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색' 사라진 선거사무소 개소식
'친한계' 대신 힘 실어준 북구 주민들
서병수·조갑제 참석해 뜨거운 격려도
한동훈, 시민들 향해 큰 절…"감사하다"
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예비후보가 10일 오후 부산 북구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개소식에서 시장 상인 김복악 할머니를 소개하고 있다. ⓒ한동훈 캠프
10일 오후 부산 북구에 위치한 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 앞. 보통 선거사무소 개소식이라면 멀리서부터 특정 정당을 상징하는 붉은색이나 파란색을 맞춰 입은 지지자들이 몰려들고, 거리 전체를 뒤덮기 마련이지만 이날 풍경은 사뭇 달랐다.
등산복 차림의 중년, 검정색 반팔 티셔츠를 입은 청년, 꽃무늬 남방을 걸친 노인들까지. 누가 지지자이고 누가 동네 주민인지 쉽게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한 후보의 도착을 기다리며 건물을 중심으로 늘어선 행렬은 100m 넘게 이어지면서도 질서정연했다. 이들은 강렬한 햇빛 아래 한 후보의 첫 발걸음부터 뜨겁게 응원했다.
개소식 안으로 들어서자 분위기는 더 이질적이었다. 통상 정치 거물들의 축사와 현역 의원 소개로 채워지는 행사와 달리, 이날 무대의 중심은 북구 주민들이었다. 한 후보의 끼니를 걱정하며 토마토와 찰밥을 건넸던 김복악 할머니, 다운증후군을 앓는 자녀를 양육하며 정책의 허점을 토로했던 희수양의 어머니, 어두운 밤거리를 함께 지켰던 만덕2동 청년회장 등 북구에 정착한 한 후보와 인연을 맺은 시민들이 대거 출동했다.
그리고 주민 한 명 한 명은 한 후보와 함께 무대 위에 올라 그와의 인연을 풀어냈다.
한 후보는 "우리의 이 개소식은 다르다. 힘센 사람들을 한 번 모아놓고, 말 한 번 시키고 그것을 언론에 자랑하는 그런 다른 개소식과는 다르다"면서 "솔직히 얼마 전까지만해도 저도 그렇게 하려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누가 제게 그랬다. 내가 굉장히 소박하고 혼자 다니면 '진짜 사람들이 내가 혼자인 줄 안다. 그럼 누가 널 뽑아주겠냐' 이런 말을 했다. 그냥 힘을 보여줘라, 너가 얼마나 이 지역을 바꿀 수 있는 지를 사람들을 불러서 면면을 보여주라했다"면서 "저도 그럴 생각이었지만, 이분들을 만나 뵙고 생각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예비후보가 10일 오후 부산 북구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개소식에 참석한 시민들을 소개하고 있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이어 김복악 할머니를 소개하며 "이 근처에서 채소 장사를 하면서 제게 찰밥 도시락을 만들어줬던 어머님, 제가 여기 모시느라고 정말 힘들었다"며 "대통령보다 더 모시기가 힘들었다"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또 "(제게 준) 그 밥 한 끼를 평생 잊지 않겠다. 그래서 오늘 우리의 개소식을 이렇게 전적으로 주민과의 축제로 바꾸게 됐다"며 "어머님 같은 분들을 위해서 북구를 획기적으로 바꾸겠단 약속을 분명히 다시 한 번 드린다"고 공언했다.
복지 제도의 허점을 토로했던 다운증후군 자녀를 둔 희수 어머니를 향해서는 "국회로 가서 바로 우리 변희수를 위한 법, 이땅에 많은 변희수를 위한 법을 만들겠다 약속드린다"고 선언했다.
형제복지원 피해자 지원을 호소했던 덕천지하상가의 한 상인의 목소리에는 "내게 처음으로 북갑에서 해결해야 할 숙제를 준 분"이라며 "형제복지원 피해자가 북구에도 많이 있다. 제가 듣기에도 시원스럽게, 정의와 상식에 맞게 이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어 함께 해결해 나가자고 했다. 어디 호소할 때 없는 이런 어려움을 반드시 해결하겠다. 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10일 오후 부산 북구 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예비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개소식 모습. ⓒ한동훈 캠프
이와 함께 국민의힘을 탈당한 후 합류한 서병수 명예선대위원장, 손상용·조성호 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해 부산시 사립학교 교장 선생님 모임인 장우회 회장을 맡은 박상규 전 성도고등학교 교장과 구포시장 부회장을 역임한 이근배 구포시장 자문위원 등 세 명의 후원회장을 소개했다.
서병수 위원장은 "아저씨 아니고 형님이다. 오빠 아니다"라고 '오빠 논란'을 일으켰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하정우 민주당 부산 북갑 후보를 직격하며 "얼마 전에 제가 탈당했지만 마음속부터 뼛속까지 국민의힘이다. 한 후보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역설했다.
서 위원장은 "누구보다 가장 국민의힘 다운 후보 아니겠느냐. 오늘 우리 한 후보가 북구 주민 일일이 소개하는 것 봤느냐. 세심하고 따듯하고 소박하게 하고 있다"며 "사실 북구에 와서 처음 선거 운동할 때 걱정했다. 검사 출신에다가 정말 엘리트 출신이 아니냐. 과연 북구 주민들과 노동자들과 감정 교류를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첫날부터 완전히 제 생각이 틀렸단 것을 몸소 보여줬다"고 격찬했다.
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예비후보가 10일 오후 부산 북구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개소식에서 아내 진은정 변호사와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도 참석해 한 후보와 북구 주민들을 위해 따듯한 인사말을 전했다.
조 대표는 "한 후보가 이렇게 빨리 변할 줄 몰랐다. 부산 북갑을 딱 찍어서 여기 왔는데, 성공적으로 달라진 그 원인은 실력도 있겠지만 한동훈을 따듯하게 받아준 북갑 그리고 부산 시민들 덕분 아니겠느냐"라고 강조했다.
며칠 전부터 한 후보의 선거를 도우며 북구 만덕2동 한 아파트에 전입신고를 마친 아내 진은정 변호사도 참석해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며 힘을 보탰다.
1시간 가량의 주민 소개를 마친 한 후보는 "저는 오늘 드릴 말씀이 없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오늘 앞서 북구 주민들이 모두 했다. 저는 그걸 듣고 실천하겠다"며 "여러분과 함께 북구의 미래를 열게 해줘서 고맙다. 여러분이 저를 받아준 것에 대해 그 의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게 얼마나 큰 숙제인지 제가 이해하고 있다. 북구 미래를 여러분과 함께 열겠다"고 호소했다.
한 후보는 끝으로 "제가 정치를 하면서 절을 올리는 게 이해가 안 됐는데 받아달라"고 농담을 건네며 참석자들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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