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 전력량 25GW 수준…원전 약 20기 달하는 규모
기존 설비로 대응 한계…신규 원전 건설 등 검토 필요
'제12차 전기본' 관심…에너지 믹스 재편 가능성
강훈식 비서실장이 6일 청와대에서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시스
우리나라 경제의 미래를 좌우할 첨단 산업 '메가 프로젝트'에 대한 로드맵이 나온 가운데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한 전력 공급 대책이 시급해진 모습이다.
정부는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등 대규모 산업 단지 가동에 따른 전력 수요가 기존 전망치를 압도할 것으로 보고 원자력 발전 추가 건설 등 '실용적 해법'을 강구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AIDC 등 대규모 산업 인프라는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한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향후 가동될 주요 산업단지에 필요한 전력량은 25GW 수준으로 원전 약 20기에 달하는 규모다.
문제는 기존의 전력 수급 계획으로는 이러한 급격한 수요 증가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고 24시간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한 '기저 전원'인 원자력 발전의 비중을 더 높여야 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충분한 전력 공급없이는 메가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류 변화를 가장 명확히 드러낸 것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최근 발언이다. 김 장관은 지난 2일 주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에 대해 "반도체 팹 등 산업계의 폭발적인 전기 수요를 고려할 때 원전 추가 건설을 신속히 검토해야 한다"고 밝힌바 있다.
김 장관은 특히 호남권을 비롯한 서남권 지역에 반도체 클러스터 등이 집중될 경우, 송전 제약 해소와 안정적 전력 확보를 위해 기존 원전 부지 인근에 추가적인 원전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시사했다.
정부의 이러한 인식 변화는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업계와 학계는 12차 전기본이 단순한 수급 계획을 넘어, AI 시대를 대비한 '국가 에너지 생존 전략'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발전소 건설 못지않게 송·배전망 확충이 핵심 과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수도권에 집중된 전력 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발전소와 수요처를 잇는 계통 보강 없이는 원전 확대 효과가 반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제12차 전기본을 통해 신규 대형 원전 건설 로드맵을 구체화하는 한편 송전 선로 건설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 등 제도적 뒷받침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메가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안정적인 전력 확보에 달려 있다"며 "이념적 논쟁을 떠나 과학적 데이터와 산업계의 수요를 바탕으로 가장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전원 믹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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