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온열질환 비상…응급실 환자, 5년간 3배 폭증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5.28 09:07  수정 2026.05.28 09:13

7월 집중되던 피해, 최근엔 8월까지 확대

올해 온열질환자도 전년 대비 2배 수준 증가

“고령층·만성질환자 각별한 주의 필요”

ⓒ연합뉴스

최근 5년간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에 실려온 환자가 3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사망자는 연평균 30명 수준으로 누적 124명에 달했다. 특히 최근 들어 80대 이상 고령층 사망이 늘면서 전문가들은 폭염 속 장시간 야외 활동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21~2025년 온열질환자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총 1만3922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1년 1376명 ▲2022년 1564명 ▲2023년 2818명 ▲2024년 3704명 ▲2025년 4460명으로 최근 5년간 3배 넘게 증가했다.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최근 5년간 총 124명이었다. 연도별로는 ▲2021년 20명 ▲2022년 9명 ▲2023년 32명 ▲2024년 34명 ▲2025년 29명으로, 2022년을 제외하면 최근 3년 연속 30명 안팎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발생 장소를 보면 온열질환 피해가 특정 작업 현장에만 국한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2025년 온열질환 사망자 29명 가운데 ▲길가 6명 ▲논밭 5명 ▲주거지 주변 4명 ▲산 3명 등 일상적인 야외 공간에서 발생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사망자가 가장 많았던 2024년에도 ▲논밭 8명 ▲길가 5명 ▲주거지 주변 5명 ▲실외작업장 5명 등으로 집계되면서 폭염 피해가 생활 공간 전반으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였다.


최근 5년간 응급실에 방문한 온열질환자 및 사망자 수 ⓒ김윤 의원실

발생 시기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온열질환자와 사망자가 주로 7월에 집중됐지만, 2023년 이후에는 7월뿐 아니라 8월까지 피해가 이어지는 흐름을 보였다. 특히 고령층 피해가 두드러졌다. 사망자는 50~70대 고령층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지만, 2023년에는 80대 이상 사망자가 16명으로 크게 늘었고 2024년과 2025년에도 10명대를 유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장시간 고온 환경에 노출될 경우 두통과 어지럼증, 근육경련, 피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할 경우 의식 저하나 열사병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적절한 조치가 늦어질 경우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고령층의 경우 체온 조절 기능이 떨어지고 만성질환을 동반한 경우가 많아 폭염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폭염이 이어지는 낮 시간대에는 탈수와 열사병 위험이 커지는 만큼 장시간 야외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박진선 한양대학교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폭염은 단순히 더운 날씨가 아니라 심장과 혈관에 과부하를 주는 위험 환경”이라며 “특히 고령층이나 심혈관질환자는 짧은 시간의 고온 노출만으로도 심근경색이나 심장돌연사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온열질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이달 15일부터 26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사망자 1명을 포함해 총 11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수준으로, 본격적인 여름철이 시작되기도 전에 온열질환 피해가 빠르게 확산하는 모습이다.


임지용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폭염 속에서 고열과 구토, 의식 저하, 혼란, 이상 행동, 경련 등이 나타난다면 응급상황으로 판단하고 즉시 체온을 낮추면서 119 신고 또는 응급실 이송이 필요하다”며 “의식이 떨어진 환자에게 억지로 물을 먹이면 흡인 위험이 있어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방을 위해서는 폭염특보나 체감온도 정보를 매일 확인하고, 가장 더운 시간대의 야외활동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과거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를 주로 강조했지만, 최근에는 오후 늦게까지 고온이 지속되는 날이 많아 낮 12시부터 오후 5시 전후까지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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