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애플도 못 넘은 100조…삼성전자, 글로벌 빅테크 새 역사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10.08 09:37  수정 2026.10.0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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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영업익 107.4조…글로벌 테크기업 최초 100조 돌파

엔비디아 85조·애플 68조 웃돌아…아람코 기록에도 근접

9개월 만에 영업익 5배 넘게 불어나…4개 분기 연속 신기록

삼성전자 서초사옥.ⓒ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와 애플도 넘지 못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고지에 올랐다. 인공지능(AI) 시대를 주도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역대 최대 실적을 뛰어넘으며 세계 기술기업의 새로운 역사를 쓴 것이다. 지난해 말 20조원 수준이었던 분기 영업이익은 불과 9개월 만에 107조원으로 불어났다. AI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이 만들어낸 기록이다.


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은 107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2.50% 증가했다. 매출은 195조원으로 126.59% 늘었다. 국내 기업이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기록은 한국을 넘어 글로벌 테크업계에서도 전례가 없다. 지금까지 발표된 실적을 기준으로 엔비디아와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주요 기술기업 가운데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달성한 곳은 없었다.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의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은 2027회계연도 2분기 기록한 637억3400만 달러다. 달러당 1341원을 적용하면 약 85조4600억원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영업이익이 약 22조원 더 많다.


아이폰을 앞세운 애플도 삼성전자의 기록에는 미치지 못했다. 애플의 2026회계연도 1분기 영업이익은 508억5000만 달러로 약 68조1900억원이다. 삼성전자가 한 분기에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애플보다 약 39조원 많은 셈이다.


다른 빅테크 기업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올해 2분기 407억7000만 달러(약 54조6700억원), 마이크로소프트는 2026회계연도 4분기 406억300만 달러(약 54조4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메타의 2025년 4분기 영업이익은 247억4500만 달러(약 33조1800억원)였다.


삼성전자의 이번 영업이익은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해당 분기 실적을 각각 두 배 가까이 웃돌고 메타와 비교하면 세 배가 넘는 규모다. 달러 표시 실적의 원화 환산에는 비교 편의를 위해 동일한 환율을 적용했다.


글로벌 기업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비교 대상으로 꼽힌다. 아람코는 국제유가가 급등했던 2022년 2분기 865억310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환율을 적용하면 약 116조원으로 삼성전자의 이번 실적보다 약 9조원 많다. 삼성전자가 기록을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글로벌 에너지 기업의 초호황기와 견줄 만한 이익을 거둔 셈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삼성전자

삼성전자의 기록 경신 속도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0조737억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 57조2328억원으로 뛰었고 2분기에는 89조4924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에는 마침내 100조원을 넘어서며 4개 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불과 9개월 만에 분기 영업이익이 5배 넘게 불어난 것이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영업이익 약 43조6000억원의 2.5배에 달한다. 3개월 동안 거둔 이익이 지난해 12개월 실적을 크게 웃돌았다.


시간으로 환산하면 기록의 규모는 더욱 실감 난다. 삼성전자는 3분기 92일 동안 하루 평균 약 1조167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시간당 약 486억원, 분당 약 8억1000만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수익성도 크게 높아졌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55.1%로 매출 100원당 약 55원을 영업이익으로 남겼다. 지난해 같은 기간 14.1%였던 영업이익률은 1년 만에 약 41%포인트(p) 상승했다.


이 같은 기록의 중심에는 AI 메모리 반도체가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수요가 급증했고 공급 부족 속에 메모리 가격이 크게 올랐다. 삼성전자는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가격 상승 효과를 동시에 누리며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경쟁 반도체 기업들도 AI 호황에 힘입어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60조542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2026회계연도 4분기 437억5100만 달러(약 58조6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삼성전자는 이들보다 큰 이익을 기록하며 AI 메모리 호황의 최대 수혜 기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기록 경신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15조7468억원이다. 전망대로라면 삼성전자는 3분기에 세운 기록을 다시 갈아치우게 된다.


다만 이번 잠정실적에서는 사업부별 영업이익이 공개되지 않았다. 메모리 사업이 전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되지만 실제 기여도는 이달 말 확정실적 발표에서 확인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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