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교만 아니었다…육영수 피살 사건, 초·중 교과서에도 0건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6.10.07 09:14  수정 2026.10.0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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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이어 초·중 교과서도 50여년간 언급 전무…평가원 별도 논의 無

"육영수 피살 사건이 뭔가" 교실서 질문 쏟아지는데 교육자료 無

박정훈 "근현대사 비중 확대 앞둔 만큼 검정심의진 전문성 보완해야"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9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의 '신약 임상시험 청탁' 의혹 관련한 제넨셀·세종메디칼 피해자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1974년 발생한 '8·15 박정희 대통령 암살미수 및 육영수 여사 피살 사건'이 고등학교에 이어 초·중학교 역사 교과서에서도 단 한 차례도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추가 확인됐다. 고교 역사 교과서의 '50년 공백'이 확인된 데 이어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조사 대상을 초·중학교까지 확대하자, 같은 공백이 초·중등 교육 전반에 걸쳐 이어져 온 사실이 새롭게 드러난 것이다.


1974년 사건 발생 이후 50여 년간 초·중·고 어느 단계에서도 해당 사건이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 셈이다.


7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서울 송파갑)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974년 이후 '8·15 박정희 대통령 암살미수 및 육영수 여사 피살 사건'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역사 교과서에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다.


더욱이 교과서와 교육과정을 연구·지원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차원에서도 그동안 해당 사건을 교과서에 어떻게 다룰지에 대한 별도의 논의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검정 업무 당시 박정희 대통령 암살미수 및 육영수 여사 피살 사건에 대한 회의자료, 검토자료, 검정위원 의견은 없었다"며 "교육과정 문서와 편찬상의 유의점 및 검정 기준에 의거해 검정심의회가 공정하게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제시한 검정기준인 '2022 개정 교육과정 고등학교 한국사 성취기준별 학습 요소'에는 4·19 혁명과 5·16 군사정변, 유신 독재와 반대 운동, 5·18 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등 주요 현대사 사건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또한 고교 한국사 검정기준에 북한이 김일성의 대표적 항일무장투쟁으로 내세워온 '보천보 전투'는 포함돼 있는 반면, '박정희 대통령 암살미수 및 육영수 여사 피살 사건'은 제외돼 있어 역사적 사건을 선정하는 기준을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교과서 검정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검정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 검정심의회는 기초조사와 본심사, 수정본 검토, 견본 검수 등의 절차를 진행한다. 심의회 구성원의 전문성도 중요한 문제다.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한국사1·2 심의회 구성원 27명을 살펴본 결과, 고대·중세·조선시대 등 다양한 시대 전공자가 참여한 반면, 근현대사를 전공한 연구자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특히 교육위원회가 오는 2030년부터 중학교 역사 과목의 근현대사 비중을 현행 20%에서 30%로 확대하는 방향의 교육과정 개정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교과서 검정 과정에서도 근현대사 분야의 전문성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정 시대나 관점에 치우치지 않도록 다양한 시각을 가진 근현대사 전문가를 균형 있게 심의진에 배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일선 학교에서도 공정한 교육적 자료가 부족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이 확산되면서 "육영수 여사가 누구냐" "실제 사건은 어떻게 벌어졌느냐"는 학생들의 질문이 잇따르고 있지만, 정작 교사들이 사실관계를 설명하는 데 활용할 교과서 서술이나 공신력 있는 교육자료는 부족한 실정이다.


장승혁 한국교육총연합회 대변인은 "명확한 가이드라인 없으면 결국은 선생님들의 민원 부담이 가중되는 형태"라며 "공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하고, 교육 과정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법적인 소송이나 민원에 대한 대응 시스템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훈 의원은 "상업영화가 50여 년 묵은 역사적 사건을 교실로 불러냈지만, 학생들이 영화적 해석과 역사적 사실을 구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공교육의 준비는 미흡했다"며 "근현대사 비중 확대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관련 쟁점을 충분히 검증하고 역사적 왜곡이나 누락을 걸러낼 수 있는 검정심의진의 전문성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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