었다. 선거 승리를 향한 유 의원의 절박함과 동료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잔소리'였다. 유 의원의 적극적인 모습에, 추 후보도 이내 환한 미소와 함께 손을 더 높이 치켜들었다.
6·3 지방선거 본투표를 이틀 앞둔 이날, 추 후보는 새벽 출근길부터 저녁 퇴근길까지 대구 동서를 가로지르며 막판 표심 잡기에 화력을 쏟아부었다. 전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두 차례 동행 유세로 보수 결집 효과를 본 추 후보는 이날 시장과 거리 인사로 동선을 빼곡히 채우며 시민 스킨십에 집중했다.
추 후보의 하루는 오전 7시 30분 수성구 범어네거리 출근길 인사로 시작됐다. 오전 10시에는 동구 망우당공원에서 열린 제16회 의병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가야금 곡조가 흐르는 가운데 추 후보는 객석을 돌며 중년 남성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시장님!" 부르며 사진을 청하는 시민도 있었다. 강대식·최은석·김기웅 의원이 동행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1일 오전 동구 망우당공원에서 열린 제16회 의병의 날 기념행사에서 시민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추 후보는 인사말에서 "오늘의 현재는 저절로 있는 것이 아니다. 과거 온 힘을 다해 헌신하고 희생하신 선조들이 있어 가능했다"며 "의병으로 나라를 지키고, 그 정신이 이어져 낙동강 전선을 지키고 2·28 민주화 운동까지 이어졌다. 충(忠)과 의(義)가 대구 정신"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라가 어렵고 혼란스럽다. 대구가 중심을 잡고 나라를 지켜가야 한다. 충의 정신을 다시 생각하며 꼭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오전 11시 동구 반야월시장은 5일장이 서는 날이라 사람들이 북적였다. 추 후보는 강대식 의원과 함께 유세차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추 후보가 "반야월시장 사장님, 상인 여러분. 자리 차지하고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 물건 사고 가겠다"며 운을 떼자 곳곳에서 박수가 터졌다.
추 후보는 자신의 경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저 추경호는 40여년 경제 문제를 다뤘다. 나라 예산을 책임지고 배분해본 사람"이라며 "전국 광역시장·도지사·구청장·시군구의원 후보 7808명 중 경제부총리 출신은 저 딱 한 사람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를 살리려면 경제를 해본 사람을 뽑아야 한다. 파란옷은 경제 안 해봤다. 기호 2번 추경호에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추 후보는 "입법·행정 장악한 이재명 정권이 지방권력까지 차지하려 한다"며 "오만한 민주당 정권을 견제할 수 있게 2번에 투표해달라. 보수의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우성진 동구청장 후보를 거론하며 "반야월시장 화장실과 주차장 문제도 해결해 시민들이 와서 많이 사고 먹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1일 오후 달서구 이곡동 월요시장에서 상인들과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연설을 마친 추 후보는 좌판 사이를 직접 누볐다. 한 상인이 식혜 한 잔을 건네자 옆에 있던 동행자에게 "식혜 한잔 드세요"라며 권했다. 지나가는 시민에게는 "안녕하세요!"라며 손을 내밀었고, "싸우지 말고 잘하세요"라는 당부에는 "예, 일 잘할게요"라고 받았다.
좌판 곳곳에서 농담도 빠지지 않았다. 한 상인이 "2번!"이라고 외치자 "당연하지예", "당연한 이야기를 말로 하나"라고 응수했다. 짐을 나르느라 등을 돌린 상인이 인사를 받지 않아도 우두커니 기다렸다가 'V'를 그리고 자리를 떴다. 지나가는 강아지에게도 손가락 두 개를 펴 보이며 "안녕 2번~" 하고 말을 걸었다. 한 시민은 "우리 여기 다 찍었어요", 또 다른 시민은 "난 첫날 찍었어요!"라며 어깨를 펴 보였다. "박근혜는 안 같이 왔나?" 하며 두리번거리는 시민도 있었다.
오후 4시 달서구 이곡동 월요시장. 유 의원이 합류해 지원 유세에 나섰다. 햇볕이 쨍하게 내리쬐는 가운데 추 후보가 유세차에 올랐고, 멀리서 시민들은 팔짱을 낀 채 가만히 유세를 지켜봤다. 멘트가 끝날 때마다 곳곳에서 "추경호!" 연호와 "아이고 잘한다!" 추임새가 따라붙었다. 하굣길 학생들도 발걸음을 멈춰 웃는 얼굴로 유세차를 쳐다봤다.
이마와 목덜미로 땀이 송골송골 맺혔지만 추 후보는 굳게 다문 턱과 비장한 눈빛으로 마이크를 놓지 않았다. 추 후보는 "길거리를 다니면 '꼭 돼야 한다, 꼭 이겨야 한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며 "추경호가 예뻐서가 아니다. 대구 경제가 어려운데 경제 전문가니까 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추 후보는 "누구처럼 파란 옷 입고 '내가 여당이니까 해결 가능하다'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문재인 정부 실세 총리일 때도 못했는데 지금 가능하겠나"라고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했다. 이어 "이재명 정권의 오만함이 하늘을 찌른다. 입법권·행정권 장악하고 대구시장마저 가져가려 한다"며 "권력은 견제해야 한다. 마카다 2번 찍어달라"고 호소했다. 추 후보가 "마카다 2번!"을 외치자 곳곳에서 "마카다!" 호응이 따라붙었다.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가 1일 오후 죽전네거리에서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유세를 하고 있다. ⓒ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해가 저문 죽전네거리. 퇴근길 차량이 줄을 잇기 시작하자 유 의원이 본격적으로 추 후보의 동선을 잡기 시작했다. "여기서 손을 들면 사람들이 본단 말이야"라며 손목을 끌어 유세차 끝에 세웠고, "크게 흔들어, 크게"라며 잔소리도 곁들였다. 추 후보는 잠시 머쓱한 듯 웃으면서도 시키는 대로 손을 크게 흔들었다.
이미 오랜 시간 강행군을 이어온 탓에 추 후보의 눈은 다소 퀭해 보였지만, 입가의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다. 추 후보는 마이크를 잡고 "여러분 힘을 모아주십시오. 여러분이 선택할 후보 추경호입니다. 오는 6월 3일 모두 투표장으로 가십시오"라며 거듭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유세차에서 내려와 교통섬에 선 추 후보는 손에 푯말을 들고 오랜 시간 손을 흔들었다. 미소를 잃지 않은 채 눈을 맞추며 차량 한 대 한 대를 향해 손을 들었다. 지나가던 운전자들은 경적을 울리며 화답했다. "빵빵" 소리가 거듭 울렸고, 한 운전자는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창문을 내리고 "이팅"을 외치는 시민도 있었다.
길을 지나던 한 시민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다가와 추 후보를 끌어안았다. 추 후보는 힘든 기색 없이 그 포옹을 받아냈다. 한 차량이 속도를 줄이며 "화이팅합시다"라고 외치자 추 후보는 "고맙습니다"라며 답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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