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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출연자 뒤에 숨은 ‘나는 솔로’ 제작진…‘일반인’ 제물 삼은 무책임함


입력 2021.12.15 08:01 수정 2021.12.15 07:44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한 일반인 출연자가 촬영 도중에 입은 피해를 호소하고, 이에 또 다른 출연자가 그 당사자로 지목이 되며 큰 비난에 휩싸였다. 결국 해당 출연자가 직접 해명하고, 악플에 대한 당부를 하는 사이 제작진은 침묵을 유지했다. 출연자, 특히 일반인 출연자를 보호하려는 최소한의 움직임도 보여주지 않은 ‘나는 솔로’ 제작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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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NQQ, SBS Plus 예능프로그램 ‘나는 SOLO’(나는 솔로)가 출연진 태도 논란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솔로 남녀들이 모여 짝을 찾는 이 프로그램에서 출연자 영철(가명)이 정자(가명)에게 호감을 표하고, 사실상 거절을 당하자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과격하고 무례한 영철의 언행에 시청자들 또한 불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후 정자가 직접 피해를 호소하고 나서면서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그는 4박 5일 촬영 기간 동안 방송에 나가지 못할 순간들과 버티기 힘든 경험들을 했다며, 현재 대학병원 등을 다니며 상담과 약물치료를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영철의 개인 SNS에는 수천 개의 악플이 쏟아졌고, 결국 영철 또한 자신의 SNS를 통해 “방송에서 보인 모습에 불편함을 느끼셨던 모든 시청자분들에게는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자신 외에 가족과 지인에게까지 쏟아내는 악플은 자제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정작 책임을 져야 하는 이들은 사라졌다. 출연자는 고통을 당하고, 논란이 확산되는 동안 ‘나는 솔로’ 제작진은 보이지 않았다.


우선 촬영 과정에서 제작진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편집돼 공개된 행동에도 시청자들이 불편함을 지적할 만큼 한 출연자의 행동이 도드라졌고, 실제로 고통을 받은 출연자가 있었음에도 제작진의 적절한 통제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영철이 태도 논란에 휩싸이고, 정자의 증언까지 더해지면서 마찬가지로 일반인 출연자였던 영철에 대한 보호 또한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 제작진이 이번 논란에 대해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으면서 시청자들은 무차별적으로 영철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고, 이것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또 영철은 물론, 피해를 주장한 영자에게도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의 강도 높은 악플이 이어지기도 한다.


물론 ‘나는 솔로’는 ‘극사실주의’ 표방하는 연애프로그램이다. 5박 6일간의 합숙기간을 가지면서 출연자들을 몰입하게 하고, 이 과정을 최대한 개입 없이 담아내면서 ‘날것’의 감정을 포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리얼리티를 위해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한다는 것이 그들이 해야 할 최소한의 역할마저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비단 ‘나는 솔로’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일반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예능프로그램들은 대부분 현실감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진한 공감을 끌어내고자 한다.


‘한끼줍쇼’,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같은 일반인 토크프로그램은 그들의 일상을 담담한 톤으로 담아냈으며, ‘동상이몽’과 ‘무엇이든 물어보살’과 같은 상담프로그램은 현실적인 사례들로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곤 했다. ‘하트시그널’부터 ‘환승연애’, ‘체인지 데이즈’, ‘나는 솔로’와 같은 연애프로그램들은 연예인들의 ‘연기’ 같은 연애가 아닌, 실제 연애를 다룬다는 점에서 더욱 깊은 몰입을 끌어내곤 했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자극적인 사연, 에피소드들이 담기면서 출연자들의 태도를 지적하는 일들이 잦아졌고, 이에 출연자들을 향한 ‘악플 문제’는 일반인 예능프로그램의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를 잡았다.


때문에 일반인들을 소재로 삼는 예능프로그램들은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곤 한다. 부족한 자질을 보여준 견주를 향해 비난이 쏟아져 논란을 빚었던 KBS2 예능프로그램 ‘개는 훌륭하다’는 개선을 위해 어렵게 출연을 결심해준 출연자들의 용기를 강조하며 시청자들의 이해를 구했다. 최근 한 출연자 가족의 태도가 지적 대상이 된 채널A 예능프로그램 ‘금쪽같은 내새끼’ 제작진은 비난 내용이 담긴 게시글 등에 “무분별한 욕설 및 비난 댓글로 인하여 해당 출연자 가족분들의 심적 고통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관련 게시글 삭제 조치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는 댓글을 달며 출연자 보호를 위해 애썼다.


일각에서는 출연을 선택한 것은 출연자 본인이며, 시청자들의 반응은 ‘악플’이 아닌, 시청 내용에 대한 ‘의견’이라고 지적을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제작진은 출연자를 향한 평가에 가담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보호하는 것이 역할인 것이다. 결국 ‘나는 솔로’의 제작진은 자신들이 해야 할 최소한의 역할도 하지 못했고, 이것이 논란을 만들고 또 키운 셈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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