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랠리에 '채권혼합펀드' 주식 비중 커진다

김하랑 기자 (rang@dailian.co.kr)

입력 2026.05.28 16:44  수정 2026.05.28 18:02

반도체 채권혼합50 ETF로 자금 집중

'채권 아쉽다'…보수 투자자 주식 확대

지난해 말 2조7000억원 수준이던 주식혼합형 순자산은 최근 6조5712억원까지 급증했다.ⓒ데일리안 김하랑 기자

최근 증시 상승세와 투자자 FOMO(소외 공포)가 커지면서 채권 중심 투자자들도 주식 비중 확대에 나서고 있다.


과거 주식 비중 30% 수준의 채권혼합형 펀드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주식 비중을 최대 50%까지 담는 상품 출시와 자금 유입 확대가 나타나고 있다.


28일 금융정보업체 KG제로인 엠피닥터에 따르면 한국 주식혼합형(주식 비중 50%) 펀드의 전체 순자산은 지난해 말 4조2752억원에서 이달 22일 11조5288억원으로 5개월 만에 2.7배 증가했다.


펀드 수는 같은 기간 151개에서 172개로 13.9% 늘었고, 전체 설정액도 3조358억원에서 7조4190억원으로 144.38% 증가했다.


운용사별 점유율 변화도 뚜렷했다.


KB자산운용 점유율은 1.1%에서 23.6%로 급부상했고, 삼성자산운용 역시 0.93%에서 12.17%로 크게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최근 채권혼합형 시장이 단순 안정형 상품을 넘어 '중위험·중수익' 투자 수단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증시 상승 흐름은 따라가고 싶지만 변동성 부담으로 주식형 펀드 투자가 망설여지는 투자자들이 채권혼합형으로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를 편입한 채권혼합50 ETF로 자금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KB자산운용의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ETF'는 지난 3월 말 순자산 67억원에서 이달 22일 264억원으로 급증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ETF'도 출시 한달 만에 순자산 88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 등도 반도체·코스닥150 기반 채권혼합50 ETF를 잇따라 출시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신규 설정된 주식혼합형(주식50) 펀드 21개 가운데 약 81%가 반도체 채권혼합50 시리즈로 집계됐다.


사실상 신규 자금이 반도체 채권혼합50 ETF로 쏠리고 있는 셈이다.


그래프를 보면 채권혼합형 펀드(빨간색)는 올해 들어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지난해 말 약 2조7000억원 수준이던 순자산은 최근 6조5712억원까지 불어났다.


반면 채권형 펀드는 증가세가 둔화된 모습이다.


최근 증시가 급등하면서 채권만으로는 수익률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커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 주식형 펀드는 변동성이 부담스럽지만 채권혼합형은 채권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주식 상승 수익을 일부 가져갈 수 있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과거 안정형 상품으로 분류되던 채권혼합형 펀드 성격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존에는 배당주·채권 중심의 보수적 운용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반도체·코스닥150·성장주 비중을 높여 '중위험·중수익' 전략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채권혼합형 시장은 단순 안정형 상품이 아니라 증시 상승 흐름을 일부 따라가는 '중위험·중수익' 투자 수단으로 바뀌고 있다"며 "반도체·성장주 랠리가 이어지면서 수익률 기대를 높이기 위해 주식 비중을 50%까지 확대하는 상품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식형 펀드는 부담스럽지만 채권만 담기엔 아쉽다고 느끼는 투자자들이 혼합형 상품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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