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15% 보장", 정치권은 "국민배당금" 주장
총파업 압박 이어 AI 초과이익 환원론까지 확산
ⓒ데일리안DB
삼성전자를 둘러싼 ‘이익 배분’ 압박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보장하라고 요구하며 총파업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AI 반도체 기업의 초과 이익을 국민에게 환원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등장했다. AI 반도체 슈퍼사이클 중심에 선 삼성전자가 안팎에서 동시에 거센 부담을 받는 모습이다.
12일 삼성전자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을 통해 막판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성과급 체계 개편을 둘러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폐지와 제도화까지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업계 최고 수준 실적 달성 시 특별 포상 등을 통해 경쟁사 이상 수준 보상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6.2% 임금 인상과 최대 5억원 규모 주거안정지원 제도까지 제시했지만 노조는 "제도화가 핵심"이라며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노조 요구 수준이 경쟁사와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SK하이닉스 역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체계를 운영하고 있지만 적용 기간과 조건이 존재한다. 반면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 15% 재원화와 상한 폐지를 사실상 상시 제도로 고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재계가 민감하게 바라보는 부분이 바로 이 '제도화' 요구다. 반도체 산업은 업황 변동성이 큰 대표적 사이클 산업인데 특정 시점의 호황 실적을 기준으로 성과급 지급 구조를 사실상 영구 고정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현재 HBM 경쟁력 회복과 첨단 패키징, 미국 투자, 차세대 메모리,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 등 대규모 투자를 동시에 진행 중인 상황이다. 업황 악화 시기를 대비한 투자 재원 확보가 중요한 산업 특성상 영업이익 일정 비율을 사실상 의무 배분 구조처럼 고정할 경우 향후 투자 여력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논란은 노사 갈등에 그치지 않고 정치권으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만의 결과가 아니다"라며 반도체 기업 등의 초과 이익으로 발생한 초과 세수 일부를 국민에게 환원하는 '국민배당금' 구상을 제안했다.
김 실장은 노르웨이 국부펀드 사례까지 언급하며 AI 시대 초과 이윤의 사회 환원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재계에서는 즉각 우려가 나왔다. 삼성전자 노사 갈등과 '국민배당금' 논란이 확산되자 시민단체와 노동계에서도 반도체 기업의 초과이윤 환수 논의에 본격적으로 가세하는 분위기다.
참여연대와 사무금융우분투재단,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등은 오는 20일 '반도체 초과이윤,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주제로 긴급 좌담회를 열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AI 반도체 호황으로 막대한 선행투자와 리스크를 감수해온 민간기업 이익을 사회적 배분 대상으로 바라보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막대한 선행투자와 글로벌 경쟁 리스크를 감수해온 민간기업 이익을 사실상 공공 자원처럼 접근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적지 않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빅테크들의 AI 투자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설비투자(CAPEX)를 집행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클라우드 빅4의 올해 CAPEX 합계는 최대 7250억달러(약 1073조원)로 전년 대비 7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서 초과이익 환수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중장기 투자 전략과 투자 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최근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AMCHAM)까지 삼성전자 총파업 가능성에 대해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한국 투자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입장문을 내면서 파장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한편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핵심 쟁점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이날 "오후 8시20분까지 조정안이 나오지 않으면 협상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히며 사실상 최후통첩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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