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민심 르포] 행정수도 기대 속 "말보다 성과"…李대통령·장동혁 향한 세종 민심

데일리안 세종 = 김주혜 기자 (jhaefthr@dailian.co.kr)

입력 2026.09.25 07:00  수정 2026.09.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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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만큼 큰 걱정

"기관만 옮겨선 안돼"

추석 밥상엔 민생

결국 기준은 '체감'

시민들이 추석 연휴 첫날인 24일 세종시 반곡동에서 산책 중이다. ⓒ데일리안 김주혜 기자

추석 연휴 첫날인 24일 세종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행정수도 이전'은 더 이상 낯선 구호가 아니었다. 대통령실과 국회의 완전 이전이 지역 발전의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한편, "기관만 옮긴다고 균형발전이 되겠느냐"는 회의론도 공존했다. 정치권을 향해서도 거창한 약속보다는 교통·집값·일자리 등 일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성과'를 보여달라는 주문이 많았다.


어진동에 사는 서정훈(50대·익명)씨는 "행정수도 이전은 지방분권과 국가의 균형 있는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대통령실과 국회까지 세종으로 이전하면 관련 기관이나 기업, 일자리도 함께 내려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반면 반곡동의 오정숙(70대·익명)씨는 "세종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그것만으로 전국적인 균형발전까지 이뤄질지는 의문"이라며 "일자리와 교육, 의료, 문화시설이 수도권에 집중된 문제도 함께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수도 논의는 최근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에 남아 있는 중앙행정기관의 세종 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며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세종의사당 건립도 진행되고 있다. 행정기관 이전을 넘어 세종을 실질적인 국정운영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지만, 시민들의 관심은 '이전 자체'보다 이후 삶이 어떻게 달라질지에 쏠렸다.


새롬동의 박준호(30대·익명)씨는 "수도권 집중 완화와 행정 비효율을 줄이는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면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정치적인 상징이나 기관 이전에만 그친다면 비용 대비 효과를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도담동의 윤민수(30대·익명)씨 역시 "사람이 많아지면 상권도 커지고 도시가 활기를 띨 것"이라면서도 "교통 혼잡이나 집값 상승 같은 불편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석 연휴 첫날인 24일 세종시 반곡동 ⓒ데일리안 김주혜 기자

신도심과 원도심을 막론하고 가장 많이 나온 걱정은 생활 인프라였다. 조치원읍의 한영희(50대·익명)씨는 "대통령실과 국회가 오면 도시 인프라도 좋아질 것"이라면서도 "가장 걱정되는 것은 교통이다. 대중교통과 주차 대책을 준비하지 않으면 생활 불편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대평동의 이지은(20대·익명)씨도 "행정수도라는 상징보다 교통이나 상권, 생활 편의시설처럼 매일 이용하는 부분이 더 크게 느껴진다"며 의료·문화시설 확충을 주문했다.


실제 추석 밥상에서도 거대 정치 담론보다는 먹고사는 문제가 앞섰다는 반응이다. 다정동의 최서윤(20대·익명)씨는 "가족들과 거창한 정치 이야기보다 물가나 집값, 주식처럼 실제 생활과 연결되는 이야기를 더 많이 했다"며 "정치 이야기도 결국 '그래서 내 생활이 어떻게 달라지느냐'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이 같은 '체감'이 평가 기준으로 작용했다. 윤씨는 "국회와 대통령실 이전 이야기가 계속 나오지만 실제로 얼마나 추진되는지가 중요하다"고 했고, 한씨는 "말로 지역을 챙긴다고 하기보다 교통이나 의료처럼 시민들이 체감할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정부·여당에 대해 "기대가 커졌다기보다 아직 우려가 더 많다"며 정책 추진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국민의힘에도 '반대 이상의 대안'을 요구했다. 서씨는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말고 국민이 공감할 정책과 대안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씨도 "정부를 비판하는 것 자체보다 얼마나 설득력 있는 대안이 따라오는지를 볼 것"이라고 했다. 오씨는 장 대표에 대해 "아직 잘 모르겠다"며 평가를 유보했다.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큰 변화의 문턱에 선 세종에서 시민들이 여야에 요구하는 것은 결국 비슷했다. 박씨는 다음 선거에서 정부·여당을 평가할 기준을 묻자 "말보다 성과를 볼 것"이라고 답했다. 추석 민심의 관심도 '누가 더 큰 구상을 내놓느냐'보다 그 구상이 시민의 삶을 얼마나 바꿔놓느냐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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