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제2의 비트코인’ NFT 열풍, 케이팝에도 스며들다


입력 2021.06.30 08:36 수정 2021.06.30 08:36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이날치 밴드·팔로알토·에이스 등 케이팝 가수들 다수 참여

밴드 이날치 ⓒ하이크 밴드 이날치 ⓒ하이크

주로 게임 아이템이나 디지털 예술품과 같은 희소성 있는 재화를 블록체인 상에서 토큰화 할 때 쓰이는 NFT가 최근 음악 산업에도 적극 접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업계에선 케이팝(K-POP)과 NFT가 향후 엄청난 시너지를 낼 거라는 의견이 높다.


NFT란 토큰 1개의 가격이 일정한 일반적인 가상자산과 달리, 토큰마다 고유 가치를 지니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디지털 상품에 붙는 ‘원본 증명서’와도 같은데, 블록체인 기술로 고유 번호를 부여하고 가상화폐를 이용해서 사고파는 식이다. 지난달엔 MZ세대를 중심으로 NFT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하루 2000억원에 가까운 규모가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전환 등 트렌드 변화에 적응력이 빠른 케이팝 산업에서도 NFT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엔 밴드 이날치도 히트곡 ‘범 내려온다’를 디지털 자산 거래 플랫폼 NFT매니아를 통해 NFT 발매한다고 전했다. 이 곡은 이날치가 지난해 발매한 정규 1집 ‘수궁가’의 수록곡으로, 네이버 온스테이지 영상과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을 통해 대중적으로 알려지며 이른바 ‘1일 1범’ 열풍을 일으켰다. 이날치는 “디지털 시장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새로운 시장에 대한 관심과 궁금함이 들었다”며 “획기적이라는 생각에 발매를 결정하게 됐다”고 발매 동기를 전했다.


이에 앞서 국내 최초로 NFT 형태의 앨범을 발매한 건 힙합 뮤지션 팔로알토가 최초다. 이 앨범은 그의 소속사인 하이라이트레코즈와 케이컬처(K-CULTURE) 전문 NFT 마켓 플레이스 스노우닥의 협업을 통해 이뤄졌고, 팔로알토는 미국 힙합가수 영벅과의 컬래버레이션 신곡 ‘부메랑’(BOMERANG)을 내놓았다.


그룹 에이스(A.C.E)는 케이팝 아티스트 최초로 미국 왁스(WAX) 플랫폼을 통해 포토카드를 NFT로 발매했다. 여기엔 에이스가 그동안 발매한 4개 앨범의 멤버별 사진과 뮤직비디오 장면 등이 담겼다. 이밖에도 선미와 어번자카파, 박원 등이 소속된 어비스컴퍼니도 지난달 21일 NFT 플랫폼 디파인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 가요 관계자는 “케이팝과 NFT와 접목하는 사례가 이어지는 건, 현 가요시장에서 음원이 스트리밍으로 주로 소비되는데, NFT의 경우 수익을 가져가는 중간 사업자가 없어 수익을 대부분 아티스트가 직접 가져갈 수 있기 때문. 또 타이틀곡만 소비되는 가요계에서 다른 곡들도 주인을 찾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의 개입 없이 아티스트가 직접 음원이나 굿즈를 발매하면서, 한 사람만을 위한 파일에 유일성을 부여하는 식이다. 아티스트는 자신의 창작물을 직접 NFT로 발행하고, 팬들에게 바로 판매할 수 있다. 팔린 NFT는 세컨더리마켓에서 더 높은 가격에 팔릴 수 있고, 창작자는 그 때마다 수수료를 일부 받게 된다. 또 위조나 변조가 되지 않는다는 불변성도 NFT의 매력이다.


최근 NFT매니아와 협업으로 NFT 음원을 발매한 가수 리아(RIAA)는 “음악도 NFT 형태로 제작되어 소유권 개념으로 하나의 예술품으로 인식 될 수 있고, 이를 다시 거래 할 수 있다는 부분이 획기적이다”라며 “크립토 케이팝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전망이 기대되며, 최초 크립토 케이팝 NFT에 참여할 수 있어서 영광스럽다”고 전했다.


NFT매니아 관계자는 “한 후배가 음악을 듣는데 타이틀곡이 아닌, 수록곡 하나만 연이어 듣는 걸 보고 타이틀 보다 좋은 수록곡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많은 아티스트들이 제작자나 대중의 시선을 의식한 타이틀곡을 내는 경우가 많은데, 많은 사람을 신경 쓰지 않고 아티스트 본인의 진정성을 담은 음악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진정성이 담긴 음악을 만들어서 한 사람이 사면 되는 구조다. 그런 사람을 찾고 싶었다. 심지어 아티스트들의 반응도 좋다. 그간 현 대중가요 시장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았던 것 같다. 최근엔 아티스트 개인은 물론, 매니지먼트와 이야기해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NFT 시장이 ‘거품’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와 관련해 이 관계자는 “NFT는 탈중앙화된 기술이다. 1800년대 초반, 주식 역시 ‘거품’ ‘사기’란 인식이 있었지만 이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는 것처럼 NFT 역시 마찬가지다. NFT라는 새로운 재화에 대한 우려 때문에 거품이란 우려도 나오는 것 같다”면서 “결국은 창작자가 NFT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다. 거품을 만들려고 조작을 해서 판다면 잘못된 일이지만, 좋은 쪽으로 활용하면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