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개혁시민연합 주최 ‘공영방송 베일 벗기기’ 토론회
KBS·MBC 방만운영 비판…“남아도는 인원에 고임금 등 비효율적”
공기업개혁시민연합은 14일 서울 중구 정동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에서 ‘공영방송 베일 벗기기’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열고 공영방송의 변화 방안에 놓고 논의했다.
‘무엇을 위한 공영인가’라는 부제처럼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그동안 공영방송이 수행해 온 역할 등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 “이론적으로 시청률 확대를 통한 광고수입 극대화가 민영방송이나 상업방송의 목적이라면 공공방송의 목적은 정보의 보편적이고 공정한 분배와 국민 정서 함양인데, 우리나라는 그 구별이 매우 모호하게 되어 있다”는 것.
이들은 “공영방송이 정부의 지나친 재정 지원을 받으며 방만한 운영을 하고 있다”며 ‘공영방송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건국대 경제학과 김진영 교수는 “명목상 공영방송으로 KBS와 MBC가 있지만 재원조달 측면에서 높은 광고비 의존도(KBS 50% 가량, MBC 거의 전액) 등을 볼 때 오히려 상업 방송에 가깝다”며 “이들은 손쉽게 수신료라는 재원을 얻기 때문에 방만한 운영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KBS에 대해 “친정권적이든 반정권적이든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서는 불만을 갖는 국민들이 있게 되며 모든 국민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킨다고 인정할 수 있는 방송을 만드는 것은 실제로 불가능하다”고 전제한 뒤 “KBS는 성격이 매우 다른 많은 정권 하에서 친정권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공영방송’이라는 타이틀이 정치적 중립성을 답보하는 건 아님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KBS 2TV의 광고의존도나 방송 내용 등은 민영방송과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데, 수신료 기반 방송의 성격은 50%만을 지니고 있다”며 KBS가 사실상 공영과 민영이 혼재된 성격으로 인해 방만한 운영을 해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문제삼았다. “접근할 수 있는 자료가 지극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방만한 운영이 있었다고 의심할만한 확실한 근거는 찾기 어렵지만 우려되는 사항들이 발견된다”는 것.
김 교수는 “1981년 이후 KBS가 적자가 발생했던 해는 1981년, 1988년, 1998년, 2004년 4차례에 불과하다”며 “그러나 적자가 없었다는 사실만으로 그동안 효율성 높은 운영을 했다고는 보기 어려우며 과거 방만한 운영의 반영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KBS가 SBS보다 많은 2개의 TV 채널과 다수의 라디오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며 “그러나 KBS의 규모가 2배이상이라 하더라도 인원수가 민영기관에 비해 4배라는 것은 지나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기술직을 제외한 PD 아나운서 등도 KBS가 3배 더 많으며, 기자의 경우에도 두 채널의 뉴스가 상당부문 중복 된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2.5배 가량 많은 인원은 분명 지나치게 많다”며 “이처럼 KBS는 민영방송보다 몇배나 되는 인건비를 투입하고 있지만 방송 내용에는 큰 차이가 없는데, 재원이 시청자들의 수신료를 기반으로 마련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태가 더욱 심각하다”고 문제삼았다.
김 교수는 MBC에 대해서는 “광고 기반 방송”이라고 규정하면서 “이렇게 볼 때 원칙적으로 MBC의 민영화는 너무도 당연한 사안이나, 방송문화진흥회가 70%, 정수장학회가 30% 지분을 소유한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진정한 ‘민간소유;로 전환할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MBC는 지상파 3사 중에서도 가장 제재를 많이 받았는데 이 제재의 상당 부분이 ‘상업성’과 관련돼 있다”며 “간접광고 등과 관련해서도 MBC가 가장 문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소유구조만 가지고 MBC를 실질적인 ‘공영’으로 간주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MBC는 상업적 내용의 방송만 한 것이 아니라 좋은 다큐멘터리 등 교양방송도 해왔는데, 이는 공영방송이기 때문에 양질의 프로그램 제공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기보다는 광고기반 방송도 양질의 프로그램 제공이 가능함을 보이는 예”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본질적으로 광고기반 방송인 MBC의 보도 공정성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면서 “MBC의 보도 관점을 바꾸기 보다 MBC와 관점이 다른 종합편성 방송이 추가되는 것이 더 나은 해결 방식”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KBS나 MBC처럼 소유의 형태에서 공영성이 있다는 것이 방송의 중립성을 지켜주는 게 아닌 만큼, “다양성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방송의 정치적 중립성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좀 더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영방송은 품위 있는 문화의 유지와 전달, 보편적인 정보제공, 교육기회의 확대 등에 이바지해야 한다”며 “방송의 공정성에 집착하는 방송 산업 개편 논의들은 정권이나 정파의 ‘입맛에 맞는 방송’을 확대하기 위한 논쟁에 방송의 공정성이라는 외피를 두른 정치적 논쟁에서 맴돌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현재로서는 지상파 방송의 채널을 늘려서 채널 선택권을 시청자가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아주대 경제학과 현진권 교수도 “정부에서 낭비적으로 공급하면, 모든 재화는 공공재가 된다”며 “공공재 논리를 통한 정부제공은 정부재원을 낭비하게 하는 속성이 있는 만큼, 공영방송은 ‘공’을 앞세워서 정부재원을 낭비하게 하는 논리로서 오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 교수는 “미국 민간방송인 NBC나 ABC 등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방송이 공공적 가치를 지향한다고 해서 꼭 정부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정부의 지나친 지원은 오히려 민간사업체들에 대한 구축효과를 가져와 미디어 산업을 퇴보시킬 수 있다. 더욱이 현재의 공영방송은 ‘공’을 앞세워, 정부지원을 합리화시키지만, 기관운영정보에 대해서는 국민의 재산권을 인정하지 않는 기형적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디어발전국민연합 변희재 공동대표도 “최근 언론노조 파업사태를 보면 MBC는 파업에 대한 보도에만 집중하는 등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한 방송을 하고 있다”며 “일부 방송사들이 공영성을 핑계삼아 시장을 독점하고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 대표는 특히 MBC가 최근 방송광고시장의 침체로 인해 40%이상이었던 외주제작 업무를 회수하여 인하우스 제작으로 돌리고 있음에도 총파업에 따른 프로그램 제작 차질은 사실상 적었다며 “방만한 인력으로 운영을 해왔는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