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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재판 넘긴 검찰…'이재명 연결고리' 찾을까


입력 2023.02.04 11:20 수정 2023.02.04 11:26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검찰, 김성태 '대북송금' 의혹 외국환거래법 적용…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도 기소

추가조사 통해 해당 자금 대가성 여부 규명예상…檢 "다른 범죄사실 계속 수사계획"

김성태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지원사업, 이재명 방북비용 명목 800만 달러 대북송금"

'변호사비 대납' 의혹도 계속수사…이재명, 모든 의혹 부인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뒤 마스크를 쓰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뒤 마스크를 쓰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을 지난 3일 구속기소 한 검찰은 앞으로 김 전 회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이 연결고리를 찾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회장이 경기도 대북사업 비용 대납과 이 대표 방북비용 명목으로 800만 달러를 북한 측에 건넸다고 진술한 만큼, 이를 토대로 쌍방울과 당시 경기도 사이 연관성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복수 언론보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이날 김 전 회장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및 뇌물공여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서는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 적용 없이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만 적용했다. 김 전 회장과 공모해 회사자금을 횡령·배임했다는 혐의를 받는 양선길 현 쌍방울 그룹 회장도 구속기소 됐다.


김 전 회장을 기소한 검찰은 추가조사를 통해 해당 자금의 대가성 여부를 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검찰은 이날 최장 20일인 구속 수사 기한 때문에 기소하지 못한 다른 범죄사실을 계속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1월과 4월, 11월 경기도의 스마트팜 지원 사업과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 방북을 위해 각각 500만 달러, 300만 달러를 북측에 건넸다고 지난달 30일 검찰에 진술한 바 있다. 그는 2018년 12월 29일 중국 단둥에서 만난 김성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조선아태위) 실장으로부터 "경기도가 스마트팜 개선을 약속해놓고 아무런 지원이 없다"며 "돈을 대신 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한다. 이어 2019년 1월 중국 선양에서 송명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조선아태위) 부실장 등 북측 인사와 만나 스마트팜 지원 명목으로 500만 달러를 주기로 했다고 검찰 조사에서 털어놨다.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안부수 회장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뇌물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 실장의 말을 들은 김 전 회장이 술에 취한 채 대신 돈을 내겠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해외 도피생활 중 태국에서 체포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회장이 지난달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해외 도피생활 중 태국에서 체포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회장이 지난달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 전 회장은 당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이 대표와 통화하던 중 휴대전화를 자신에게 넘겨줬고, 이 대표가 "고맙다"고 말했다고도 진술했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당시 북한에 500만 달러를 주기로 합의한 뒤 이 대표와 통화한 것"이라며 "대북 송금에 대해 고맙다고 한 것으로 이해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한다. 그는 국내 송환 당시만 해도 이 대표를 모른다고 부인했으나 최근 이 대표와 네 차례 통화했다고 진술을 바꿨다.


김 전 회장은 같은 해 11~12월 북측 공작원인 리호남이 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을 위해서 벤츠 차량과 헬리콥터를 준비할 돈이 필요하다고 하자, 300만 달러를 추가로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그는 애초 대북송금이 '대북 경제협력 사업권을 위한 대가'라고 주장했으나, 검찰이 증거를 제시하자 진술 내용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이 대표와 연관성을 주장하면서 이후 검찰의 수사 대상과 범위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 전 부지사를 소환해 경기도의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등이 북측에 전달된 경위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다만 이 대표는 이러한 수사에 대해 '검찰의 신작 소설'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당시는 남북관계가 경색된 시점이어서 방북을 논의할 때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검찰은 또 쌍방울그룹이 경기도에서 추진하려던 사업이 대북송금 배경이 됐는지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쌍방울은 2018년 경기도가 지분을 보유한 전시컨벤션센터 킨텍스 호텔과 태양광발전소 건립, 대규모 태양광 시설이 포함된 안산시 에코 에너지파크 조성, 경기도 내 물류센터 설립 사업 등에 참여하려고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쌍방울이 추진하려고 했던 경기도 내 사업은 실제로 진행되지 않았고, 이 전 부지사도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 수사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2018년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임할 당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은 변호사 수임료를 쌍방울이 전환사채(CB) 20억원, 현금 3억원 등으로 대신 지불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지난해 9월 해당 사건과 관련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고발 사건을 불기소하며 결정서에 "쌍방울의 전환사채 편법 및 유통 발행 과정에서 그 이익이 변호사비로 대납 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적어 수사 의지를 드러냈다.


김 전 회장은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입장이다. 쌍방울로부터 수임료를 대신 받았다고 지목된 변호사와 이 대표도 관련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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