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성 공개 조사 요청에 MBC 사장은 ´바쁘다´”

입력 2009.01.16 23:41  수정

보수 미디어단체-MBC, 편파보도 보고서 2차전…공동조사에 묵묵부답

공언련 “엄사장, 입장 표명 듣고 싶다” MBC “신년행사로 바빠서”

‘편파방송’ 공개 조사를 둘러싸고 공정언론시민연대(공언련)과 MBC의 신경전이 해를 넘겨 계속되고 있다.

공언련이 보고서를 통해 “MBC의 편파성은 심각하다”고 지적한 뒤 MBC가 공언련의 인적 구성을 문제삼자, 공언련측이 ‘편파성에 대한 공동 조사’를 공개 요청했으나 MBC측에서는 답변을 피하고 있는 것.

공언련은 지난해 12월 20일 ‘편파방송 없는 세상을 그리며’라는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MBC와 KBS의 시사보도 프로그램은 2002년 병풍(兵風)때부터 일관되게 편파성을 보였으며, 특정 입장에 대한 선동자 역할까지 했다. 특히 MBC의 경우, TV와 라디오 시사보도 프로그램 모두 KBS보다 편파성이 심각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MBC는 23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가치판단이 아닌 정확한 사실을 전달했음에도 편파방송이라 주장한다”며 “일부 신문은 그럴듯한 단체를 빌려 일제히 지상파 방송을 비난하는 보도를 똑같이 내놨는데 사실을 전달하거나 말 그대로 인용한 보도를 편파방송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공언련은 한나라당 추천 방송위원을 지낸 김우룡 한국외대 교수와 성병욱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뉴라이트 계열의 인사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고 조선일보의 류근일 전 주필과 중앙일보의 봉두완 전 논설위원이 고문으로 돼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같은 MBC의 문제제기에 공언련은 24일 “‘뉴스데스크’ 진행자들은 공언련이 제시한 수많은 편파근거자료 중 타이틀 3가지를 예로 들며 마치 공언련이 편파적인 조사를 한 것처럼 호도하고, ‘그럴듯한 단체’ 등 마치 누군가에 의해 내세워진 것처럼 보도해 우리의 명예에 심대한 훼손을 가했다”며 “김우룡 대표가 한나라당 추천 방송위원이라는 사실은 부각시키면서도 그가 MBC 출신으로1988년, 방송노조와 MBC의 공영적 민영화를 추구했다는 사실은 빼놓은 채 출신성분조차도 편파적으로 따지는 MBC에 섬뜩한 생각이 든다”고 재반박했다.

공언련측은 MBC에 ‘편파성에 대한 공동조사’를 공개 제안한 상태. ‘중립적 학회나 연구기관 등에 의뢰해 편파보도 여부를 조사하자’는 게 공언련측의 주장이다. 공언련측은 MBC의 입장 표명과 엄기영 사장과의 면담을 제안했지만 MBC측은 수차례의 요구를 우회적으로 거절했다.

공언련측은 지난 7일 MBC에 관련 공문을 발송했으나, 9일 MBC에서 ‘공문 접수 확인이 안되었다’라며 공문 발송을 재차 요청하며 양측 간 면담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공언련은 공문 재발송 이후 12일 MBC측에 면담을 다시 요청했으나 “신년행사 등 이러저러한 이유로 사장님께서 바쁘다”는 답변이 돌아왔고, 13일에는 MBC측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공언련은 지난 14일 MBC를 다시 방문, 면담 요청 공문을 전달했으나 여전히 MBC측에서는 사실상 면담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공언련 관계자는 “공영방송으로서의 객관성과 중립성, 공정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디지털 매체융합에 대해 엄 사장의 생각을 듣고 싶었다”며 “우리로서는 MBC가 정중한 방법으로 면담을 거부하고 있는 것에 아쉽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MBC측이 면담과 공동조사를 거부한다면 스스로 편파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지 않느냐. 그렇다면 MBC 뉴스데스크를 통해 우리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보도를 해야 할 것”이라며 “방송심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MBC와 관련된 조속한 심의를 촉구하고, 앞으로도 MBC 시사보도프로그램의 모니터링을 꾸준히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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