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현장] "오세훈 지지 이유? 재개발 절실"…吳, 선거운동 첫날 '부동산 민심' 흔들었다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05.22 00:10  수정 2026.05.22 00:10

서울 전역서 '재건축' 위기론 부각

吳 "서울 지켜야 재건축 계속 진행"

"정원오, 李 대책 무조건 따를 것"

시민 2명, 吳 지지 이유 '재개발' 지목

오세훈(가운데)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저녁 청계광장에서 캠프 출정식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 ⓒ데일리안 김주훈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1일 강북을 시작으로 영등포구, 강남구 등 서울 전역을 도는 강행군을 펼쳤다. '회오리 동선'으로 승리 돌풍을 만들겠다는 의도지만, 사실상 '부동산 민심' 흔들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유세 현장마다 집값 상승과 전월세난을 부각해 '심판론'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오 후보는 이날 새벽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상인들과 배추를 나르는 작업을 시작으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오 후보는 "많은 자영업자가 어려운데, 묵묵하게 생업에 종사하는 상인 덕분에 서울의 경제가 돌아가고 있다"며 "이 사실을 서울 시민과 공유하며 선거운동을 시작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오 후보의 선거운동 첫발은 정쟁보단 '서울의 발전'에 초점이 맞춰졌다. 실제 가락시장에선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나 이재명 정부에 대한 비판은 언급하지 않았다. 오 후보는 "서울의 경제를 일궈 가는 사람들과 함께 뛰면서 서울의 밝은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 강북구 유세부터 오 후보는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도마에 올렸다. 강북·서대문·구로·성북·동대문 등 지역에서 총 5번의 유세가 진행됐는데, 오 후보는 지역의 사정에 맞춰 부동산 문제를 지적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장 재임 시절 해당 지역에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추진한 사례를 언급하며, 부동산 성과를 통해 이재명 정부와 차별성도 부각했다.


먼저 강북구 삼양사거리 유세에선 "동북권에서 주거 환경을 많이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서 지난 5년 동안 강북구 32곳 모아타운을 포함해 32곳에서 정비 사업을 시작한 것을 기억하고 있는가"라면서 "32개 구역에서 잘 진도가 나가고 있는데, 제가 서울을 지켜야 지금 잘 진행되고 있는 이 32곳이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동의하는가"라고 강조했다.


구로구 유세에서도 "제가 시장직으로 다시 돌아오기 전에 구로는 재개발·재건축 모든 주택 현장이 중단돼서 진도가 안 나가고 있던 것을 기억하는가"라면서 "그동안 44곳에 재건축·재개발이 시작됐는데, 여러분은 모두 알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동대문구에선 "동대문은 지난 4년 동안 많이 바뀌었는데, 제일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재건축·재개발' 잘 진행되고 있는가"라면서 "홍릉 바이오 단지를 비롯해 일자리 창출할 수 있는 경제 기반을 만드는 거 진도 잘 나가고 있는가"라고 부동산 성과를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이곳 동북권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면목선 도시철도가 이제 시작됐다"며 "강북횡단선은 다시 추진할 건데, 수인 분당선과 청량리 왕십리 단선도 꼭 해내야 하지 않겠나. 여기에 일상의 여가를 즐기실 수 있는 문화시설 시립도서관이 들어오게 되면 이제 구색이 착착 맞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서울 구로구 구로시장 인근에서 유세차에 올라 연설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주훈 기자

오 후보는 정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될 경우,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서울 전역의 재건축·재개발이 무산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부각했다. 특히 소위 '명픽'(이 대통령의 선택)인 정 후보가 시장에 당선될 경우, 정부와 청와대에 대립각을 세우지 못해 부동산 대책을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다는 주장까지 내놓으며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오 후보는 이날 성북구 유세에서 "이번 선거에서 서울시를 지켜내지 못하면 이 대통령 아마도 크게 착각을 할 것"이라면서 "본인이 펼치는 부동산 정책이 조금도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고 지금처럼 우리 모두를 힘들게 하는 부동산 정책으로 일관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큰 문제는 이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을 매우 잘하고 있다고 단 한 치도 책임이 없다고 무조건 뒤따르고 있는 정 후보"라면서 "엄마·아빠 뒤에 숨어서 엄마·아빠가 도와주지 못하면 자체 판단력도 부족한 이런 사람이 1000만 서울 시민, 대한민국 심장의 경영자가 되겠다고 하는데, 이런 사람이 시장이 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 후보가 GTX-A 삼성역 구간 공사의 철근 누락 논란 때문에 공사를 중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사안을 주택 이슈를 덮기 위해서 선거용으로 중단시키겠다고 한다"며 "이런 사람이 서울 시민을 위한 사람이라고 인정해 줄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정 후보가 '안전불감증' 문제로 오 후보를 수세에 몰아넣었지만, 오 후보는 오히려 '공사 중지'를 고리로 부동산 개발 의지 부족을 부각해 역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오 후보는 이날 저녁 청계광장에서 진행된 캠프 출정식에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총공세를 펼쳤다. 서울에 거주하는 2명의 청년을 연단에 세워 실제 청년이 바라보는 부동산 문제가 무엇인지 밝히게 한 것이다.


30대 신혼부부 이재학 씨는 정 후보의 빌라 공급 대책을 두고 "현재 서울시 신축 빌라 분양가는 쓰리룸 기준 6~7억원 정도 하는데,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 빌라 가격이 미래에 더 치솟을 수 있다"며 "빌라는 아파트에 비해 시세가 불확실해서 은행 대출도 어렵다. 대출조차 받기 어려운 빌라 공급이 청년에게 대안이 될 수 있겠나. 서민 현실을 깊게 들여다보지 못한 아쉬운 정책"이라고 직격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서울 구로구 구로시장 인근에서 진행한 유세를 마친 후 시민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주훈 기자

오 후보는 이에 대해 "서울이 주택 문제 때문에 발목이 잡혀 있다"며 "제가 서울을 지켜내 이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는 주택 정책을 반드시 바로잡고 여러분이 주택 문제 때문에 고민하지 않는 서울을 반드시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젊은 청년 2명이 우리와 함께 호흡하면서 포효해 든든하다"며 "6월 3일 이 젊은 에너지로, 서울 시민의 힘으로 서울시를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현재 부동산 민심은 서울 판세를 뒤집을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오 후보 역시 부동산 민심을 흔들어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정 후보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정 후보 입장에선 '안전' 문제를 전면에 내세워 오 후보를 압박하고 있지만, 부동산 문제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 후보의 구로구 유세 현장에서 데일리안과 만난 2명의 시민은 재건축·재개발 문제가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가정주부 홍모 씨(여·구로동·50대)는 오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구로동이 반드시 재개발이 돼야 하기 때문에 절실하다"며 "오 후보 말대로 정 후보는 이 대통령이 꼭 있어야 하는데, 오 후보는 없어도 충분히 재개발·재건축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모 씨(여·구로동·50대)도 "(재건축·재개발) 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관심을 더 많이 가져주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건축·재개발이 당면한 주민은 오 후보를 찍을 것 같은데, 관심이 전혀 없는 사람들은 정 후보를 찍을 것 같아서 솔직히 불안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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